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규제 3법에 입 연 박용만 "경제가 정치도구냐" 직격탄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21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 회장은 "(여야)가 경제에 눈과 귀를 닫고 자기정치에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한상의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21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 회장은 "(여야)가 경제에 눈과 귀를 닫고 자기정치에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한상의

재계를 대표하는 경제단체가 기업 규제 3법의 국회 입법 저지 총력전에 돌입했다. 그동안 말을 아끼던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 회장 등까지 합류하며 전면에 나섰다. 경제단체는 국회에서 논의되는 상법, 공정거래법, 금융그룹감독법 개정안이 그대로 통과되면 과도한 기업 규제가 될 거란 입장이다. 정부와 여당은 “공정경제 3법”이라 부르고 있지만 경제단체는 “규제 3법”이라고 맞서고 있다. 
 

박용만 "(정치권) 자기정치에 몰두" 비판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21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로 국내 기업은 사면초가”라며 “여야가 합의해 마이동풍처럼 그냥 지나가면서 기업 의견이 무시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야가) 경제에 눈과 귀를 닫고 자기 정치에 몰두하고 계신 거 아닌지 걱정된다”며 “경제가 정치의 도구로 쓰인다는 생각이 들어 답답하다”고 정치권을 비판했다. 박 회장은 22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각각 만나 국회에 제출된 개정안과 관련된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다.
 
대한상의는 이날 박 회장 기자회견과 별도로 상의 리포트를 국회에 제출했다. 대한상의는 상법 개정안 중 감사위원 분리 선출에 대한 보완장치를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회에 제출된 상법 개정안은 감사위원 분리선출을 담고 있는데 이럴 경우 대주주 의결권이 3% 이내로 제한된다. 경제단체는 개정안 통과로 대주주 의결권이 제한되면 기업사냥 등에 악용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대한상의는 “감사위원 분리 선출을 도입해야 한다면 투기펀드 등이 이사회에 진출하려고 시도할 경우 등에 대해선 대주주 의결권 3% 룰을 풀어달라”고 요구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손 회장은 23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규제 3법에 대한 경영계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뉴스1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손 회장은 23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규제 3법에 대한 경영계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뉴스1

손경식 23일 김종인 비대위원장 면담 
이와 별도로 손경식 경영자총연합회 회장은 23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규제 3법에 대한 경영계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 회장과 정구용 상장사협회 회장이 동석할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손 회장이 강 회장 등을 만나 국회 설득 작업을 동참해 달라고 직접 요청했다”고 말했다. 과도한 규제로 어려워지는 건 대기업뿐 아니라 중견기업도 마찬가지란 차원에서다. 손 회장은 이르면 이번 주 내로 여야 원내대표를 따로 만나 규제 3법에 대한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 비준 현황.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 비준 현황.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규제 3법 후엔 ILO 노동 관계법 2차전
주요 경제단체장이 총출동해 국회 설득 작업에 나서는 건 그만큼 절박하다는 의미다.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경제단체의 시름이 깊어가는 건 규제 3법이 서막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기업 규제 3법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2차전이 기다리고 있다.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 비준을 위한 노동 관계법(노동조합법・공무원노조법・교원노조법) 개정안이 그것이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실업자 및 해고자도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있다. 노조 전임자에 대한 급여 지급도 가능해진다. 이에 앞서 대법원은 지난 3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대한 법외노조 통보 처분이 위법하다고 결론지어 국회 입법 작업에도 길을 터줬다는 평가다.
 
하지만 경제단체는 규제 3법에 이어 노동 관계법마저 국회에서 통과되면 이미 노동자 측에 기울어진 노사 관계 편향성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익명을 원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한국의 노사관계는 경쟁국이나 주요 선진국보다 노조 측으로 이미 실질적인 힘이 크게 기울어진 상태”라며 “현재도 노조는 사용자에 대한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투쟁적 노동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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