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백신 제가 만들게요"…‘코로나 1번’ 치료 병원에 도착한 손편지

지난 28일 인천 가원초등학교는 2학년 학생들이 의료진을 위해 쓴 손편지를 엮어 만든 책을 인천시의료원에 전달했다. 심석용기자

지난 28일 인천 가원초등학교는 2학년 학생들이 의료진을 위해 쓴 손편지를 엮어 만든 책을 인천시의료원에 전달했다. 심석용기자

 
“코로나로부터 우리를 지켜주셔서 감사해요. 저도 그런 의료진이 될 수 있을까요?”
“감사합니다. 나중에 과학자가 돼서 다른 바이러스 백신은 제가 만들게요”
“선생님 덕분에 거리 두기 하는 방법을 알았어요. 감사합니다”
 
인천시의료원에 최근 초등학생들의 손편지가 묶인 책 여섯 권이 도착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맞서 환자들을 돌보고 있는 의료진을 위해 삐뚤빼뚤한 글씨로 편지를 쓴 주인공은 인천 가원초등학교의 2학년 학생들. 가원초는 지난 1학기부터 #덕분에 챌린지를 시작했다. 소방서, 보건소 등에 감사편지를 적어 간식과 함께 전하는 캠페인을 벌여왔다. 이 학교 관계자는 30일 "이번엔 2학년 차례를 맞아 코로나19과 싸우고 있는 인천시의료원 의료진에게 감사편지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가원초 2학년들이 편지를 쓴 건 지난 21일이다. 2학년 학생들은 색연필과 사인펜을 손에 쥐고 인천시의료원 의료진에게 전할 편지를 한줄 한줄 적어 내려갔다.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을 묘사하는 그림도 그렸다. 각 학급 담임교사는 아이들의 손편지를 한데 묶어 한 권의 책으로 만들었다. 일주일 뒤 교사들은 인천시의료원을 찾았다. 2학년 학생 약 160명의 손편지가 담긴 6권의 책을 초콜릿 등 간식과 전달했다.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학생들은 동행하지 않았다. 가원초 최보윤 교사는 “편지 작성에 앞서 아이들에게 코로나19와 힘겨운 싸움을 하는 의료진의 고충에 관해 설명했다”며 “아이들이 평소에 의료진에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었는데 서툰 글씨지만 잘 그려낸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8일 인천 가원초등학교는 2학년 학생들이 의료진을 위해 쓴 손편지를 엮어 만든 책을 인천시의료원에 전달했다. 심석용기자

지난 28일 인천 가원초등학교는 2학년 학생들이 의료진을 위해 쓴 손편지를 엮어 만든 책을 인천시의료원에 전달했다. 심석용기자

 
의료진은 예상치 못한 선물에 함박 웃음을 지었다. 이순애 교육간호과장은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코로나19와의 전쟁에 다들 지치지만 힘내라는 편지를 받을 때마다 뿌듯함을 느낀다”며 “다른 간호사들도 어린 친구들이 정성을 다해 만든 창작물이라 더 감사하고 힘이 된다고 한다”고 말했다.
 
인천시의료원은 국내에서 코로나19와의 전쟁을 가장 먼저 시작한 곳이다. 지난 1월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중국 국적 여성이 검사결과 확진됐고 국가 지정 입원 치료 병상인 인천시의료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그는 지난 2월 초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할 당시 “당신 모두는 내게 영웅이고 이 경험을 절대로 잊지 않겠다”는 자필로 쓴 편지를 의료진에게 남겼다.
 
인천시의료원 1층 벽에는 의료진을 위한 편지가 붙어있다. 심석용기자

인천시의료원 1층 벽에는 의료진을 위한 편지가 붙어있다. 심석용기자

 
인천시의료원에서는 1번 환자 퇴원 후에도 600명 이상이 코로나19로 입원치료를 받았다. 한때 116명이 입원할 정도로 병상이 가득 찼다. 현재는 코로나19 환자 14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 조승연 인천의료원장은 “고생하는 의료진에 전해지는 온정의 손길에 감사할 따름”이라며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