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서 온 치매 국제 컨퍼런스, ‘새 희망’을 나눈다

“치매 환자 때문에 남몰래 우는 가족은 나 하나로 충분하다.”
 
1996년 스웨덴 왕실의 실비아 왕비는 결심했다. 브라질계 독일인이었던 그는 76년 스웨덴 칼 구스타프 16세 국왕과 결혼했다. 평민이었던 그와 스웨덴 왕의 결혼식은 당시 유럽에서 ‘신데렐라 환타지’로 TV에 생중계 되기도 했다. 스웨덴 대표 혼성 그룹 아바의 ‘댄싱퀸’은 당시 결혼식의 축가였다.
 
1976년 스웨덴 칼 구스타프 16세 왕과 평민 출신인 브라질계 독일인 실비아 왕비의 결혼식 장면. [사진 게티이미지]

1976년 스웨덴 칼 구스타프 16세 왕과 평민 출신인 브라질계 독일인 실비아 왕비의 결혼식 장면. [사진 게티이미지]

그러나 친정어머니가 치매에 걸리면서 왕비의 고난은 시작됐다. 스웨덴과 독일을 오가며 어머니를 간병하던 그는 치매 전문시설이 절실하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96년 스웨덴 왕립 치매센터인 ‘실비아헴메트’가 탄생한 배경이다.
 
실비아헴메트는 국가가 치매를 직접 책임지고 환자 가족을 도와야 한다는 ‘국가치매책임제’의 효시가 됐다. 스웨덴 왕실은 2006년 실비아헴메트에서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를 해외에도 전수하기 위해 왕실 후원으로 ‘SCI(Swedish Care International)’를 설립했다.
 
SCI는 2015년 매 2년마다 치매에 관한 정보와 경험을 나누는 국제포럼인 ‘디멘시아포럼엑스(DFX)’를 출범시켰다. 2019년 3회를 거친 DFX는 스웨덴 왕실의 전폭적인 지원 덕에 국제알츠하이머병협회(ADI) 및 알츠하이머협회(AA) 국제 컨퍼런스와 함께 세계 3대 알츠하이머 국제포럼으로 성장했다. 전문가 포럼인 ADI와 AA 컨퍼런스와 달리 DFX는 경제·금융·사회·연구·요양 5개 부문을 포괄한다.
 
2019년 5월 15일 스웨덴 스톡홀름 왕궁에서 열린 제3회 디멘시아포럼엑스에서 연설하는 스웨덴 실비아 왕비. [사진 DFX 공식 홈페이지]

2019년 5월 15일 스웨덴 스톡홀름 왕궁에서 열린 제3회 디멘시아포럼엑스에서 연설하는 스웨덴 실비아 왕비. [사진 DFX 공식 홈페이지]

DFX는 2018년 일본 도쿄에서 해외 컨퍼런스를 처음 연데 이어 오는 11월 서울에서 ‘DFX코리아’를 개최한다. SCI가 후원하는 이번 행사에는 SCI의 최고경영자(CEO) 페트라 테그만은 물론 ADI와 AA의 CEO인 파올라 바바리노와 해리 존스도 온라인으로 참여한다.
 
DFX코리아의 올해 어젠다는 ‘새로운 희망(New Hope)’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치매 환자의 가족은 이중고를 겪고 있지만 치매 극복의 여정에선 새 희망의 씨앗이 속속 싹을 틔우고 있다.
2019년 5월 15일 스웨덴 스톡홀름 왕궁에서 열린 제3회 디멘시아포럼엑스 모습. [사진 DFX 공식 홈페이지]

2019년 5월 15일 스웨덴 스톡홀름 왕궁에서 열린 제3회 디멘시아포럼엑스 모습. [사진 DFX 공식 홈페이지]

 
스웨덴에서 잉태된 국가치매책임제는 현재 한국을 비롯해 27개국에서 채택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를 2025년까지 146개국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DFX코리아에선 ADI의 바바리노 CEO가 국가치매책임제의 세계적 트렌드를 소개한다.
 
치매 치료제에서도 최근 새로운 시도가 주목 받고 있다. 과거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는 ‘베타아밀로이드’ 등 뇌에 생기는 찌꺼기를 없애는데 집중했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선 뇌의 찌꺼기가 상처에 생긴 고름처럼 병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뇌의 찌꺼기를 없애는 대증 요법이 아니라 다양한 기전을 통해 면역력을 높여 찌꺼기가 생기지 않도록 원인 치료를 하는 쪽으로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는 얘기다. 국내 제약사인 젬백스앤카엘의 ‘GV1001’, 오리존 제노믹스ㆍADDF의 ‘ORY-2001’, 알카헤스트의 ‘GRF6019’ 등이 현재 대표적인 신약 후보 물질이다.
 
세계적인 알츠하이머병 전문가인 필립 쉘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자유대 알츠하이머센터장은 최근 치료제 개발의 성과를 설명하면서 특히 국내 제약사인 젬백스앤카엘이 개발 중인 ‘GV1001’을 소개할 예정이다.
 
치매는 조기 진단이 어려운 질병으로도 악명 높다. EDGC의 이민섭 대표와 조선대 이건호 교수는 치매를 조기에 진단해낼 수 있는 바이오마커 기술을 소개한다. 스웨덴 카롤린스카대 미아 키피펠토 교수는 치매 예방운동인 ‘핑커스’ 경험을 전수할 예정이다.
 
DFX코리아는 11월 25~27일 코엑스 D홀에서 전시회와 함께 열린다. SCI 후원의 공식 컨퍼런스는 26일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열린다. 25일엔 고려대 구로병원 개방형 실험실과 한국디지털테라퓨틱스협동조합이 공동으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치매 진단과 치료 심포지엄(DTX)을 연다.
 
이번 행사를 국내에 유치한 스웨덴 SCI 공식 파트너 전세인 리브레인 대표는 “DFX코리아는 치매 극복을 위한 세계인의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명 기자 seo.jimyeong@joongang.co.kr  
디멘시아포럼엑스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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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멘시아포럼엑스(DFX) 코리아
▶코엑스 D홀
▶컨퍼런스 : 11월 26일
▶전시회 : 11월 25~27일
▶주최 : 중앙일보·에코마이스·리브레인·코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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