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에도 내신 반영한다는 서울대···"학종 확대 꼼수" 반발도

서울대학교. 연합뉴스

서울대학교. 연합뉴스

서울대가 현재 고1이 치를 2023학년도 대입부터 정시모집에 학생부 교과내신을 반영하기로 하면서 정시에서도 학생부의 영향력이 커지게 됐다. 
 
이번 변화가 입시 결과에 미칠 영향력에 대해서는 해석이 엇갈리지만 대체로 비수도권, 일반고에 좀 더 유리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런 가운데 정시 확대를 주장해온 단체들은 '꼼수'라며 반발하고 있다. 
 

"정시 확대한다더니…정부 대국민 사기"

시민단체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은 30일 성명서를 내고 "서울대가 정시모집에서 내신 점수를 반영하겠다는 것은 사실상 학생부종합전형(학종) 100%로 선발하겠다는 것"이라며 "정부가 말한 '정시 40% 확대'는 대국민 사기극으로 판명났다"고 주장했다.
 
앞서 28일 서울대가 발표한 2023학년도 대입 전형 예고의 핵심은 그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으로만 선발하던 정시모집에서 일정 비율의 학생부 교과(내신)를 반영하는 것이다. 
 
정시 일반전형은 1단계에서 수능 100%로 2배수를 뽑은 뒤 2단계에서 수능 80점, 내신 20점을 반영한다. 정시 지역균형선발은 수능 60점, 내신 40점으로 선발한다.
 

정시 비율 늘리면서도 지역 안배 고려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과 전국학부모단체연합 등 회원들이 지난해 11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정시확대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과 전국학부모단체연합 등 회원들이 지난해 11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정시확대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부는 지난해 11월 입시 공정성 대책 일환으로 학종 비율이 높은 서울대 등 16개 대학의 정시 비율을 2023학년도까지 40% 이상으로 높이도록 했다. 
 
서울대가 2015학년도 이후 8년만에 정시에서 내신을 반영하기로 한 것은 정부 요구를 따르면서도 학교 교육과 균형을 맞추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정시를 확대하면 수능 성적이 좋은 학생이 몰린 서울과 특목·자사고에 합격자가 치중되는 문제가 커지는데, 이를 해소하기 위해 내신 영향력을 높였다는 것이다.

 
이번 개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 측은 "이들은 "정시 확대를 염원하고 있는 국민을 우롱했다"며 "정시 40% 확대는 무용지물이 된다"고 주장했다. 
 
서울 한 서점에 놓인 수능시험 수험서들. 연합뉴스

서울 한 서점에 놓인 수능시험 수험서들. 연합뉴스

반면 좋은교사운동은 "고교 교육과정을 통해 종합적으로 평가한다는 면에서 고교 교육 파행을 줄이는데 긍정적"이라 평했다.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국장은 "학교 교육과정과 입시를 연계하는 측면에서는 수능만으로 뽑는 것보다 긍정적"이라며 "일반고에 기회를 넓혀주고 지나치게 많은 서울대 재수를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내신 영향 얼마나 될까…"반영 기준 깜깜이"

입시 전문가들은 학생부가 더 중요해졌고 지역 학생이 유리할 수 있다고 보지만, 실제로 영향력이 얼마나 될지는 단언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대가 내신을 반영하는 방식이 단순히 수식에 따라 성적을 점수로 환산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서울대가 제시한 정시 교과평가 기준. 등급에 대한 구체적 성적 기준 등은 제시되지 않았다. 서울대

서울대가 제시한 정시 교과평가 기준. 등급에 대한 구체적 성적 기준 등은 제시되지 않았다. 서울대

서울대에 따르면 내신 반영 방식은 학생부의 교과학습발달사항을 바탕으로 2명의 평가자가 A·B·C 등급을 매긴다. 정시 일반전형의 경우 기본점수가 15점이고 A는 5점, C는 0점이다. A를 받기 위한 구체적 기준은 알 수 없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서울대는 수능 격차가 크게 벌어지지 않는 학생들이라 내신으로 당락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정시 내신 평가 방식도 사실상 정성적 평가라 학종처럼 깜깜이 전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정시에도 학종같은 정성평가 요소가 도입됐지만 A등급과 B등급 점수 차이가 2점이라 생각보다 교과 점수 영향은 크지 않을 수 있다"며 "수능이 여전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남윤서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