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가 세금폭탄 터진날, 1주택자 재산세 인하 카드 꺼낸 與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실거주 1주택자의 재산세 완화 대책을 이르면 29일 발표한다. 정부가 9억원 미만 주택의 공시가격을 시세의 90%(2030년까지)로 현실화하는 방안을 추진함에 따라 중산층의 세 부담이 늘어나면서 보완책을 내놓는 것이다. 
 
27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정은 재산세 감면 혜택을 볼 수 있는 주택 공시가격 상한을 기존 6억원에서 9억원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방세법상 과세표준별로 0.1~0.4%인 세율을 0.03~0.05%포인트씩 내리는 방안이 유력하다. 현행 재산세율은 과세표준 6000만원 이하는 0.1%, 6000만~1억5000만원은 0.15%, 1억5000만~3억원은 0.25%, 3억원 초과는 0.4%를 적용받고 있다.
 
정부가 27일 2030년까지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90%로 맞추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27일 2030년까지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90%로 맞추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민주당 정책위 관계자는 “공시가격 현실화에 따라 중저가 주택 소유자의 재산세율을 조정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중"이라면서도 "구체적인 기준이나 감면 폭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재산세 감면을) 6억 이하로 할 것인지, 9억 이하로 할 것인지 두 가지 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내부적으론 서울 등 수도권 의원과 비수도권 의원의 견해 차이가 있다”고 전했다. 수도권 의원이 재산세 감면 9억원 확대를 요구하고 있는데, 현재 민주당 수도권 의원은 103명(59.2%)에 이른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중저가 주택, 중산층에 해당하는 1가구 1주택자의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는 당의 요구를 지속해서 정부에 해왔다”며 “이번 주 내 당·정협의를 통해 재산세 부담 완화를 위한 최종 결과를 보고드리겠다”고 말했다. 국정감사 기간에도 여야 공히 이같은 요구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전하면서 “공시가격 로드맵을 발표할 때 중저가 아파트 현실화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재산세율을 낮춰 세액 부담을 낮추는 방안을 발표하겠다”는 답변을 끌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행안위 소속 한 민주당 의원은 “1주택자의 경우 공시가격 9억원부터 종부세 대상인데, 거기(9억원)까지 재산세 감면 혜택을 주면 종부세 취지에 어긋나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앞서 정세균 국무총리도 지난 8월 언론 인터뷰에서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대략 9억원(시세 기준) 정도 되는데 이보다는 낮은 5억~6억원 이하가 (세 부담 완화 대상으로)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방세인 재산세 인하의 직접 타격을 받는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반대가 만만찮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오른쪽)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실거주 1주택자의 재산세 감면 방안을 검토해 발표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왼쪽은 김태년 원내대표. [연합뉴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오른쪽)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실거주 1주택자의 재산세 감면 방안을 검토해 발표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왼쪽은 김태년 원내대표. [연합뉴스]

 
정치권에선 재산세 감면 대상을 확대하려는 여권 내 움직임이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무관치 않다는 시각이다. 정부가 다주택자의 세 부담을 늘리기 위한 부동산 대책을 여러 차례 발표했지만, 결과적으로 1주택자의 세 부담도 동시에 늘어나고 있다. 공시가격 인상으로 보유세 등 추가 세 부담이 현실화될 경우 여권 지지율에 치명타가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준호·김홍범 기자 ha.junho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