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금태섭 "탈당계 오늘 팩스로 제출, 김종인과 상의한 적 없다"

금태섭 전 의원은 " 정치는 단순히 승패를 가르는 게임이 아니다"라며 "우리 편이 20년 집권하는 것 자체가 정치의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될 수도 없다"고 했다. "공공선을 추구하고 우리 사회를 한 단계씩 더 나아지게 하는 것이 우리에게 필요한 정치"라는 게 금 전 의원의 설명이다. 오종택 기자

금태섭 전 의원은 " 정치는 단순히 승패를 가르는 게임이 아니다"라며 "우리 편이 20년 집권하는 것 자체가 정치의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될 수도 없다"고 했다. "공공선을 추구하고 우리 사회를 한 단계씩 더 나아지게 하는 것이 우리에게 필요한 정치"라는 게 금 전 의원의 설명이다. 오종택 기자

금태섭 전 의원이 21일 오전 더불어민주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앞서 페이스북을 통해 탈당 의사를 밝혔던 금 전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오전에 탈당계를 팩스로 제출했다”고 밝혔다.
 
금 전 의원은 향후 정치적 진로를 묻는 말에 “그건 천천히 말씀드리겠다. 오늘은 그냥 탈당한 것이다”라고 말을 아꼈다. 내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설이 나오는 상황에서, 가능성을 부인하진 않았다. 금 전 의원은 자신의 탈당 과정에 대해 “당내 계신 분들은 (제가) 탈당하면 입장이 난처해지니 미리 말씀을 못드렸다”고 했다. 다음은 금 전 의원과의 일문일답.
 
탈당계는 냈나.
“네, 오전에 팩스로 냈다.”
 
주변과 상의를 많이 했나.
“당연히 주변 분들과 얘기를 나눴다. 다만 당내 계신 분들은 (제가) 탈당하면 입장이 난처해지니 말씀을 못드렸다.”
 
향후 정치적 진로를 정했나.
“그건 천천히 말씀드리겠다. 오늘은 그냥 탈당한 것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금 전 의원의 탈당 소식에 “탈당과 관계없이 만나기도 했던 사람”이라며 “한번 만나볼 수는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금 전 의원을 영입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는 “그분 의향이 어떤지는 확인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김종인 위원장과는 상의했나.
“아니, 김 위원장과 어떻게 상의를 하겠나. (2016년에) 우리 당 대표를 하셨으니깐, 다른 의원들과 같이 사적으로 만난 적은 있어도, 둘이 따로 만나서 의논하진 않는다.”
 
총선 이후에 따로 만나 상의하거나 하진 않았나.
“그런 건 없다. 저쪽 당 대표로 계시지 않나. 과거 만났을 때도 의례적인 자리였을 뿐, 제 진로를 의논하거나 그런 것은 없었다.”
 
탈당계 제출하고 난 느낌은 어떤가.
“지금 어쨌든 당을 떠났으니 페이스북에 쓴 글로 대신하겠다.”
 
금 전 의원은 이날 오전 6시 페이스북에 ‘민주당을 떠나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공수처 당론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징계처분을 받고 재심을 청구한 지 5개월이 지났지만, 민주당은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차라리 제가 떠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징계 재심 뭉개기’가 탈당 이유의 전부는 아니다”라며 “민주당은 예전의 유연함과 겸손함, 소통의 문화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변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들을 상대로 형사고소와 민사소송을 서슴지 않는 것은 김대중·노무현이 이끌던 민주당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모습”이라며 “무엇보다 편 가르기로 국민들을 대립시키고 생각이 다른 사람을 범법자, 친일파로 몰아붙이며 윽박지르는 오만한 태도가 가장 큰 문제”라고 했다.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 창당 전 통합신당 합의문을 발표하는 금태섭 전 의원(왼쪽)의 모습. 당시 금 전 의원은 새정치연합 대변인이었고, 박광온 민주당 사무총장(오른쪽)은 민주당 대변인이었다.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 창당 전 통합신당 합의문을 발표하는 금태섭 전 의원(왼쪽)의 모습. 당시 금 전 의원은 새정치연합 대변인이었고, 박광온 민주당 사무총장(오른쪽)은 민주당 대변인이었다.

당내 자기반성 목소리에 문자 폭탄과 악플이 쏟아지는 현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지지자들의 심정은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당의 지도적 위치에 계신 분들마저 양념이니 에너지니 하면서 잘못을 바로잡기는커녕 눈치를 보고 정치적 유불리만을 계산하는 모습에는 절망했다”고 했다. ‘양념’은 문재인 대통령이, ‘에너지’는 이낙연 대표가 민주당 극성 지지자들에 대해 표현한 말이다.
 
금 전 의원은 “정치적 불리함과 인간적으로 견디기 힘든 비난을 감수하고 해야 할 말을 하면서 무던히 노력했지만, 더 이상은 당이 나아가는 방향을 승인하고 동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그래서 마지막 항의의 뜻으로 충정과 진심을 담아 탈당계를 낸다”고 밝혔다. 금 전 의원은 전신 새정치민주연합이 창당한 2014년 3월부터 이날까지 6년 7개월간 민주당에서 활동했으며, 당 대변인과 전략기획위원장을 지냈다.
 
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