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도 '전세난민'이면서…홍남기 "전세물량 예년보다 늘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18일 오후 서울 삼청동 국무총리공관에서 진행된 비공개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서 최근 심화한 부동산 전세난과 관련해 “전세 거래 물량은 예년과 비교했을 때 늘었다”고 보고했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한 참석자는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홍 부총리가 전세 시장의 거래 물량을 파악해서 중간보고를 했다”며 “서울의 경우 평년 입주 물량이 약 3만 가구였다면, 올해는 4만 가구 정도로 훨씬 늘었다. 이에 따라 전세도 거래 물량이 예년 동기 대비 좀 늘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매매 시장과 관련해 “보합세를 보이거나 매매 가격이 내려가는 곳도 관찰되고 있어 확실히 안정화되고 있다는 보고가 있었다”고 말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지난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화상회의로 열린 '세계은행(WB) 개발위원회(DC)'에 참석해 화면을 보고 있다. 홍 부총리는 18일 비공개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서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관련 입법 이후 나타난 전세난 현상과 관련한 중간보고를 했다. [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지난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화상회의로 열린 '세계은행(WB) 개발위원회(DC)'에 참석해 화면을 보고 있다. 홍 부총리는 18일 비공개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서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관련 입법 이후 나타난 전세난 현상과 관련한 중간보고를 했다. [연합뉴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현재 기존 전세를 사는 사람들의 계약갱신청구와 관련한 사항이 진행되고 있거나, 과거 매매든 전세든 여러 부동산에 중복해서 올리던 걸 정부가 금지한 만큼 전체 물량 수가 적어 보이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추세를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부동산 동향을 보고한 홍 부총리는 본인이 전세 난민 처지다. 자신이 사는 서울 마포의 전셋집에선 나와야 하지만, 자신이 소유한 집 처분은 세입자 때문에 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오도 가도 못 하게 된 홍 부총리의 처지는 거론되지 않았다고 한다.
 
주택 문제 외에 이달 말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福島)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을 앞두고 정부 차원의 대책 논의도 있었다. 당·정·청 참석자들은 오염수 방류를 결정하더라도 ▶국제 기준에 부합해야 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전문가 그룹의 검증 절차를 밟아야 하며 ▶이 과정을 전부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한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지난달 26일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당시 폭발사고가 났던 후쿠시마 제1원전을 방문해 폐로 작업이 진행 중인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르면 이달 27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교도=연합뉴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지난달 26일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당시 폭발사고가 났던 후쿠시마 제1원전을 방문해 폐로 작업이 진행 중인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르면 이달 27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교도=연합뉴스]

특히 전문가 검증 과정에선 이해 당사국 중 하나인 한국도 참여할 수 있도록 요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오염수 방류 결정이 나온다면 일본 정부를 향해 이런 기준과 원칙을 분명히 천명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후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의 측근인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일·한의원연맹 간사장을 만나서도 이런 우려를 전달했다.
 
한편, 당·정·청은 국정감사 후반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라임·옵티머스 사건 수사와 관련해서도 견해를 나눴다. 일부 참석자는 이를 고리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법무부와 대검찰청도 수사 의지를 피력한 만큼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것 외엔 일단 수사 진행 상황을 지켜보자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고 한다.
 
매주 일요일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는 민주당에선 이낙연 대표, 김태년 원내대표, 한정애 정책위의장, 박광온 사무총장 등이, 정부에선 정세균 국무총리, 홍 부총리,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등이, 청와대에선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최재성 정무수석 등이 참석한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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