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살과 월북 뭔 상관? 황희 "유가족에 미안하지만 월북 같다"

더불어민주당이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47)씨의 월북 정황에 대해 “사실로 확인돼 간다”고 밝혔다.
 
28일 구성된 민주당 ‘서해 민간인 피살사건 공동조사와 재발방지 특위’ 위원장을 맡은 황희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한·미 연합정보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팩트 자료가 존재하고 앞으로도 보존될 것이므로 결코 가릴 수 없는 사안”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황 의원을 비롯한 특위 위원들은 이날 오후 국방부·합동참모본부 등으로부터 이와 관련한 보고를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서해 민간인 피살사건 공동조사와 재발방지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은 지난 10일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브리핑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서해 민간인 피살사건 공동조사와 재발방지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은 지난 10일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브리핑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또 다른 쟁점이었던 북한군의 이씨 시신 훼손과 관련해 황 의원은 “북측은 주장이 있고, 우리는 다양한 경로로 접수된 첩보를 기초로 한다”며 “북측 주장대로 부유물만 태운 것인지, 우리측 첩보망 분석처럼 시신까지 태운 것인지에 대해선 남북협력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월북 사안과 달리 첩보를 더 분석하고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국방부는 거기(시신 훼손이 있었단 입장)에 대해 크게 변동은 없다”고 덧붙였다. 그가 특위 간사인 김병주 의원과 함께 브리핑한 내용을 문답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이씨가 월북을 시도했단 근거는.
“군 첩보상 북한 함정과 실종자의 대화 내용이 그렇다. 북한군과 이씨의 거리는 북한 주장대로 80m가 아니라 대화가 가능한 거리였다. 북한군이 심문 내지는 검문했다.”
 
시신 훼손의 근거는 부족한가.
“생각하기에 따라 남북 양측 주장이 서로 맞을 수도 있다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다만, 국방부의 보고를 보니 군의 첩보가 상당히 신빙성이 높다고 추측이 가능할 만한 것이란 느낌을 받았다. 내용이 조금 명확하게 확보된 부분이 있어 보인다.”
 
월북 시도로 북한의 행위가 정당화되나.
“사자(死者)가 월북했다는 게 최종 확인된다 하더라도 북의 행위가 명분을 가질 수는 없다. 월북했다면 당연히 사살하지 말고 인도적으로 해야 했다. 마땅히 비난받고 책임이 따라야 하며, 재발방지를 위한 남북 양측의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
 
28일 오후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해군이 해상 정찰 활동을 하고 있다.   고속단정 뒤로 북한의 등산곶으로 추정되는 곳이 안개 속에서 희미하게 모습을 비치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오후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해군이 해상 정찰 활동을 하고 있다. 고속단정 뒤로 북한의 등산곶으로 추정되는 곳이 안개 속에서 희미하게 모습을 비치고 있다. [연합뉴스]

군은 최초 인지 후 6시간 동안 왜 구조하지 않았나.
“레이더, 열 영상, 감청, 위성정보 등 팩트를 기초로 융합해 정보를 산출하는 과정에 시간이 걸린다. 한·미 정보자산은 물론 한국군 안에서도 해병대·해군·공군 정보자산을 복합적으로 연결하는 작업이 오래 걸린다. 당시엔 완전한 정보자산을 산출할 정도로 파악이 안 됐다.”
 
군의 발표와 북한의 주장에 왜 차이가 있나.
“북한의 것은 단순히 북한의 주장이다. 한·미 정보자산과 단순 비교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군의 판단 근거를 왜 전부 공개하지 않나.
“한·미 정보자산은 대단히 보호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북한 내 정보망이 막히고 한·미 신뢰관계가 깨진다. 이를 정치쟁점화 하는 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
 
북한이 공동조사 또는 협력조사에 응하지 않으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례적으로 사과까지 했다. 전 세계는 그게 진정성이 있는 것인가 바라보고 있다. 진상조사와 재발방지에 대한 북측의 의지는 북한의 국제사회 진입 여부에도 중요한 갈림길이 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태년 원내대표.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태년 원내대표. [연합뉴스]

이날 특위 구성과 브리핑은 이씨의 월북 및 시신훼손 관련한 남북 입장이 엇갈리는 것에 대해 “군의 판단 근거가 된 정보자산 일부를 소수라도 공유하자”(정보위 소속 의원)는 주장과 “해경이 수사하고 있으니 그 결과를 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다”(국방위 소속 의원)는 신중론이 양립하는 사이 이뤄졌다. 앞서 이씨의 월북과 북한군의 시신훼손 정황을 밝힌 군과 달리, 북한은 지난 25일 보낸 통일전선부 통지문에서 이씨를 "불법 침입자"로 규정하면서 “부유물만 태웠다”고 주장했다. 이씨의 유가족은 “월북 근거가 뭐냐”며 반발하고 있다. 
 
앞서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진상규명에 주력해 야당의 정치공세와 가짜뉴스를 차단하는 한편 미래지향적 준비를 갖추겠다”며 특위 구성을 지시했다. 황 의원은 “국방부·국정원·해경·유가족 등과 소통해 사실 확인을 위한 진상규명에 주력할 것”이라며 “재발방지를 위해 전문가와 논의해 남북 공동 대응 매뉴얼 제작 등을 북측에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