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효자는 '옵'니다" 톡톡 튀는 문구, 정선군 공무원의 솜씨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17일 충남 청양군과 읍사무소가 추석을 앞두고 '불효자는 옵니다' 등 고향 방문 자제를 당부하는 다양한 현수막을 읍내 곳곳에 내걸어 눈길을 끌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17일 충남 청양군과 읍사무소가 추석을 앞두고 '불효자는 옵니다' 등 고향 방문 자제를 당부하는 다양한 현수막을 읍내 곳곳에 내걸어 눈길을 끌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불효자는 옵니다’
최근 충남 청양군이 지역 곳곳에 내건 현수막 문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을 막기 위해 추석 명절 때 고향 방문을 자제하자는 취지다. 마치 광고 카피를 연상케 하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 화제가 됐다.
 
 이 현수막은 청양군이 내걸면서 이슈가 됐는데 정작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따로 있었다. 강원도 정선군 임계면사무소에서 근무하는 조대현(43) 주무관이다. 

 
 조 주무관은 23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추석 연휴 이동 자제 현수막 디자인 공모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추석 명절 민족대이동과 효 문화를 색다른 관점에서 접근하려고 했다”며 “추석에 한 번 안 내려온다고 불효는 아니라는 생각을 하던 중 미스터트롯에서 정동원군이 가수 배호씨의 ‘불효자는 웁니다’를 부른 것이 생각나 이 문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정세균 총리 “좋은 아이디어 공유하자” 말해 시작 

정선군청 조대현 주무관이 이번 공모에 낸 현수막 문구. 사진 정선군

정선군청 조대현 주무관이 이번 공모에 낸 현수막 문구. 사진 정선군

조대현 주무관이 이번 공모에 낸 문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현수막이 정선군청사에 걸려 있는 모습. 사진 정선군

조대현 주무관이 이번 공모에 낸 문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현수막이 정선군청사에 걸려 있는 모습. 사진 정선군

 
 그는 ‘불효자는 옵니다’와 함께 가수 ‘노라조’의 노래 슈퍼맨을 개사해 ‘아들아~추석엔 오지말거라 아버지~구정엔 내려갈게요’ 라는 친숙한 현수막 문구도 만들어 함께 제출했다. 현재 정선군청사에는 이 문구가 담긴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 
 
 조 주무관은 “대학에서 광고학을 전공해 평소 광고 카피에 관심이 많아 공모에 참여했다”며 “대중적으로 인식된 노래 제목을 ‘웁니다’에서 ‘옵니다’로 바꾼 뿐 것인데 코로나19시대에 딱 맞는 문구가 되면서 큰 관심을 받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광고학을 전공한 조 주무관은 출판 관련 회사에 다니다 2015년 10월 고향인 정선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이번 현수막 아이디어 공모는 이달 초 정세균 국무총리가 주재한 코로나19 대응 화상회의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당시 화상회의에서 정 총리는 “이번 추석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위기감이 큰 만큼 (고향에) 안 오는 게 효도라는 것을 적극적으로 홍보하자. 좋은 아이디어 있으면 혼자만 알지 말고 공유해서 붐을 조성해보자”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이에 정선군은 지난 7~8일 직원과 군민 등을 대상으로 현수막 아이디어 공모를 진행했고, 접수된 200여개 문구 중 26개를 선정해 현수막 시안을 만들었다. 이후 지난 11일 전국 256개 자치단체에 현수막 디자인을 무료로 배포했다.
 
 정선군 관계자는 “이번 추석 명절이 코로나19 확산에 중대 고비라 경각심을 높이는 차원에서 현수막 문구 공모를 진행했다”며 “재미있는 문구가 많아 방역활동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전국 자치단체에 행정망을 통해 공유했다”고 말했다.
 
정선=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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