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 "영장 기각 청탁" 폭로에, 윤대진 "이름도 못 들어봤다"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21일 2차 '옥중 입장문'을 공개했다. 김상선 기자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21일 2차 '옥중 입장문'을 공개했다. 김상선 기자

 
투자자들에게 1조원이 넘는 피해를 입힌 라임 사태의 몸통으로 지목된 김봉현(46·구속)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2차 입장문을 내놨다. 검찰을 상대로 영장 기각 청탁을 해 성공했고, 지난 연말 도주 과정에서 검찰의 도움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는 또 검사 3명에게 1000만원 상당의 술접대를 한 건 '확실한 사실'이고, 검찰내에서 윤석열 총장을 조직 보호를 중시해 '백두산 호랑이'로 부른다고도 주장했다.    
 

"수원지검장한테 영장 기각 청탁해 성공"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21일 2차 '옥중 입장문'을 공개했다. 입장문에는 수원여객 사건당시 수원 지검장에게 영장 발부 기각 청탁이 실제로 이루어졌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김상선 기자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21일 2차 '옥중 입장문'을 공개했다. 입장문에는 수원여객 사건당시 수원 지검장에게 영장 발부 기각 청탁이 실제로 이루어졌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김상선 기자

 
김 전 회장측 변호인을 통해 21일 본지가 입수한 자필 편지는 A4용지 14쪽 분량이다. 이 편지는 김 전 회장이 지난 16일 5장짜리 자필 입장문을 발표한 지 닷새만에 다시 쓴 것이다. 김 전 회장은 2차 자필 편지에서 "수원 여객 사건 당시 수원 지검장에게 영장 발부 기각 청탁이 실제 이뤄졌다"며 "수원지검장 부탁으로 친형을 보호하고 있었다는 지인에게 5000만원을 전달했다"고 적었다. 그는 라임자산운용에서 자금을 빌려 인수한 수원여객에서 241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수원지검장한테 영장 청탁을 한 결과 한동안 영장발부가 안된게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 측은 이와 관련 "당시 경찰 단계에서 영장 발부가 3번 제지됐고 4번째 청구했을 때 발부됐다"며 "당시 경찰들도 이상하다고 이야기했다"라고 했다. 이와 관련 당시 수원지검장이던 윤대진 사법연수원 부원장은 본지 통화에서 “어느 누구에게도 청탁이나 로비를 받아 본 적이 없다”며 “당시 수원여객 사건과 관련해 김봉현 이름 석자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김 전 회장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검찰로부터 도피 도움 받아"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21일 2차 '옥중 입장문'을 공개했다.입장문에는 도주 당시 조력을 받았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김상선 기자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21일 2차 '옥중 입장문'을 공개했다.입장문에는 도주 당시 조력을 받았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김상선 기자

 
김 전 부회장은 또 검찰이 본인은 물론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의 도피를 도왔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그는 수원여객 사건과 관련해 지난해 12월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고 도주했다. 김 전 회장은 이종필 전 부사장과 5개월간의 도피 행각을 벌이다 4월 23일 서울 성북구 인근의 한 빌라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편지에서 "검찰 관계자들한테 도피 권유와 조력을 받았다"며 "어떻게 수사 기관이 피해자를 추적하고 어떻게 휴대전화를 사용하는지 알려줬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검찰이 처음 듣는 '일도(일단 도망가고)' '이부(이번 부인하고)' '삼빽(삼번 부인하고)' 같은 듣도보도 못한 용어를 썼다고 했다. 
 

"술접대한 검사 3명은 대우조선해양 수사한 동료들"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와 관련해 검사들에게 향응·접대를 했다고 폭로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검찰의 소환조사에 이틀 연속 불응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옥중 입장문'에서 제기된 로비 의혹 등을 조사하기 위한 서울남부지검의 소환에 연이틀 불응했다.    사진은 4월 2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는 김봉현 전 회장의 모습. 연합뉴스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와 관련해 검사들에게 향응·접대를 했다고 폭로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검찰의 소환조사에 이틀 연속 불응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옥중 입장문'에서 제기된 로비 의혹 등을 조사하기 위한 서울남부지검의 소환에 연이틀 불응했다. 사진은 4월 2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는 김봉현 전 회장의 모습. 연합뉴스

 
김 전 회장은 지난 편지에서 주장했던 검사에게 술접대 한 사실이 ‘확실한 사실’이라고 다시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은 지난 편지에서 ‘A 변호사의 소개로 청담동 룸살롱에서 검사들에게 1000만원 상당 술접대를 했다’고 했다. 하지만 A 변호사는 본지와 통화에서 “전직 검찰 출신 변호사는 있었지만, 그 자리에 현직 검사는 한 명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에 김 전 회장은 이번 편지에서 "A변호사와 검사 3명 술접대는 확실한 사실이고 이들은 예전 대우조선해양 수사팀에서 함께 근무했던 동료들"이라고 적었다. 그는 이 사실을 법무부 감찰 조사에서도 진술했다고 한다. 김 전 회장은 “(법무부 감찰에서) 2명을 사진으로 특정했고, 나머지 1명은 80% 정도 확실하다고 생각해서 특정 짓지 않았다”고 적었다.
  
김 전 회장은 이밖에 "(검찰 조사에서) 수없이 많은 부당한 사례가 있었다"며 검찰은 인권의 사각지대라고 주장했다. 5년 전 벌어진 사실을 진술하는 과정에서 기억이 헷갈렸지만 ‘어쩔 수 없이 끌려가는 형식으로 조사 받았다’는 것이다. 또 ‘차량 출입기록 등 특정 날짜를 일러주면서, (특정 사건이 있었던 날이) ‘이날이죠?’라고 묻는 식‘의 강압 수사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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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정치인 관련 조사가 편파적이라는 주장도 다시 펼쳤다. 그는 "검찰 면담 과정에서, 검사장 출신인 야당 유력 정치인 청탁 사건에 대해 직접 보고 들은 것을 이야기했다"며 "하지만 그 어떤 조사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편지에 썼다. 반면 "여당 정치인은 라임 펀드와 무관하다고 수차례 말했지만, 6개월째 수사하고 있다"고 적었다. 특히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 대한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자 ‘면담 검사가 환하게 웃으며 칭찬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의 변호인은 두번째 자필 편지는 "김 전 회장이 21일 옥중에서 직접 작성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수원여객 횡령 사건은 물론 코스닥 상장사 스타모빌리티를 인수한 뒤 스타모빌리티가 라임자산운용으로부터 투자받은 4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을 받는 김 전 회장이 쓴 편지의 진위 여부는 검찰 수사에서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문희철·이가람 기자 report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