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타 차 완승…김효주 혼자 빛났다

2위에 8타 차로 우승한 김효주(왼쪽)에게 동료들이 꽃잎을 뿌려 축하하고 있다. 김효주는 압도적 기량으로 위기없이 압승했다. [사진 KLPGA]

2위에 8타 차로 우승한 김효주(왼쪽)에게 동료들이 꽃잎을 뿌려 축하하고 있다. 김효주는 압도적 기량으로 위기없이 압승했다. [사진 KLPGA]

김효주(25)가 18일 경기 이천의 블랙스톤 골프장에서 벌어진 한국 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KB금융 스타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최종 라운드 3오버파를 쳐 합계 9언더파를 기록했다. 합계 1언더파인 2위 고진영(25)에 8타 앞섰다. 코로나19로 올 시즌 국내 무대에서 뛰는 김효주는 KLPGA에서 시즌 2승, 통산 14승을 기록했다. 그는 “올해는 KLPGA투어 대회를 끝까지 뛸 생각이다. 평균 타수와 상금 1위가 욕심난다”고 말했다.
 
지난주 오텍캐리어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선두 안나린(24)은 10타 차 선두로 경기를 시작했다. 김효주도 10타 차 1위로 마지막 라운드에 나섰다. 리더보드 상위권에 세계 1위 고진영과 국내 일인자 임희정, 무서운 신인 유해란 등이 포진한 것도 지난주와 비슷한 양상이었다. 그러나 최종라운드 경기 진행은 완전히 달랐다. 오텍캐리어 챔피언십 최종일에 안나린은 흔들렸다. 유해란이 9타를 줄여 한 때 2타 차가 돼 긴장감 넘쳤다. 그러나 김효주의 우승에는 이렇다 할 극적 요소가 없었다.
 
KLPGA 투어에서 뛰던 2013, 14년 김효주는 ‘멘탈 갑’으로 통했다. 비가 오는 등 특별한 일이 없으면 늘 선글라스를 쓴다. 다른 선수는 그가 짙은 색안경으로 눈을 가리면 터미네이터처럼 강해진다고 여겼다. 이날은 가을빛이 눈부셔 선글라스를 썼다. 2015년 미국 진출 후 부상으로 흔들리기도 했다. 지난해부터는 근육을 키워 몸이 단단해졌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여자 골프 최고 선수가 그라는 평가도 나왔다.
 
또 하나, 드라마가 연출되기에는 이번 대회 코스가 너무 어려웠다. 블랙스톤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난코스다. KLPGA 측은 “메이저대회인 만큼 올해는 난도를 확 높였다. 러프가 80㎜로 예년보다 길다. 페어웨이는 좁혔다. 핀 위치를 나흘 모두 어려운 곳에 꽂았다. 그린 스피드는 3.6m로, 빠르고 전장도 조금 길었다”고 설명했다. 그린마저 단단해 “공을 세우기가 어렵다”는 선수들 하소연도 많았다. 컷 탈락 스코어는 8오버파로, 올 시즌 가장 어려웠던 오텍캐리어 대회보다 3타나 높았다.
 
이렇게 코스가 어렵다 보니 추격자들이 점수를 많이 줄이며 따라붙기가 어렵다. 김효주로서는 지키기만 하면 우승할 수 있었다. 오텍캐리어 대회에서 무서운 추격자였던 유해란이 4, 5번 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따라붙는 듯했다. 하지만 이후 줄보기로 사라졌다. 아무도 김효주에 따라붙지 못했고, 그들끼리 2위 싸움을 했다. 해가 기운 18번 홀에서 김효주는 선글라스를 벗었다. 이때 2위와 타수 차가 9였다.
 
언더파를 친 선수가 김효주와 고진영 딱 두 명이었다. 김효주의 퍼포먼스는 놀랍다. 2위와 8타 차, 11위와 13타 차였다. 컷 통과자 가운데 중간인 34위와는 21타 차, 67위와는 무려 25타 차였다. 김효주 혼자 빛났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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