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 편지만 보고 수사지휘권? 秋 "감찰내용 일일이 말못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대법원, 감사원, 헌법재판소, 법제처 종합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대법원, 감사원, 헌법재판소, 법제처 종합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6일 국정감사장에서 라임자산운용 사건과 관련해 '윤석열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박탈한 지시가 김봉현(46·구속기소)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옥중 편지에만 의존한 것이냐'는 질의에 "그것은 하나의 단서이고, 감찰을 통해 확인됐다"고 말했다. "감찰에서 일부 사실로 확인된 것이 무엇이냐"는 질의에는 "감찰 내용을 일일이 말하기 곤란하다"고 답했다.

 

'사실 확인 뭐?' 묻자 秋 "감찰 내용 일일이 말하기 곤란" 

추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종합 국정감사에서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과 수사지휘권 발동의 적법성 여부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전 의원은 "발동 당시 의혹 이외에 사실 확인이 된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에 추 장관은 "이미 그 전에 사흘 동안 감찰을 했고 보고받았다"며 "감찰 내용을 일일이 말하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윤 총장도 (의혹에) 관련이 된 것이라는 말이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추 장관은 19일 김 전 회장에 대한 감찰 결과를 토대로 라임 로비 의혹 사건과 검찰총장 가족 관련 의혹 사건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대검찰청 국정감사가 진행된 22일에는 ▶윤 총장과 남부지검 지휘부가 검사 비위 의혹을 보고받고도 은폐했거나 무마했는지 여부 ▶야당 정치인 수사에 대한 적법성과 타당성 여부에 대해 대검 감찰부와 함께 감찰을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전 의원은 이와 관련해 "감찰이 입증됐다면 바로 징계 절차에 들어가면 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추 장관은 "국감 도중 윤 총장이 상당한 부분 부인하고 있는 점이 보고가 됐다"며 "총장이 몰랐다는 의혹에 대해 감찰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 장관이 일부 사실로 확인됐다고 언급하는 부분은 지난해 7월 검사의 술 접대 의혹과 관련된 부분인 것으로 익명의 법무부 관계자는 전했다. 추 장관은 더불어민주당 신동근 의원이 "김 전 회장이 검사 3명을 접대한 룸살롱을 4월에 검찰이 조사했고, 그 자리에 금감원 소속 청와대 행정관, 이종필 라임 전 부사장까지 있었다고 하는데 이 보도가 사실이냐"고 묻자 "감찰 결과와 언론 보도는 거의 비슷하다"며 감찰 중인 사안 일부를 사실인 양 주장했다. 법무부는 검찰 지휘부의 검사 비위 무마 의혹과 야권 정치인 수사 무마 의혹에 대해서는 "감찰 중인 사안"이라고만 했다.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대법원, 감사원, 헌법재판소, 법제처 종합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대법원, 감사원, 헌법재판소, 법제처 종합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1300억 사기꾼 말만 믿고 수사지휘권 칼춤은 비정상적" 

검찰 안팎에서는 "추 장관이 면밀하게 사실관계를 따져보지 않고 김 전 회장의 옥중 편지에만 의존해 '윤석열 몰아내기'에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수사팀 관계자와 송삼현 전 남부지검장은 "남부지검 수사 과정에서 김 전 회장이 검사 로비와 관련한 진술은 전혀 하지 않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윤 총장도 최근 김 전 회장의 옥중 편지를 통해 해당 사실을 알았고, 인지한 지 10분 만에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다. 
 
지난 4월 룸살롱 현장조사는 청와대 김모 전 행정관의 직무상 비밀 유출과 술값 대납 등 비위 의혹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었다. 검사 술 접대 의혹을 확인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는 게 당시 수사팀의 설명이다. 시기적으로도 남부지검은 4월에는 김 전 회장의 검사 술 접대 진술 자체를 들을 수 없었다. 김 전 회장이 남부지검에 이감된 날짜는 한 달 뒤인 5월25일이기 때문이다. 
 
야권 정치인 연루 의혹 첩보를 받고도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는 의혹 제기도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총장은 당시 송 전 지검장에게 야권 정치인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수사하라고 지시했고, 수사는 현재까지도 진행 중이다. 김 전 회장은 이제 와서 여권 정치인에 대한 로비는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수원여객 재무이사를 지낸 김모씨는 23일 이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김 전 회장이 도주 중이던 올해 3월 이 전 위원장을 포함한 '정치인 접대' 의혹을 언론에 제보하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김씨는 "언론 보도로 사건의 관심을 (김 전 회장으로부터) 돌리기 위해 제보하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회장 측은 법무부 감찰에서 "김 전 회장이 지난 6월 담당 검사가 검사 술접대 의혹을 먼저 물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담당 검사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법무부 역시 이에 대해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연이어 검찰 비위를 폭로하고 있는 김 전 회장의 법무부 감찰 진술 자체에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은 사기·횡령·뇌물공여·정치자금법 위반·배임증재 등으로 기소된 액수만 1300억원이나 되는 인물"이라며 "이런 인물의 말만 믿고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까지 박탈하는 칼춤을 추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강광우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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