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1호기 경제성 저평가 인정은 획기적...탈원전 재검토해야"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20일 “월성 1호기의 경제성이 저평가됐다는 감사원 조사 결과는  매우 획기적”이라며 “이번 기회를 계기로 정부는 탈원전 정책의 문제점을 받아들이고 에너지 정책을 종합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감사원이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의 타당성 점검’ 보고서를 발표한 직후 중앙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다. 그는 “에너지 전환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건 아니다”며 “우리 기술력이 뛰어나고 경제성도 검증된 원자력을 서둘러 폐기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손 교수는 국책연구기관인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원장을 지냈다. 다음은 일문일답. 
 
20일 오후 경주시 양남면 월성원자력발전소에 가동이 정지된 월성 1호기(오른쪽)가 보인다. 감사원은 이날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 타당성' 감사 결론을 발표했다. 연합뉴스

20일 오후 경주시 양남면 월성원자력발전소에 가동이 정지된 월성 1호기(오른쪽)가 보인다. 감사원은 이날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 타당성' 감사 결론을 발표했다. 연합뉴스

 

“탈원전 정책 재고 기회 여러 차례 놓쳐”

월성 1호기 폐쇄에 대한 감사 결과를 어떻게 보나.
“경제성 평가가 잘못됐다고 결론을 낸 건 획기적이다. 다만 폐쇄 결정의 타당성에 대해 ‘감사의 범위를 넘어섰다’고 판단한 건 아쉬운 대목이다. 또 다른 쟁점이었던 한국수력원자력 이사회의 배임 행위 여부에 대해선 배임으로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본다. ” 
 
탈원전 정책에 대한 제동으로 해석할 수 있나.
“정부는 이번 감사가 탈원전 정책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에너지 정책에 대해 종합적인 재검토를 해야 한다.” 
 
탈원전에 대한 문제 제기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정부가 지난 3년간 탈원전 정책을 재고할 몇 번의 기회가 있었다. 2017년 신고리 5‧6호기 관련 공론화 때, 미세 먼지가 창궐했을 때다. 한국전력의 적자 폭이 커졌을 때도 정책을 돌아볼 기회가 있었는데 정부는 모두 놓쳤다. 정책 결정 과정에서 전문가의 의견은 젖혀두고, 탈원전주의자 같은 비전문가의 견해가 많이 들어가 있는 것 같다. 에너지 정책을 감성적으로 펴서는 안 된다.”
 
월성 원전 1호기 운행 및 감사 일지.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월성 원전 1호기 운행 및 감사 일지.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검증된 원전 서둘러 폐쇄할 필요 전혀 없어”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전환은 필요하지 않나.
“에너지 산업의 전환 필요성은 있다. 재생에너지가 앞으로 방향성이라는 걸 부정하는 게 아니다.  문제는 지나치게 빠른 속도와 방법이다. 경제성 등이 검증되지 않는 에너지원으로 바꾸면 에너지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재생에너지 비중을 급속히 늘리면 그만큼 전기요금 등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는 것도 생각해야 한다. ” 
 
파리협약 등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도 불가피한데.  
“기후 변화 대응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원전 대신 천연가스 등을 늘리면 이산화탄소 배출이 오히려 늘어나게 된다. 이런 문제 제기에 대해 정부는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우수한 기술을 보유했고, 경제적으로도 검증된 원전을 서둘러 폐쇄할 필요는 전혀 없다.”  
 
앞으로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우선 중단된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재개해야 한다. 9차 전력 수급 계획도 재검토해야 한다. (※정부는 지난 5월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초안을 발표했다. 발전원별 비중을 원전은 올해 19.2%에서 2034년 9.9%로 줄이고, 재생에너지는 15%에서 40%로 늘리는 내용을 담았다.) 향후 원전 정책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 지금과 같은 태도를 바꿔,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할 시점이 됐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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