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성추행 문제에도 공천한 與…2500년전 로마 시민항쟁 대비돼"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이 지난 1월 대구 수성구 범어동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폭망이냐 정치쇄신이냐 대구·경북 선택!' 정치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이 지난 1월 대구 수성구 범어동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폭망이냐 정치쇄신이냐 대구·경북 선택!' 정치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30일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 공천 방침을 정한 것과 관련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서울시장 공천? 역사를 생각해라’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이어 “국가가 무엇이고, 권력이 무엇인지에 대한 최소한의 인식이 있는 건가. 2500년 전의 로마 시민항쟁이 생각나는 이유”라고 적었다.
 
그는 "기원전 509년의 로마, 타르퀴니우스 수페르부스 왕의 아들 섹스투스가 그의 사촌인 콜라티누스가 전장에 나가 있는 사이, 그의 아내 루크레티아를 성폭행했다"며 "루크레티아는 그 야만을 주변에 알린 후 자신의 심장을 칼로 찔러 극단 선택했다"는 일화를 전했다. 
 
이어 "로마 시민들은 분노했다. 권력을 앞세워 상대의 존엄을 짓밟은 행위는 용서할 수 없었던 것"이라며 "시민군은 왕정을 무너뜨리고 공화정을 세우게 된다. 한 여인의 성추행 사건에 대한 로마인의 양심과 반성, 분노가 로마는 물론 세계의 역사를 바꾸어 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위원장은 "2500여년이 흐른 지금, 이 나라에서는 이와 대비되는 야만이 고개를 들고 있다"며 "성추행 문제로 민주당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이 사라진 자리에 민주당이 다시 후보 공천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현장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19차 온택트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현장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19차 온택트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앞서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전날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에 후보를 내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민주당 당헌 제96조 2항에는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명시돼있다.
 
당헌대로라면 성추행 혐의로 수사를 받다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고 사퇴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몸담았던 민주당은 귀책 사유에 따라 재·보궐선거에 후보를 내서는 안 된다. 이를 뒤집은 민주당의 발표를 두고 정치권에선 비판이 잇따랐다.
 
이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은 “선거로 심판을 받는 것이 공당이 할 일이라고? 사실 할 말이 없다”면서 “야당이 야당 같지 않고,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니 이렇게 뻔뻔한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성추행이 아니라 나라를 팔아먹어도 이길 자신이 있다는 말이기 때문”이라며 “제1야당 당원의 한 사람으로 내가 먼저 죄스럽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비판과 비난에 앞서 오히려 호소한다”며 “공천하지 마라. 민주당이, 그리고 우리의 정치가 역사에 어떻게 기록될 것인가를 생각해 보라"라고 했다. 그는 "성추행을 일삼는 정당이 다시 선거에서 이길 정도로 도덕과 윤리가 무너진 사회였다고 하지 않겠나"라고 꼬집었다. 
 
끝으로 그는 “‘전당원 투표’ 따위의 꼼수 뒤로 숨지 마라”라며 “대통령답게, 또 당 대표답게 역사 앞에 당당히 서서 어제의 발언을 없던 것으로 하라. 이 나라의 도덕과 윤리, 그리고 국격과 국민의 자존심을 위해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30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페이스북 캡처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30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페이스북 캡처

함민정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