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 비밀의 방 존재, 그곳에 펀드 하자 치유 문건 있었다"

지난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의 문이 닫혀있다. 국정감사에서 옵티머스 투자 로비 의혹에 대한 여야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의 문이 닫혀있다. 국정감사에서 옵티머스 투자 로비 의혹에 대한 여야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연합뉴스]

김재현(50) 옵티머스 재산운용 대표가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받게 되자 “거래처는 고문들이 다 주선하고 있다”며 조사를 회피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재현 “거래처는 고문들이 관리”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허선아 부장판사)에서 열린 김 대표 등 옵티머스 공범들의 2회 공판에는 현장검사를 나갔던 금융감독원 자산운용검사부 직원 정모씨가 증인으로 나왔다. 당시 금감원은 ‘라임 사태’가 벌어진 후 개인을 대상으로 펀드를 판매한 운용사에 대한 실태점검을 나선 상태였다.  
 
정씨에 따르면 김 대표는 지난 5월 “거래처는 고문들이 관리하며 도움을 주시고, 전반적인 운영은 윤석호 이사가 한다”며 첫 조사를 일찍 마쳤다. 고문들은 옵티머스 자문단을 뜻하는 것으로 0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채동욱 전 검찰총장, 양호 전 나라은행장, 김진훈 전 군인공제회 이사장 등이 활동했다. 이들이 정관계와 금융계에 로비 창구가 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다. 다만 채 전 총장은 “2019년 5월부터 옵티머스와 법률자문계약을 한 건 사실이지만 이 사건과 관련한 내용은 전혀 알지 못했으며 2020년 6월 계약을 즉각 해지했다”고 해명했다.  
 

“펀드 하자 치유 문건은 비밀의 방에”

정씨는 6월 18일 옵티머스가 환매중단을 하면서 다음날 급히 현장검사를 나갔다고 했다. 직원들은 “주말에 옵티머스에서 사용하던 컴퓨터를 창고에 갖다 놨다”고 진술했다. 정씨는 이들이 업무 자료를 옮겼다는 별도의 사무실로 향했다. 일명 ‘비밀의 방’이었다.  
 
그는 “후문 뒤편으로 들어가면 사무실이 있을 거라고 생각 못 하는 곳에 김 대표의 사무실이 있었다”며 “펀드 자금과 개인적으로 빌려준 차용증, 수표 사본들과 언론에 나오는 펀드 하자 치유 문건도 이때 확인했다”고 말했다.  
 
펀드 하자 치유 문건은 김 대표가 금감원 조사를 받던 5월 작성한 문건이다. 그 안에는 “정부‧여당 관계자들이 펀드 수익자로 일부 참여해 있다. 그러니까 일부러 펀드 계약을 했다, 권력형 비리로 호도될 우려가 있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 문건이 공개되며 정관계 로비 의혹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정씨는 이 밖에도 “김 대표가 앞으로 도피생활이나 증거인멸을 위해 필요한 내용을 작성한 문건들, 은닉에 관한 서류들을 발견했다”고 기억했다.  
 

“혼자 뒤집어쓰긴 두렵다”

옵티머스 사기 사건의 공범들이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긴 정황도 나왔다. 정씨가 현장검사를 나갔을 때 직원들은 “윤 이사가 모두 기획한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그러나 윤 이사는 이후 “더는 거짓말을 못 하겠다”며 금감원 조사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줬다.  
 
윤 이사와 김 대표, 옵티머스 2대 주주 이동열씨 등은 언젠가는 환매 중단을 해야 하고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김 대표는 펀드를 계속 운용해야 하고, 이씨는 부동산에서 이익을 내 보전하려면 개발 사업을 계속해야 하니 윤 이사가 모든 걸 책임지기로 협의했다고 한다. 윤씨는 태도를 바꾼 이유에 관해 “단순 사문서위조로 처벌받을 줄 알고 다 짊어지려고 했는데 자본시장법 위반은 10년 이상으로 형량이 워낙 세다”며 “다 뒤집어쓰기 두려워 사실대로 말하겠다”고 정씨에게 설명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