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총리 옆자리, 기타무라 밀려났다…측근 이즈미가 새 실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의 취임 후 첫 해외 방문에서 핵심 외교 라인의 변화가 포착됐다. 
 
18일부터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순방에 나선 스가 총리는 20일 인도네시아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그런데 스가 총리의 바로 옆자리에 앉은 건 이즈미 히로토(和泉洋人) 총리보좌관이었다.
 
지난 20일 인도네시아 보고르의 대통령궁에서 조코 위도도(왼쪽에서 세번째)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오른쪽에서 세번째) 총리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스가 총리의 왼쪽에 이즈미 히로토 총리보좌관이 앉고, 기타무라 시게루 NSS 국장은 그 다음으로 밀려났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0일 인도네시아 보고르의 대통령궁에서 조코 위도도(왼쪽에서 세번째)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오른쪽에서 세번째) 총리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스가 총리의 왼쪽에 이즈미 히로토 총리보좌관이 앉고, 기타무라 시게루 NSS 국장은 그 다음으로 밀려났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아베 내각에선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옆자리는 줄곧 기타무라 시게루(北村滋) NSS 국장이 차지했다. 관저의 외교 정책 사령탑인 NSS(국가안전보장국) 국장이 총리 바로 옆에 앉는 게 당연하게 여겨지면서다. 하지만 고정석이나 다름없던 이 자리의 주인이 스가 내각에선 바뀐 것이다. 기타무라 국장은 이즈미 보좌관에 밀려 세번째 자리에 앉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즈미 보좌관은 스가 총리의 베트남, 인도네시아 방문 일정 내내 스가의 지근 거리를 지켰다. 스가 총리가 아침 일찍 베트남 하노이의 호안키엠 호수를 산책할 때도 이즈미 보좌관이 바로 옆에 있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지난 20일 베트남을 방문중인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하노이의 호안 키엠 호수 근처를 산책하고 있다. 맨 앞에 이즈미 히로토 총리보좌관이 함께 걷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 20일 베트남을 방문중인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하노이의 호안 키엠 호수 근처를 산책하고 있다. 맨 앞에 이즈미 히로토 총리보좌관이 함께 걷고 있다. [EPA=연합뉴스]

 
외교 정책을 총괄하는 NSS 국장이 아닌 내정을 담당하는 이즈미 보좌관이 ‘상석’을 차지한 건 상당히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TV아사히 보도스테이션에 출연한 오타 마사카쓰(太田昌克) 교도통신 편집위원은 “자리 순서를 확인하고는 경악했다”고 말했다.  
 
이즈미 보좌관은 국토교통성 출신으로, 아베 내각 때부터 스가 당시 관방장관의 측근으로 분류됐다. 특히 아베의 퇴장과 함께 이마이 다카야 보좌관으로 대표되는 경제산업성 라인이 몰락하면서 이즈미 보좌관은 새로운 정권 실세로 주목을 받아왔다. 이즈미는 지난해 말 한 주간지 보도로 여성 동료와 해외 출장 시 두 방이 연결돼있는 ‘커넥티드 룸’을 사용했다는 등 불륜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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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언론들은 이즈미 보좌관을 ‘스가 총리의 심복(懐刀)’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원전 정책과 고속철도 개발, 방위장비 수출 등 내정 뿐 아니라 외교까지 다양한 정책에 관여해왔다. 이즈미 보좌관이 이번 스가 총리의 외유에서 두각을 드러내면서 “외교 분야에서도 이즈미의 존재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TV아사히는“이즈미 보좌관은 최근 스가 총리의 정상간 전화회담 자리에도 줄곧 동석하고 있다” 고도 전했다. 오타 편집위원은 “안전보장 문제와 경제문제를 포괄적으로 다루려는 스가 총리의 색깔이 드러나고 있다”고 해석했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