생존도 기적인데 의사까지 됐다...전신화상 95%, 두번의 기적

4살 때 화재로 전체 몸의 95%에 화상을 입고도 기적적으로 살아난 미국 남성 존 퀸(21). 그는 과거 따돌림과 거식증으로 고통받았지만, 현재는 "같은 괴로움을 가진 사람들을 돕고 싶다"면서 의료진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고 미국 대중문화지 롤링스톤이 최근 보도했다.
 
존 퀸은 4살 때(오른쪽, 사고 전 모습) 화상을 입었으나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21살이 된 그(왼쪽)는 현재 메디컬 스쿨을 다니면서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는 의료진이 되기를 꿈꾸고 있다. [인스타그램]

존 퀸은 4살 때(오른쪽, 사고 전 모습) 화상을 입었으나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21살이 된 그(왼쪽)는 현재 메디컬 스쿨을 다니면서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는 의료진이 되기를 꿈꾸고 있다. [인스타그램]

  
사고는 2003년 미국 테네시주에 있는 한 주택의 뒤뜰 헛간에서 일어났다. 당시 네 살이던 존과 일곱살 누나 조안나는 강아지 맥스와 함께 놀다가 불을 냈다. 촛불을 들고 헛간에 갔다가 맥스의 꼬리가 촛불을 쓰러뜨리면서 불길이 순식간에 번졌다.
 
존은 쌓아놓은 건초 더미에 올라간 뒤 의식을 잃었다. 조안나는 안채에 있던 언니 리아(당시 23세)에게 도움을 청했다. 화재로 존은 신체의 95%에 화상을 입고 귀·코와 손가락·발가락의 일부를 잃었다. 구하러 간 리아도 신체의 25%에 화상을 입었다.
 
생존 가능성이 낮다는 진단에도 존은 화상 전문병원 중환자실에서 6개월, 일반 병동에서 6개월을 보내며 기적적으로 목숨을 구했다. 그나마 몸의 5%가 무사했던 건 강아지 맥스가 존의 가슴에 묻히듯 기대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맥스는 주인의 목숨을 구하고 세상을 뜬 것이었다.
 
목숨은 건졌지만, 화상은 존에게 큰 상처를 남겼다. 아이들은 존을 보면 무서워하며 소리를 지르거나 돌을 던지고 도망갔다. 그의 외모를 두고는 "몬스터(괴물)"라고 부르며 괴롭히는 애들도 있었다. 외모가 남들과 다른 것이 너무 싫었던 그는 친구를 사귀지 못하고 늘 외로웠다.
 
"이렇게 싫을 바에는 차라리 내 몸을 망치겠다"면서 13세에는 거식증이 생겼다. 음식은 거부하고 물만 마시던 그때, 키 160㎝에 몸무게가 28㎏에 불과했다. 가족들은 의사를 찾아다니며 존을 도우려 애썼다. 하지만 사춘기가 찾아온 존은 가족에게 고마워하지도 않고 마음의 문을 닫았다.
 
존 퀸은 전신 95%에 화상을 입었지만 살아남았다. 거식증과 괴롭힘에 시달렸지만 그는 캠프에 참가하면서 화상으로 인생이 끝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해변에서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는 존 퀸 [인스타그램]

존 퀸은 전신 95%에 화상을 입었지만 살아남았다. 거식증과 괴롭힘에 시달렸지만 그는 캠프에 참가하면서 화상으로 인생이 끝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해변에서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는 존 퀸 [인스타그램]

그러던 2012년 그는 '화상을 입은 생존자를 위한 캠프'에서 마음을 고쳐먹었다. 캠프에 참가하며 그는 "화상으로 인생이 끝난 것은 아니다"라고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자신이 살아남은 데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찾았다.  
그(오른쪽 두 번째 모자 착용)는 자신처럼 얼굴에 상처를 입은 사람들의 권익을 지키는 단체인 용기 있는 얼굴들에서 홍보대사를 맡아 활동하고 있다. [용기 있는 얼굴들 재단 홈페이지]

그(오른쪽 두 번째 모자 착용)는 자신처럼 얼굴에 상처를 입은 사람들의 권익을 지키는 단체인 용기 있는 얼굴들에서 홍보대사를 맡아 활동하고 있다. [용기 있는 얼굴들 재단 홈페이지]

존은 "고통에서 벗어난 나라면 비슷하게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자신감과 희망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 난치병 등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삶의 질 개선에 힘쓰는 단체 '용기 있는 얼굴'의 홍보대사를 맡아 활동했다.
 
현대 의학기술로 자신이 살아났다고 생각하는 그는 치료를 받은 경험을 살릴 직업을 갖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지금까지 100차례 이상 의학연구소에서 배양한 피부를 이식받으면서 의술의 위대함을 실감했기 때문이다.
 
존은 현재 초음파 검사를 하는 의료 스태프가 되기 위해 의과대학에 다니고 있다. 지금처럼 학교생활을 순탄하게 하면 오는 2023년에 졸업할 예정이다.
 
그는 히어로 캐릭터 중에서 데드풀을 제일 좋아한다. 데드풀도 가면 안에 상처입은 모습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가 데드풀 복장을 하고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리자 데드풀을 연기한 배우 라이언 레이놀스가 그에게 감사의 뜻을 밝혔다. [인스타그램]

그는 히어로 캐릭터 중에서 데드풀을 제일 좋아한다. 데드풀도 가면 안에 상처입은 모습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가 데드풀 복장을 하고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리자 데드풀을 연기한 배우 라이언 레이놀스가 그에게 감사의 뜻을 밝혔다. [인스타그램]

올해 21세인 존은 술을 마시는 것이 가능해졌고, 친구도 제법 사귀었다. 그는 "농담으로 사람들을 웃기는 것이 참 좋다"고 최근 인스타그램에 적었다. 그는 "몸에 화상을 입었지만, 영혼까지 타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데드풀을 연기한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가 댓글을 달아 화제가 됐다. [인스타그램]

데드풀을 연기한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가 댓글을 달아 화제가 됐다. [인스타그램]

그가 좋아하는 히어로 캐릭터는 '데드풀'이다. 데드풀도 가면 안으로 상처를 숨기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최근 데드풀 의상을 입은 자신의 사진을 올렸는데, 실제 '데드풀'을 연기한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가 "이 사진은 정말 큰 의미가 있다"면서 직접 댓글을 달아 화제가 됐다.
 
서유진 기자·김지혜 리서처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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