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빌라 초등생 형제 참변…엄마 나간새 라면 끓이려다 불

 지난 14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용현동 한 다세대주택에서 부모가 집을 비운 상황에서 형제끼리 음식을 조리하다가 불이 나 형과 동생이 크게 다쳤다고 인천 미추홀소방서가 15일 밝혔다. 사진은 화재가 발생한 주택 내부. 인천 미추홀소방서 제공=연합뉴스

지난 14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용현동 한 다세대주택에서 부모가 집을 비운 상황에서 형제끼리 음식을 조리하다가 불이 나 형과 동생이 크게 다쳤다고 인천 미추홀소방서가 15일 밝혔다. 사진은 화재가 발생한 주택 내부. 인천 미추홀소방서 제공=연합뉴스

 
초등학생 형제가 단둘이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 불이 나 혼수상태에 빠졌다.  
 
16일 인천 미추홀소방서에 따르면 14일 오전 11시 10분쯤 미추홀구의 한 빌라에서 A군(10)과 B군(8)이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 불이 났다.
 
형제는 직후 119에 신고했지만 화재 현장을 빠져나오지는 못했다. 소방 당국은 A군이 말한 빌라 이름이 같은 동네에 여러 군데인 것으로 나타나자 휴대전화 위치를 추적, 화재 장소를 파악하고 진화 작업에 나섰다. 불길은 10분여 만에 잡혔다.
 
이 화재로 A군 형제가 전신에 화상을 크게 입어 서울 모 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형제의 어머니는 사건 당시 집을 비운 상태였다. 이들은 기초생활 수급 가정으로, 형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으로 학교가 비대면 수업을 진행해 이날 집에 남아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박남춘 인천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다친 아이들이 먼저다. 시와 구가 할 수 있는 긴급조치들을 찾도록 지시했다”며 “부서와 담당자를 가리지 않고 모든 지원방향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미추홀구는 이에 따라 긴급 지원할 수 있는 최대 금액 300만원을 의료비로 지급하고, 형제가 입원한 병원 사회사업실이 나머지 치료비를 후원하기로 했다. 인천도시공사도 자택 거주가 어려운 점을 고려해 집을 수리하는 동안 다른 공공임대주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260만원가량의 주택 보증금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측이 지원해주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미추홀구 관계자는 “형제의 어머니가 병원 근처에 머물며 아이들을 간호할 수 있도록 공직자 나눔 모금 기금과 학산나눔재단을 통해 100만원가량을 지원할 방침”이라며 “개인적으로 지정 기탁을 하겠다는 주민들이 있어 구에서 그 수요를 함께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병준·심석용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