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백신 문제 아니다. 무료 접종 계속…굉장히 송구"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사례가 9건 신고된 가운데 질병관리청이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 등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백신 접종과 사망 사이 인과관계가 드러나지 않았다고 판단해 예방 접종 사업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연합뉴스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사례가 9건 신고된 가운데 질병관리청이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 등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백신 접종과 사망 사이 인과관계가 드러나지 않았다고 판단해 예방 접종 사업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연합뉴스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사례가 9건 신고된 가운데 질병관리청이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 등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백신 접종과 사망 사이 인과관계가 드러나지 않았다고 판단해 예방 접종 사업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1일 오후 열린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사업 관련 브리핑에서 “21일 오후 2시 기준 사망 사례는 총 9건으로 7건에 대해 역학조사 및 사인을 밝히기 위한 부검 등을 진행하고 있다”며 “같은 날짜에 같은 의료기관에서 같은 제조번호 백신을 맞은 접종자에 대해 이상 반응 발생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질병청은 독감 접종 후 사망한 사례 9건 가운데 2건은 유가족의 요청에 따라 신원 등을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나머지 사망자 7명은 ▶인천 17세 남 ▶전북 77세 여 ▶대전 82세 남 ▶대구 78세 남 ▶제주 68세 남 ▶서울 53세 여 ▶경기 89세 남성이다. 17세 남성 사례와 53세 여성 사례를 제외하면 대부분 65세 이상 고령자에 속한다.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독감 예방접종 이상 반응 신고는 2017년 108건, 2018년 132건, 2019년 177건이었다. 올해는 18일 기준 353건으로 2배가 됐고 20일 기준 431건으로 80건 정도 급증했다. 정은경 청장은 “올해 상온 유통에 대한 우려로 백신을 접종한 사람, 한국백신의 백색 입자 관련돼 접종자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이상 반응이 있는지 적극적으로 조사했다”며 “수동적 신고만이 아니라 적극적인 조사를 통해 다른 때에 비해서 신고 건수가 증가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면서 많은 이들이 이상 반응을 신고해 더 증가한 부분이 있다”며 “(독감)절기가 끝나고 신고된 이상 반응의 내용을 정리해서 분석해봐야 절대적인 이상 반응 발생 자체가 증가했는지 아닌지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피해조사반은 이날 오전까지 보고된 6개의 사례에 대해 예방접종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 등을 조사한 결과 백신 자체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은 없다고 판단했다. 김중곤 예방접종 피해조사반장은 “같은 백신을 접종받은 많은 사람이 별다른 문제 없이 괜찮았다는 반응을 봐서 백신이 독성물질을 갖고 있든지 하는 현상은 발견할 수가 없었다”며 “백신 자체의 문제는 배제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질병청은 사망자 가운데 2명은 백신 접종의 부작용인 아나필락시스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했다. 아나필락시스는 백신 접종 후 30분 안팎에 갑자기 나타나는 쇼크 증세로 백신 접종으로 인한 과민반응 가운데 하나다. 
 
다만 의심 사례 2건도 아직 아나필락시스로 볼 만한 의학적 근거는 없는 상태라 부검을 통한 정확한 사인 규명이 필요하다. 사망자 9명 가운데 5명은 기저질환이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돼 기저질환이 미친 영향을 확인하기 위한 추가 조사도 필요한 상황이다.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사례가 9건 신고된 가운데 질병관리청이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 등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백신 접종과 사망 사이 인과관계가 드러나지 않았다고 판단해 예방 접종 사업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뉴스1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사례가 9건 신고된 가운데 질병관리청이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 등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백신 접종과 사망 사이 인과관계가 드러나지 않았다고 판단해 예방 접종 사업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뉴스1

정은경 청장은 “조사하고 있는 사례 가운데 2건 정도는 아나필락시스의 가능성이 있고, 나머지 신고 사례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부검 결과를 봐야 한다. 의무 기록 조사 등 추가조사를 통해서 예방접종과의 인과관계는 최종적으로 확인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질병청은 지금까지 조사결과를 근거로 독감백신 무료 접종 사업을 중단하지 않기로 했다. 정 청장은 “사망자가 접종받은 제품명이나 번호, 의료기관의 상황, 기저질환의 내용이 모두 달라 구조적인 오류나 결함으로 생긴 예방접종 이상 사례는 아니라고 판단되고, 인과관계도 높지 않다고 본다”며 “예방접종은 계속 진행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보건 당국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독감이 동시에 유행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했다. 김중곤 반장은 “세계보건기구는 고령자, 임산부, 기저질환자, 소아, 의료종사자들에게 독감 예방접종을 꼭 실시하도록 강력히 권고했다”며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 유행하는 일을 전 세계가 우려하고 있기 때문에 사망 사건이 발생했지만, 예방접종을 지속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독감 백신 접종 전·후 주의사항.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독감 백신 접종 전·후 주의사항.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질병청은 아낙필라시스와 같은 이상 반응에 대비하기 위해 예방접종 후 20~30분 정도는 의료기관에서 머물러 상태를 관찰하고 건강상태가 좋은 날 예방 접종을 받는 등 안전한 예방접종 수칙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독감 백신 예방 접종 전에는 의료진에게 현재 건강 상태와 기저질환에 대해 충분히 설명해야 하고, 집에 간 뒤에는 무리한 운동 등을 삼가야 한다. 이상 반응이 나타날 경우 의료기관이나 예방접종 도우미 누리집, 앱을 통해 신고할 수 있다. 

 
한편 정은경 청장은 사망자와 유가족에게 “안타깝게 가족을 잃은 유가족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또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사과했다. 국민에게도 “독감 예방접종은 1년에 2000만 명 정도 접종하는 비교적 안전한 예방접종이지만 올해 상온 유통과 제조 과정의 문제로 백신이 회수되는 등 국민의 불안감과 고민이 커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굉장히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안전하게 접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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