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2~3월 대기오염 개선으로 2만4200명 조기사망 피했다"

지난 3월 1일 중국 베이징 천안문 광장 남쪽 치안먼(前門) 근처에서 마스크를 쓴 공안이 근무를 하고 있다. 대기오염은 줄어 하늘은 맑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를 쓰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 3월 1일 중국 베이징 천안문 광장 남쪽 치안먼(前門) 근처에서 마스크를 쓴 공안이 근무를 하고 있다. 대기오염은 줄어 하늘은 맑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를 쓰고 있다. EPA=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겨울과 봄 세계 각국의 도시가 봉쇄되면서 차량 통행이 줄고 공장 가동률도 떨어지면서 대기오염이 크게 개선됐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이처럼 공기가 맑아지면서 중국과 유럽에서는 대기오염으로 인한 조기 사망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코로나19 봉쇄로 인한 중국과 유럽의 초미세먼지 농도 변화. 오른쪽 막대 숫자 단위는 ㎍/㎥이다.

코로나19 봉쇄로 인한 중국과 유럽의 초미세먼지 농도 변화. 오른쪽 막대 숫자 단위는 ㎍/㎥이다.

미국 노트르담대학과 이탈리아 신기술·에너지·지속가능한 경제개발국(ENEA) 소속 연구팀은 22일(현지 시각) 국제학술지 '랜싯 플래닛 헬스(Lancet Planet Health)' 온라인판에 실린 논문을 통해 "중국의 경우 코로나19 봉쇄 기간에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국가 전체적으로 ㎥당 14.5㎍(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의 1g)이, 유럽은 2.2㎍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망자 7배 살린 셈 

〈중국〉 코로나19로 인한 초미세먼지 농도 감소와 줄어든 단기 사망자(대기오염 조기사망자)

〈중국〉 코로나19로 인한 초미세먼지 농도 감소와 줄어든 단기 사망자(대기오염 조기사망자)

연구팀은 중국과 유럽의 2500개 측정소에서 측정한 초미세먼지 농도와 예측 모델을 활용해 인구 가중치 고려 초미세먼지 농도를 산출해 2016~2019년과 2020년을 비교했다.
 
그 결과 중국 전역에서는 지난 2~3월 봉쇄 기간 초미세먼지가 29.7%가 감소했고, 유럽 전역에서는 2~5월 봉쇄 때 17.1%가 줄었다.
 
연구팀은 이 같은 초미세먼지 오염도를 바탕으로 조기 사망자 숫자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중국에서는 봉쇄로 인해 조기 사망자가 2만4200명이 감소했고, 유럽에서는 2190명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의 경우 봉쇄 기간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3309명으로 집계돼, 코로나19 사망자의 7배 넘는 목숨을 건졌다.
 
특히, 코로나19 사망자가 집중 발생한 우한 등 허베이 지역을 제외하면 다른 지역에서는 일단 대기오염 개선이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본 셈이다.
〈유럽〉 코로나19 봉쇄에 따른 초미세먼지 농도 변화와 단기 사망자 감소, 코로나19 사망자

〈유럽〉 코로나19 봉쇄에 따른 초미세먼지 농도 변화와 단기 사망자 감소, 코로나19 사망자

유럽의 경우는 봉쇄기간 동안 조기사망이 2190명 준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평소 대기오염이 심하지 않아 봉쇄 때에도 오염이 크게 개선되지 않았고, 코로나19 사망자가 훨씬 많아 대기오염 조기 사망 감소 효과가 빛을 잃었다.
 

봉쇄 지속하면 中사망 28만7000명 줄여 

지난 3월 16일 이탈리아 밀라노의 두오모 광장(대성당 광장)이 코로나19 봉쇄로 한산하다. EPA=연합뉴스

지난 3월 16일 이탈리아 밀라노의 두오모 광장(대성당 광장)이 코로나19 봉쇄로 한산하다. EPA=연합뉴스

연구팀은 봉쇄에서 일상생활로 회복하는 과정을 네 가지 시나리오 나누고, 각 시나리오에 따라 2020년 전체 대기오염 조기 사망자 감소를 예측했다.
 
첫 번째는 봉쇄 해제 후 즉각적으로 과거 일상으로 회복하는 시나리오인데, 이 경우도 봉쇄 때 줄인 대기오염의 영향은 일부 유지됐다.
이에 따라 중국은 7만6400명, 유럽은 1만3600명의 조기 사망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코로나19 봉쇄 해제 후 회복 시나리오별 조기사망자 감소. 숫자는 전체 조기사망자수 감소를 나타내며. 지도 왼쪽 막대의 숫자는 인구 10만명 당 조기사망자 감소 숫자를 나타낸다.

코로나19 봉쇄 해제 후 회복 시나리오별 조기사망자 감소. 숫자는 전체 조기사망자수 감소를 나타내며. 지도 왼쪽 막대의 숫자는 인구 10만명 당 조기사망자 감소 숫자를 나타낸다.

두 번째는 봉쇄 해제 후 3개월에 걸쳐 점진적인 회복해서 과거 일상으로 돌아간다는 시나리오다.

중국은 11만1700명이, 유럽은 1만6400명의 조기 사망이 감소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세 번째는 10~12월 사이에 코로나19두 번째 파도가 와서 다시 일시 봉쇄가 되는 시나리오다.
이 경우 중국에서는 16만300명, 유럽에서는 2만1000명의 조기 사망을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네 번째 시나리오는 봉쇄 상태가 2020년 말까지 이어진다고 가정한 것이다.
이 경우는 중국에서 28만7000명, 유럽에서는 2만9500명이 조기 사망을 피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코로나19 봉쇄 해제 후 회복 시나리오별 조기사망자 감소. 숫자는 전체 조기사망자수 감소를 나타내며. 지도 왼쪽 막대의 숫자는 인구 10만명 당 조기사망자 감소 숫자를 나타낸다.

코로나19 봉쇄 해제 후 회복 시나리오별 조기사망자 감소. 숫자는 전체 조기사망자수 감소를 나타내며. 지도 왼쪽 막대의 숫자는 인구 10만명 당 조기사망자 감소 숫자를 나타낸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는 초미세먼지 농도에만 초점을 맞췄지만, 이산화질소 배출량 감소로 중국에서 9000명의 조기 사망을 피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기존의 호흡기와 폐 질환의 대부분은 미세먼지에 노출되면서 악화하기 때문에 대기 질을 개선하면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성 유행병의 사망률도 줄일 수 있다"며 "대기오염 개선을 위해 코로나19 봉쇄와 같은 광범위하고 체계적인 개입이 이뤄진다면 이 시대 가장 시급한 환경과 건강 위기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