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 출몰에 집까지 포기했다, 완판된 中 식물 아파트의 말로

중국의 대도시인 쓰촨성 청두 도심에 들어선 녹색 식물 아파트. 식물이 미세먼지를 줄여줘 도심에서도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을 것이라며 야심 차게 시작됐지만, 전체 826가구 중에 실제 전입가구는 10가구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대만 자유시보는 중국 청두의 '71 도시 산림화원'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30층짜리 건물 8개 동에 식물을 가득 심어 신선한 공기를 공급하겠다는 구상이 채택돼 쓰촨성 청두에 처음 시범단지가 들어섰다. 
 
하지만 입주율은 턱없이 낮았다. 자유시보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산림화원은 전체 826가구가 완판되면서 일단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실제 전입가구는 10곳에 그쳤다.  

중국 청두에서 '녹색 주택'을 표방한 아파트가 들어섰으나 모기가 들끓는 바람에 800여 세대에서 이제는 10여세대만 남게 됐다. 식물을 건사할 사람이 없어서 방치된 채 남겨진 아파트 모습. [자유시보]

중국 청두에서 '녹색 주택'을 표방한 아파트가 들어섰으나 모기가 들끓는 바람에 800여 세대에서 이제는 10여세대만 남게 됐다. 식물을 건사할 사람이 없어서 방치된 채 남겨진 아파트 모습. [자유시보]

원래 계획대로라면 각 가정의 베란다에는 잘 조성된 녹색 정원이 주민을 반길 터였다. 
 
문제는 모기였다. AFP통신은 "'산림화원'은 친환경 낙원이 되기는커녕 세기말을 다룬 영화 세트장처럼 되어 버렸다"면서 "모기도 식물을 좋아하는 게 문제였다"고 보도했다. 
중국 청두에서 '녹색 주택'을 표방한 아파트가 들어섰으나 모기가 들끓는 바람에 800여 세대에서 이제는 10여세대만 남게 됐다. 식물을 건사할 사람이 없어서 방치된 채 남겨진 아파트 모습. [자유시보]

중국 청두에서 '녹색 주택'을 표방한 아파트가 들어섰으나 모기가 들끓는 바람에 800여 세대에서 이제는 10여세대만 남게 됐다. 식물을 건사할 사람이 없어서 방치된 채 남겨진 아파트 모습. [자유시보]

중국 관영언론 환구시보에 따르면 식물에 모기가 꼬이면서 사람이 살기엔 어려운 환경이 조성된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주택 8동은 온통 식물에 덮여 모기에 침략당한 모양새다. 한 입주자는 대만 자유시보에 "커뮤니티 외관과 정원 설계는 괜찮지만, 식물이 모기를 끌어들인 게 문제였다"고 말했다.
 
2018년 중국 쓰촨성 칭청산에서 대왕모기가 발견돼 공개됐다. [중국망]

2018년 중국 쓰촨성 칭청산에서 대왕모기가 발견돼 공개됐다. [중국망]

모기 정도는 참고 살면 되지 않을까 싶지만, 쓰촨 성의 모기는 가볍게 볼 만한 것은 못 된다. 
 
쓰촨 성에서는 지난 2018년 날개 길이만 11.15㎝에 달하는 대왕 모기가 발견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쓰촨 성에 있는 칭청산 일대에 서식하던 대왕 모기를 청두 곤충박물관 관장인 자오리 교수가 채집해 공개했다.
 
중국 청두에서 '녹색 주택'을 표방한 아파트가 들어섰으나 모기가 들끓는 바람에 800여 세대에서 이제는 10여세대만 남게 됐다. 식물을 건사할 사람이 없어서 방치된 채 남겨진 아파트 모습. [자유시보]

중국 청두에서 '녹색 주택'을 표방한 아파트가 들어섰으나 모기가 들끓는 바람에 800여 세대에서 이제는 10여세대만 남게 됐다. 식물을 건사할 사람이 없어서 방치된 채 남겨진 아파트 모습. [자유시보]

한편 도심 속 건축물에 식물을 조화시킨 프로젝트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먼저 나왔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지난 2014년 선보인 '수직의 숲'이 대표적이다. 밀라노 건물들 사이로 우뚝 솟은 '수직의 숲'은 식물이 계절마다 옷을 바꿔 입는 것처럼 아름다운 풍광을 연출했다. 여름에는 녹색, 가을에는 단풍이 물들어 보는 이에게 계절감을 느끼게끔 했다. 
 
수직의 숲을 구상한 스테파노 보에리 디자이너는 "수직의 숲이 들어선 후 미세 먼지 등을 빨아들이는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밀라노에 있는 '수직의 숲' 2018년의 모습. [유튜브]

이탈리아 밀라노에 있는 '수직의 숲' 2018년의 모습. [유튜브]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