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나쁜 전례주의 깨부수자" 일성에 고노, "이런 기자회견이 나쁜 전례"

16일 취임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는 규제 개혁과 디지털화를 일성으로 내세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드러난 일본의 아날로그식 행정 문제, 뒤늦은 디지털화에 대한 대처가 긴급한 과제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16일 취임한 스가 요시히데(오른쪽) 일본 총리와 고노 다로 행정개혁 규제개혁 담당상. [중앙포토]

16일 취임한 스가 요시히데(오른쪽) 일본 총리와 고노 다로 행정개혁 규제개혁 담당상. [중앙포토]

17일 요미우리·아사히 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스가 총리는 전날 밤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행정의 수직(적 일처리), 기득권, 나쁜 전례주의를 깨부숴 규제 개혁을 전력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국민들로부터 전화나 이메일로 개혁이 필요한 사례를 제보받는 '수직 110번' 창구를 개설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에서는 코로나19 위기 상황 속에서 팩스로 정보를 교환하는 행정기관들의 관례 탓에 감염 상황 파악 및 신속한 대응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에게 재난 지원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도 느린 행정처리로 디지털화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스가 총리는 이를 위해 '디지털청'을 신설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정치권 내에서 '이단아', '파괴자' 등으로 불리는 고노 다로(河野太郞) 전 방위상을 행정개혁ㆍ규제개혁 담당상으로 임명한 것도 과감한 개혁 추진을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
 
고노 행정개혁ㆍ규제개혁 담당상은 이런 총리의 주문에 바로 '응답'했다. 16일 밤을 넘어 17일 새벽까지 이어진 신임 총리·각료 기자회견에서 "이런 (기자회견 같은) 것이 전례주의이자 기득권 권위주의"라면서 "빨리 없애고 싶다"고 말한 것이다.
 
일본에서는 새 내각이 출범하면 총리와 신임 관료들이 총리관저에서 밤늦은 시간부터 새벽까지 릴레이로 기자회견을 하는 관례가 있다. 이번 기자회견도 밤 9시 스가 총리부터 시작해 17일 새벽 2시가 넘어서야 끝이 났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앞쪽 가운데)가 16일 오후 도쿄 지요다(千代田)구 규덴(宮殿)에서 나루히토(德仁) 일왕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뒤 다른 각료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앞쪽 가운데)가 16일 오후 도쿄 지요다(千代田)구 규덴(宮殿)에서 나루히토(德仁) 일왕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뒤 다른 각료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새벽 1시쯤 20명의 각료 중 15번째로 기자회견을 한 고노 행정개혁ㆍ규제개혁 담당상은 "이런 회견도 각 부처 장관이 흩어져 실시하면 지금쯤 모두 끝나고 자고 있을 게 아니냐"며 "(이런 회견을) 빨리 그만두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고노 행정개혁ㆍ규제개혁 담당상은 그간에도 거침없고 '튀는' 언행으로 여러 차례 구설에 올랐다. 방위상 재직 당시 '적 기지 공격 능력' 확보를 위해 주변국의 이해가 필요하지 않으냐는 질문을 받고 "한국과 중국의 양해가 왜 필요하냐"고 해 논란이 됐다.
 
스가 내각에서 2인자인 관방장관에 유력시됐으나 자민당 총재 선거 직전 한 강연에서 "새 총리가 취임하면 10월 중 중의원을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 "섣부른 언급"이란 지적을 받았다. 이 발언으로 '총리의 입' 역할을 하는 관방장관엔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는 것이다.
 
이후 인터뷰에서 이 발언에 대해 스스로 부적절했다고 인정하며 "입(발언)을 자제하고 싶다.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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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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