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폐업소상공인 돕겠단 노란우산…폐업자 위엔 없었다

정부가 폐업 소상공인의 재기 지원을 위해 시행 중인 주요 사업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여당에서 나왔다. 소상공인 폐업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과 제도 설계상의 허점 등이 주된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신영대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를 통해 입수한 ‘소상공인 재기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폐업 소상공인을 위한 일종의 사회보험제도인 노란우산(소상공인공제)에 가입한 소상공인은 조사 응답자의 17.5%에 불과했다. 중기부 산하 공공기관인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엠에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4월 20~29일 지난해 희망리턴패키지(중기부의 폐업 소상공인 재기 지원사업)에 참여한 폐업 소상공인 400명을 개별 면접조사한 결과다. 소상공인기본법에 따라 중기부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실태조사 보고서를 공표해야 하지만, 지난 5월 조사가 완료된 이후 4개월이 넘도록 공개하지 않고 있었다.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공공기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지난 5월 완료한 '소상공인 재기 실태조사'에 따르면 폐업 소상공인의 사회안전망인 노란우산 가입자가 17.5%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 더불어민주당 신영대 의원실]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공공기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지난 5월 완료한 '소상공인 재기 실태조사'에 따르면 폐업 소상공인의 사회안전망인 노란우산 가입자가 17.5%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 더불어민주당 신영대 의원실]

노란우산이란 중소기업기본법·중소기업협동조합법에 따라 중기부가 감독하고 중소기업중앙회가 운영하는 일종의 보험제도다. 소상공인이 매월 5만~100만원의 부금액을 납부하고, 폐업·은퇴·사망 등의 사유가 발생했을 때 연 복리 이자율을 적용한 공제금을 수령한다. 공제금에 대한 압류·양도·담보 등이 법적으로 금지돼 생활안정자금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일반 보험과 다르다.
 
2007년 도입된 노란우산은 정부의 적극적인 가입 권유에 가입자 수와 부금액이 해마다 늘었다. 신 의원이 중기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8년 7월~2020년 8월 노란우산 해지·공제자를 제외한 누적 가입자는 134만명, 부금액은 13조8037억원이다. 실태조사에서 “가입했다”는 응답자가 적은 것도 문제지만 가입한 사람도 제대로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였다.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공공기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지난 5월 완료한 '소상공인 재기 실태조사' 보고서의 일부. [자료 더불어민주당 신영대 의원실]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공공기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지난 5월 완료한 '소상공인 재기 실태조사' 보고서의 일부. [자료 더불어민주당 신영대 의원실]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공공기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지난 5월 완료한 '소상공인 재기 실태조사' 보고서의 일부. [자료 더불어민주당 신영대 의원실]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공공기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지난 5월 완료한 '소상공인 재기 실태조사' 보고서의 일부. [자료 더불어민주당 신영대 의원실]

이번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미 폐업한 소상공인 중 78.8%가 이 제도를 인지하고 있었는데도, 공제제도를 이용한 사람은 22.7%에 그쳤다. 노란우산에 가입한 소상공인이 공제금을 받으려면 중기중앙회 공제금 청구를 해야 한다. 그런데 가입자 중 폐업 소상공인에 대해 공제금 수령 안내를 해도 수령해 가지 않는 것에 대해 강요할 수 없다는 게 중기부와 중기중앙회의 설명이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재창업 계획 등으로 공제 가입 상태를 유지하려는 수요도 있다”고 설명했지만, 그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는지 파악할 길은 없다. 이렇다 보니 폐업한 지 1년이 넘었는데도 공제금을 청구하지 않은 가입자가 1만8201명, 미지급 부금액은 1039억원(2020년 8월 현재)에 이른다. 4차 추가경정예산에 반영된 폐업 소상공인 재도전 장려금 지급 소요 예산 1000억원보다 많은 액수다.
 
더불어민주당 신영대 의원이 지난 6월 1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획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신영대 의원이 지난 6월 1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획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부분의 소상공인이 낸 돈보다 적게 돌려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도 “노란우산에 뚫린 또 다른 구멍”(신영대 의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조세특례제한법상 노란우산에 10년 이상 가입한 사람은 세 부담 완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중기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6월 현재 누적 공제금 수령자의 99.7%가 가입 10년 미만, 45.6%가 가입한 지 2년이 안 된 소상공인이었다. 가입기간 2년 미만의 경우 공제 원리금에서 퇴직소득세를 떼고 나면 납입한 원금보다 적게 수령하게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신 의원은 “어려운 시기에 창업했다 단 기간에 폐업하는 다수 소상공인을 보호하지 못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한편, 중기부가 폐업 소상공인 지원 사업 중 핵심으로 꼽는 희망리턴패키지 지원율도 바닥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희망리턴패키지 지원자 수는 2만7968명으로 국세청이 국세 신고 등으로 파악한 지난해 폐업 건수(85만2572건) 대비 3.3% 수준이었다. 올해 1~9월 지원자 수는 코로나19 위기에 따른 경기 악화에도 지난해의 절반에 못 미치는 1만2869명으로 집계됐다. 중기부도 지난해 성과보고서에서 “폐업 소상공인이 매년 80만명 발생하고 있으나, 지원 규모는 매년 1만 명 수준으로 수요대응에 미흡하다”고 진단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