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디션 좋은 오후 접종" 전문가가 알려주는 독감백신 모든것

요즘 인플루엔자(독감) 예방접종을 놓고 불안감이 큽니다.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하는 사례가 전국에서 잇따르고 있어서인데요. 
23일 기준, 접종 후 사망 신고가 전국적으로 36건에 달합니다. 
이렇게 매일 사망 사례가 늘면서 독감 주사를 맞아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감염병 전문가이자, 질병관리청의 예방접종 전문위원인 기모란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교수에게서 독감 주사 맞아야할지, 독감 백신의 궁금증들 들어봤습니다. 
 
 
Q.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가 잇따르면서 불안감이 크다.  
 국민들의 불안감이 클텐데 인플루엔자 백신은 다른 많은 백신 중에서도 많은 사람이 접종하는 백신이다. 전 세계 사람들이 매년 인플루엔자가 유행할 때마다 맞는다. 부작용이 많은 백신이라면 이렇게 많이 맞을 순 없겠죠. 
 인플루엔자 백신은 처음 시작된 게 1945년이고, 70년 이상 사용됐다. 우리나라도 보통 매년 2000만 명이 맞는다.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독감 접종에 대한 관심이 높아 들여다보니 접종 후 사망 사례가 부각되는 경향이 있다. 독감 접종 때문에 사망했다고 연관성을 찾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Q. 그렇다해도 예년에 비해 올해 사망 사례가 너무 많다. 
 19일부터 70세 이상 어르신 대상의 예방접종이 시작됐다. 그 대상자가 580만 명 정도다. 그런데 첫 날 180만 명, 둘째날 110만 명이 맞았어요. 굉장히 많은 분들이 서둘러 접종을 맞았다.  
 통상 백신의 이상반응은 100만 명 당 1~2명 나올 수 있다. 지금 이틀 만에 300만 명 접종했으니까 이상반응 사례가 대 여섯명꼴 나올 수 있다. 
 독감 접종 후 이상반응으로 ‘아낙플락시스 쇼크’라고 드물게 면역체계의 과민반응이 몇 시간 이내에 발생할 수 있다. 호흡곤란이나, 혈압이 떨어진다던지 증상을 보인다.
 그런데 지금 사망 사례는 접종 후 하루, 이틀 후 돌연사한 케이스다. 접종 후 수 시간 만에 나타나는 아낙플라시스 쇼크로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질병청이 백신과 관련성이 낮다고 보고 정확한 사인을 찾으려고 역학조사와 부검을 진행하는 거다.  
 
20일 오후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에 내원객들에게 접종될 백신이 놓여 있다. 뉴스1

20일 오후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에 내원객들에게 접종될 백신이 놓여 있다. 뉴스1

 
Q. 그러면 독감 백신은 안전한가.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 원은은 크게 세 가지로 본다. ▶백신 성분 자체에 문제가 있을 때 ▶접종 과정에서의 문제 ▶접종 후 몸에서 과한 면역반응이 나타날 때 등이다. 
 만약 성분에 문제가 있다면 같은 제조번호의 백신을 맞은 사람에게서 이상반응이 많이 나타나야 한다. 그런데 이번에 보면 제조번호가 거의 다르다. 일부 동일한 백신을 맞은 사망 사례가 나왔지만, 이상반응 사례나 사망자가 무더기로 나오지 않는 이상 백신 성분 문제로 보긴 어렵다. 사망자가 보고된 의료기관과 지역도 모두 다르기 때문에 백신 접종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결국 몸에서 과한 면역반응이 나타난 것일 수 있고, 아니면 백신과 아무 상관이 없는데 시간적 순서가 접종이 먼저고, 사망이 나중에 나와 의심 신고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걸 확인하기 위해 부검을 통해 사인을 조사하는 것이다. 
 
Q. 사망자와 똑같은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은 접종을 망설인다.
 예방접종을 맞는다고해서 기저질환이 악화되는 게 아니다. 기저질환자는 접종을 안 해서 만일 독감에 걸렸을 때 폐렴이 생길 수 있고, 사망까지 갈 수 있다. 작년에도 인플루엔자에 걸려 사망한 인원이 700명 넘었다. 2017~18년 절기에는 인플루엔자에 걸려 한 달 이내 사망한 사람이 2500명이나 됐다. 매년 인플루엔자로 돌아가시는 분들이 많아 접종을 권한다.
 하지만 기저질환자는 평소보다 컨디션이 안 좋으면 접종을 피하는 게 좋다. 요즘 환절기여서 아침, 저녁으로 기온이 낮아 심장에 무리가 갈 수 있다. 또 혼잡한 시간을 피해 가는 게 좋다. 
 
Q. 상온 노출, 백색 침전물 백신에 이어 사망 사례까지 나오며 접종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저는 접종을 중단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백신과 사망간 연관성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23일 서울 강서구 한 병원에서 시민들이 독감예방접종 주사를 맞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서울 강서구 한 병원에서 시민들이 독감예방접종 주사를 맞고 있다. 연합뉴스

 
Q. 사망자 중에 같은 회사 백신인데, 제조번호가 다른 경우도 있다.
 한 회사 백신이라도 제조번호 단위로 미세하게 다르다.  
 
Q. 다 똑같아야하는게 아닌가. 
 백신은 생물학적 제제이기 때문에 생산할 때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공장에서 목재 상판을 생산할 때, 그 목재 상판의 네모 크기가 완벽하게 똑같지 않은 것과 비슷한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생산공정상 백신 한 제조번호당 약 8만~15만 도즈(1회 접종량)가 생산된다. 
 
Q. 백신 이상반응은 왜 생기는건가.
 예방접종을 하면 외부에서 바이러스가 들어오는 거고, 내 몸의 면역체계가 반응을 하며 항체를 만든다. 하지만 꽃가루가 사람에 따라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것처럼 독감 백신 역시 개인차가 있는 것이다. 대부분 발열감 등의 경미한 수준에 그친다. 
 
Q. 독감 접종에 대해 하고 싶은 말씀은. 
 인플루엔자 유행은 보통 11월 중순 시작된다. 그 전에만 맞으면 된다. 올해는 유행이 약하거나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인플루엔자는 국가에서 국가로 전파되는데 코로나19로 전 세계 이동이 대폭 줄었다. 또 손 씻기, 마스크 쓰기 등을 잘 지켜 올해는 유행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