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 "보고 안됐다"는 野정치인 수사…윤석열에 2주마다 보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화상으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화상으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해 두 번째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면서 거론한 ‘야권 정치인’에 대한 수사가 실제로 진행되는 정황이 공개됐다. 추 장관은 “제대로 된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고 보고가 누락됐다”고 지적했지만, 윤석열 총장에게 실제로 보고된 과정이 구체적으로 나오고 있다.  
  
20일 송삼현 전 남부지검장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재임 당시 2주에 한 번씩 총장 면담 보고가 있었다”며 “당시 야권 정치인 의혹에 대해 보고가 됐고, 실제 첩보 단계를 거쳐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송 전 지검장은 지난 8월 사임해 검찰 조직을 떠났다.

 

송삼현 전 지검장 “2주마다 진행되는 총장 면담에서 보고해”

  
‘야권 정치인’인 윤갑근 국민의힘 충북도당위원장(전 대구고검장)도 이날 통화에서 “지난 19일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내 계좌추적까지 했다는 내용이 나왔다고 들었는데 실제 수사가 진행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남부지검 수사팀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냐”는 질문에는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은 전날 국정감사에서 “5월에 당시 검사장(송삼현 전 남부지검장)이 총장과 면담하면서 (라임 수사내용을) 보고했다”며 “야당 정치인 수사와 관련해선 8월 말쯤 관련 부분을 대검에 보고했다”고 말했다. “야권 정치인이 입건됐느냐”는 질문에는 “수사 사건이라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주요 참고인이 지금 해외 도피 중”이라고 답했다. 
 
윤갑근 위원장은 다만 “(라임 사건과 관련된)자문 계약을 한 게 지난해 여름으로 정치에 입문하기 전”이라며 “합법적으로 계약을 맺고 세금까지 처리했는데 야당이라는 이유로 나를 몰아가는 건 정치 탄압”이라고 강조했다.
2017년 6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 관련 의혹 수사를 맡을 당시 윤갑근 당시 대구고검장. 전민규 기자

2017년 6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 관련 의혹 수사를 맡을 당시 윤갑근 당시 대구고검장. 전민규 기자

앞서 라임 사건 핵심 관계자로 구속 중에 재판을 받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은 옥중 입장문을 통해 “라임 펀드 판매 재개 관련 청탁으로 우리은행 행장 로비와 관련해 검사장 출신 야당 유력 정치인 변호사(에) 수억 지급 후 실제 이종필(라임 사건 관계자)과 우리은행 행장, 부행장 등 로비가 이루어졌고 면담 시 얘기했음에도 수사 진행 안 됨”이라고 적었다.  

 
그는 야당 유력 정치인을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의 최측근 정치인’이라고도 소개했다. 황교안 전 대표의 실명은 전날 박훈 변호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했다. 당일 국정감사에서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은 “김봉현 전 회장으로부터 접대를 받은 사람이 윤갑근 위원장”이라며 실명을 공개했다.
 

야권 정치인 윤갑근 위원장 “정치 탄압” 주장

 
이에 대해 윤 위원장은 언론을 통해 “라임 자금이 들어간 회사 중에 내가 자문을 맡았던 곳이 있을 뿐 로비와는 무관하다”며 “김진애 의원의 발언이 국회에서 이뤄져 면책특권이 부여된다고 하지만, 너무도 명백한 허위 발언인 만큼 관련 판례를 면밀히 검토해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수사지휘권 발동의 직접적인 발단이 된 라임 짜맞추기 수사 의혹이 일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총장이 관련 수사를 하지 말라고 지시를 했다면 장관이 수사지휘권으로 부당함을 막을 수 있다”며 “그 반대로 수사 진행 중이라면 장관이 정치적인 이유로 수사 지휘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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