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와 러브레터 쓰면서도…핵탄두 연 7개 만들 능력 강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친서교환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외교에 주력하면서도 핵·미사일 역량을 계속 강화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러브레터'라고 불릴 정도의 서한을 주고받으며 친분을 다졌지만 정작 북한 비핵화에는 진전이 없었으며 오히려 북한은 핵·미사일 능력을 키우는 데 주력했다는 주장이다. 
 
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북한이 친서교환 기간에 핵무기 보호시설을 만들고 핵탄두를 늘리는 데 열중했다고 미국의 전·현직 관리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서 악수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지난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서 악수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WP는 "북한이 자국 핵시설에서 현재 연간 최대 핵탄두 7개를 만들 수 있는 핵분열 물질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산하고 있다"면서 "이는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핵탄두를 15개 정도 늘렸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2017년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시험발사 모습. 연합뉴스

북한이 2017년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시험발사 모습. 연합뉴스

이어 "북한이 미사일과 부품을 생산·시험하는 6개 군기지에서의 건설이 활발하다"면서 기존 벙커와 저장시설 아래에서 새로운 벙커와 터널 구축 등을 포함해 지하 건축 활동이 급증했다고 강조했다. 
 
WP는 "북한 노동자들이 새 터널과 벙커를 미로처럼 파냈다"면서 "북한은 최첨단 무기체계에 대한 도발적인 실험을 자제해 왔지만, (핵 관련) 작업은 멈추지 않았다"고 미 정보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센터'의 제프리 루이스 소장은 WP에 "북한은 핵무기 제조와 미사일 체계 개발을 중단한 적이 없고 (단지) 눈에 보이도록 하는 것을 중단했을 뿐"이라며 "북한이 트럼프에게 나쁜 소식이 되는 것을 멈춘 것이다"고 말했다.
 
결국 추가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핵무기 제거에 관한 회담은 '상징적인 제스처'에 불과했다는 것이 WP의 분석이다.   
 

"北 김정은 입장에선 트럼프 상대를 선호"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일을 진행해온 만큼,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서는 트럼프 정권이 유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분석도 WP는 내놨다. WP는 오는 11월 3일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봤다. 
 
수미 테리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최근 열린 대북정책 포럼에서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서는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하기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현재의 관계를 위태롭게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WP는 "북한은 미국 대선 결과를 기다리고 있고, 김 위원장이 대선 결과에 따라 11월 3일 이후 흥정을 할 용의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고 보도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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