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돼지열병에 조류독감까지…비상 걸린 방역당국

천안 야생조류 분변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확진 후 천안시는 주변 지역 소독 실시 하는 등 방역 강화에 나섰다. 천안시

천안 야생조류 분변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확진 후 천안시는 주변 지역 소독 실시 하는 등 방역 강화에 나섰다. 천안시

충남 천안시 철새 분변에서 2년 8개월 만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나왔다. 야생 조류에서 나온 것이지만, 일반 농장으로 전염 가능성이 커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앞서 지난 9일 강원 화천군 농가에서는 올해 첫 아프리카 돼지열병(ASF)이 확진됐다. 
 

농장까지 전염 시간 문제

농림축산식품부는 26일 이재욱 농식품부 차관 주재 '야생조류 고병원성 AI 발생에 따른 방역 강화 추진' 브리핑을 가지고 주요 철새도래지 출입을 사실상 막는 등 강화된 방역 방안을 내놨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AI 확산 세가 커지면서 전문가들은 올해 우리나라에도 AI가 유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해 왔다.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도 지난 9월 기자간담회에서 “러시아·중국·필리핀·대만에서 예년 비해 AI가 많이 발생했는데 한국도 굉장히 위험이 높다”고 우려했다.
 
정부도 지난해보다 한 달 당긴 9월부터 철새도래지(103개소)에 집중 예찰 검사를 했다. 이 과정에서 충남 천안 봉강천 부근 철새도래지 야생조류 분변에서 고병원성 H5N8형 AI 항원을 발견했다. H5N8은 올해 초부터 유럽·러시아 등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는 AI와 같은 유형이다.
 
방역 당국은 철새도래지에서 AI가 나온 만큼 일반 농장까지 전염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난 2016년 10월 28일 충남 천안 봉강천 부근 야생조류에서 AI가 검출되자 약 20일만인  11월 16일 충북 음성 가금농장에서 AI가 발생했다. 2017년 11월 13일 전남 순천 야생조류에서 발견한 AI가 전북 고창 가금농장까지 퍼지는 데는 4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주요 철새도래지 사실상 출입 폐쇄

농식품부는 AI 전염 창구인 철새도래지와 가금농장 연결 고리를 차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미 AI가 나오기 전인 9월부터 정부는 철새도래지 주변 축산차량 출입통제 구간을 지난해 84곳(193km)에서 올해 234곳(352km)으로 약 82% 확대했다. 축산차량에는 GPS 추적기까지 설치해 실제 통제 지역에 들어갔는지 단속했다.
 
앞으로 철새도래지에는 아예 통제초소까지 설치해 차량과 사람 출입을 통제한다. 이번에 AI 항원이 나온 천안 봉강천을 포함해 주변 철새 이동 경로에 있는 철새도래지는 산책로도 폐쇄한다. 철새도래지 인근 도로는 광역방제기 및 지자체· 군 소독설비를 총동원해 10월부터는 매일 소독에 나서고 있다.
 

일부 지역 닭·오리 판매 중단…치킨값은?

농식품부는 또 AI 전염 가능성이 큰 주요지역의 닭·오리 같은 가금류 구매·판매를 금지했다. 특히 3년 이내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H5·H7형) AI가 나온 620개 지역 소규모 농장은 다른 농장에 가금을 사지도 팔지도 못한다. AI 검출된 천안시의 전통시장 가금판매소는 AI 시료를 채취한 날로부터 21일까지 운영을 일시 중단한다. 전국 전통시장과 가든형 식당에 70일령 미만의 병아리와 오리 유통도 막는다. 가금류를 풀어 키우는 방사 사육도 금지했다.
 
하지만 농식품부는 이 같은 조치가 치킨 등 닭·오리 가격을 올릴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이기중 농식품부 조류인플루엔자 방역과장은 “(이번에 유통을 막은) 병아리는 전통시장에서 파는 토종닭에 해당하는 격이어서 가정에서 주로 먹는 닭고기나 배달 치킨과는 연관성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차량 농장출입 원천 금지…필요하면 삼중 소독해야

전염 통로로 지적받아 온 축산차량 농장출입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차량 농장 출입이 불가피한 경우는 3단계 소독(축산관계시설 → 거점소독시설 → 농장)을 거친 후 소독 필증을 받은 경우만 진입을 허용한다. 이 차관은 “일반적으로 차량으로 전파되는 게 약 한 35% 정도 된다”고 강조했다. 
 
또 농장은 물론 주요 시설에 대한 소독 방역 실태도 점검한다. 이미 전업 가금농가(4280개), 취약농가·시설(2490개), 가금거래상인 계류장(187개), 산란계 밀집단지(11개)에 대한 소독·방역시설 점검은 완료했다. 이 과정에서 총 26건 법령위반이 나왔고 이 중 17건은 과태료 납부 완료, 5건은 시정 명령 후 보완 4건은 과태료 납부절차 진행 중이다. 사료 공장(83개), 가축분뇨처리·비료제조업체(312개), 가금 계열업체(78개), 종오리농장·부화장(55개) 등 가금농장과 축산시설에 ‘2차 소독·방역 시설점검’도 병행 실시할 계획이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