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 자료 삭제’ 논란에 성윤모 장관 "공무원이 스스로 한 결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에 대한 종합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에 대한 종합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장관님이 생각하기에 국장과 부하직원이 상관 지휘없이 (자료를) 삭제했을 거라고 생각합니까?”(조정훈 시대전환 의원)
“참 안타깝습니다.”(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안타까운 문제가 아니고요.”(조 의원)
“스스로 한 결과가 나왔고 그런 행동이고…”(성 장관)
 
22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산자원부 국정감사에서 감사원의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조기폐쇄 감사 결과를 두고 오간 질의응답이다. 감사원이 지난 20일 발표한 감사 결과에 따르면, 2019년 12월 산업부 직원들이 한밤에 월성 1호기 관련 자료 444개를 삭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료 삭제 당시에도 장관이었던 성 장관은 “조직적으로 (자료 삭제와 관련) 어떤 의결도 한 적 없다”고 했다. 자료 삭제는 일선 공무원들이 스스로 한 일이라는 성 장관의 답변에 조 의원은 “후배 공무원들이 ‘조직을 위해서 일해도 아무도 나를 지켜주지 않겠구나’ 이렇게 생각할까 염려된다”고 했다. 성 장관은 자료 삭제에 대해 “유감”이라고 했다가, 야당의 질책에 끝내 “조직 기관장으로서 책임질 일이 있다면 회피하지 않겠다”고 했다.
 
국감 내내 여야가 월성 1호기 감사 결과로 부딪혔다. 국민의힘은 산업부의 불합리한 경제성 평가와 불법 자료 삭제를 부각했고, 더불어민주당은 감사원이 월성 1호기 조기폐쇄의 타당성은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자위의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대한 종합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의 월성1호기 감사원 감사와 관련된 질의 내용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송갑석(왼쪽) 간사가 자리에서 일어나 김 의원에게 항의하자 국민의힘 이철규(오른쪽) 간사가 양측을 진정시키고 있다. 이 충돌로 오전 국정감사가 파행됐다. 오종택 기자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자위의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대한 종합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의 월성1호기 감사원 감사와 관련된 질의 내용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송갑석(왼쪽) 간사가 자리에서 일어나 김 의원에게 항의하자 국민의힘 이철규(오른쪽) 간사가 양측을 진정시키고 있다. 이 충돌로 오전 국정감사가 파행됐다. 오종택 기자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감사 내용을 봤다. 청와대의 초갑질이 있었다. 산업부의 갑질이 있었다. 그들의 협박과 겁박 앞에서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는 초라한 공기업 한국수력원자력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에게 국민의 이익은 뒷전이었다. 대통령 말 한마디에 합리성, 객관성, 심지어는 공명심도 내팽개치고 우르르 무너지는 공직 사회의 슬픈 민낯을 봤다”고 했다.
 
김 의원은 성윤모 산업부 장관에게 “감사원 결과를 읽어봤느냐”고 했고, 성 장관이 “읽어봤다”고 하자 “그런데도 그렇게 (경제성 평가 관련해) 뻔뻔하게 대답하냐”고 몰아부쳤다. 감사원은 산업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이 용역을 통해 진행한 경제성 평가의 결과가 “불합리하게 낮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이 목소리를 높여 성 장관을 질타하자 송갑석 의원이 “다른 사람들이 들으면 산업부 장·차관이 범죄자인 줄 알겠다”고 의사진행 발언을 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동료 의원 질의에 딴지 걸고 나서는데 이게 지금 상임위에서 할 기본적인 예의냐”고 따져 물었다. 여야 의원들이 목소리를 높이자 정회가 선포됐다. 정회 뒤에도 여야 의원 사이에 “어디서 삿대질이야”, “한 대 치겠습니다?”, “반말하지 마세요” 등의 고성이 오갔다.
 
산업부와 한수원은 월성 1호기 재가동엔 부정적 의견을 피력했다. 성 장관은 ‘월성 1호기 재가동을 검토하지 않겠다는 입장인가’라는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대해 “그렇다”고 답했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도 “현행 법령상 영구정지한 발전소에 대해 재가동할 근거가 없어 정부와 협의 없이 사업자인 한수원이 단독으로 재가동 결정 내리기 어렵다”고 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