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엔 카톡 쓰지말자···'읽씹' 원천봉쇄한 카카오워크 출시

카카오워크 실제 동작화면. 카카오톡이랑 유사하지만 기능은 다르다. 카카오워크 용으로 나온 카카오워크 오피스라이프 이모티콘을 사용할 수 있으며 글마다 좋아요 등을 이모지로 표현할 수있다. [사진 카카오워크 캡처]

카카오워크 실제 동작화면. 카카오톡이랑 유사하지만 기능은 다르다. 카카오워크 용으로 나온 카카오워크 오피스라이프 이모티콘을 사용할 수 있으며 글마다 좋아요 등을 이모지로 표현할 수있다. [사진 카카오워크 캡처]

5200만명이 쓰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에서 일과 사생활을 분리하는 ‘워라벨’이 가능할까. 카카오가 여기에 도전한다. 
 
카카오의 인공지능(AI) 전문 자회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16일 메신저 기반의 협업 툴 카카오워크를 선보였다. 회사는 이날 카카오워크의 무료 버전을 앱 마켓에 출시했으며 오는 11월 25일 기업용 유료 버전을 내놓을 예정이다. 백상엽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는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카카오톡 안에 개인 대화와 업무 대화가 혼재돼 있어 현재는 사생활과 업무가 분리되지 않는 어려움이 있었다”며 “일은 카카오워크, 일상은 카카오톡에서 해결하자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카톡과 유사한 화면과 기능

카카오워크의 최대 강점은 카카오톡이다. 지난 10년간 써온 카카오톡과 거의 동일한 사용자 환경 덕분에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사용자 문턱을 크게 낮출 수 있다. 말풍선 답장, 공지, 친구 즐겨찾기 등 카카오톡의 기능 대부분을 카카오워크에도 적용했다. 카카오 계정을 연결하면 카카오톡에서 구매한 이모티콘도 사용할 수 있다. 이석영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부사장은 “아무리 좋은 도구라도 사용법 익히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면 기업 입장에선 꺼릴 수밖에 없다”며 “멤버 탭, 채팅 탭, 대화방에 이르기까지 카카오톡과 같은 디자인을 써 IT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카카오워크를 다운로드받아 사용해보니 카카오톡과 큰 차이 없이 손쉽게 계정(워크스페이스)을 만들 수 있었다. 처음 쓰는 앱이지만 대부분의 기능을 직관적으로 쓸 수 있었다. 
 

카톡과 달리 ‘읽씹’ 어려워

카카오워크화상회의

카카오워크화상회의

업무용인 만큼 특화 기능도 많다. 채팅방에 들어온 뒤 대화만 확인 가능한 카카오톡과는 달리 카카오워크에선 새로 들어온 사람도 기존에 진행된 대화를 볼 수 있다. 메시지를 읽은 사람과 안 읽은 사람을 분명히 구분할 수 있다. 단톡방에서 메시지를 읽고도 답하지 않는 ‘읽씹’이 카카오워크에선 사실상 이려워지는 셈이다. 모든 메시지에 이모지를 활용해 페이스북처럼 ‘좋아요’ 등을 표현할 수 있게 했다. 대화 중 특정 메시지를 선택해 ‘할 일’ 리스트에 등록하고 이를 관리할 수 있다. 30명까지 입장 가능한 화상회의 기능도 갖췄다.  
 
또 다른 강점은 확장성이다. 각 기업 사정에 맞게 연결(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 영업조직에선 고객 관리 기능을, 유통기업에선 매출·주문 관리 기능을 연결해 쓸 수 있다. 구성원의 근무시간이 표시되는 근태관리 기능, 전자결제 기능도 포함돼 있다.  
 
AI 비서 ‘캐스퍼’가 채팅방에 탑재된 것도 특이점이다. 채팅창에 ‘캐스퍼 현재 환율이 어때?’라고 치면 이를 알려준다. 백상엽 대표는 “지금은 지식·생활검색 기능 수준이지만 딥러닝을 통해 계속 발전시켜 ‘프로젝트 담당자 연결해줘’, ‘관련 대화 내용 찾아줘’ 등의 명령을 수행할 수 있게 할 것”이라며 “영화 ‘어벤저스’,‘허(her)’에 나오는 AI 자비스, 사만다와  같은 개인 비서로 성장시키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기업용 시장 진격하는 카카오 

카카오는 보안 기능도 강조했다. 카카오워크엔 종합 보안시스템 ‘카카오워크 E3’를 적용한다. 모든 데이터는 클라우드에 암호화된 상태로 저장된다. 통상 2~3일 치 대화만 저장되는 카카오톡과 달리 저장 기간을 카카오워크 관리자가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다. 정보유출이나 감청 우려에 대해 회사 측은 “암호화되기 때문에 외부에서는 그 누구도 메시지를 볼 수 없다”며 “관리자(기업)가 서버의 데이터 저장기간 및 삭제 여부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고 답했다.
 
백상엽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가 16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카카오워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카카오]

백상엽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가 16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카카오워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카카오]

B2C(기업과 개인 간 거래) 강자 카카오가 B2B(기업 간 거래) 분야로 진격함에 따라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시장 조사기업 스테티스타(statista)가 집계한 올해 글로벌 기업용 협업 툴 시장 규모는 119억 달러(약 14조원)다. 마이크로소프트, 슬랙, 줌 등 글로벌 강자들이 진검승부를 벌이는 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관련 분야 성장세는 더 가팔라질 전망이다. 김정민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글로벌 빅 테크 기업들이 관련 시장에서 치열하게 패권 경쟁을 벌이는 중”이라며 “국내 기업은 맞춤형 서비스를 선호하는 만큼 국내 IT회사의 성장 가능성도 충분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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