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병원·車 지원 끊기는 MB…이젠 예우받는 前대통령 0명

\회사 자금 횡령과 뇌물 수수 혐의 등으로 29일 대법원 상고심에서 징역 17년이 확정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30일 오전 진료를 위해 종로구 서울대학병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회사 자금 횡령과 뇌물 수수 혐의 등으로 29일 대법원 상고심에서 징역 17년이 확정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30일 오전 진료를 위해 종로구 서울대학병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이 29일 대법원에서 징역 17년 확정 판결을 받으면서 ‘전직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예우를 받는 생존 전직 대통령이 한 명도 없는 상황이 됐다. 현재 살아 있는 전직 대통령 4명(전두환·노태우·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모두가 징역형 이상 판결을 받았거나 탄핵을 당했기 때문이다. 

 
전직대통령 예우법에 따르면 대통령직에서 퇴임하면 현 대통령이 받는 보수연액(월급의 8.85배)의 95%를 12달로 나눠 연금으로 받는다. 정부 예산으로 비서관 3명과 운전기사 1명을 둘 수 있고 사무실과 차량도 지원받는다. 전직 대통령과 그의 가족은 국·공립병원과 국립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경우 무료다. 민간병원에서 치료를 받아도 정부 예산이 지원된다. 경호·경비 인력도 제공된다.
 
그러나 ▶재직 중 탄핵결정을 받아 퇴임한 경우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 ▶형사처분을 회피할 목적으로 외국정부에 도피처 또는 보호를 요청한 경우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한 경우엔 이같은 예우가 중단된다. 연금, 비서관 지원, 무료 진료 등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말이다. 다만 경호 및 경비는 계속 제공된다. 대통령경호실이 최대 10년 동안 맡고, 그 이후 필요에 따라 경찰이 맡는다. 전직 대통령이 가진 정보의 중요성 등을 고려한 조치다.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지난 4월 27일 광주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지난 4월 27일 광주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전직 대통령 예우의 주무 부처인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예우가 중단되거나 중단 예정인 전직 대통령은 전두환 전 대통령 등 4명이다. 전 전 대통령은 1997년 4월 대법원으로부터 반란수괴 및 내란수괴, 내란목적 살인 등의 혐의로 무기징역을 확정받아 예우가 끊겼다. 반란수괴 등의 혐의를 함께 받은 노태우 전 대통령도 같은 날 징역 12년을 선고받아 같은 처지가 됐다. 
 
1997년 사면된 전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에게는 80~90명(2018년 기준)의 경찰 인력이 경호·경비를 위해 지원됐다. 손금주 전 의원은 지난해 경찰청 자료를 분석해 사면 이후 전 전 대통령에게 들어간 경호 예산만 2018년까지 최소 100억원이라고 추산하기도 했다. 범죄자인 두 전직 대통령에게는 경호·경비 지원도 하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20대 국회에선 실형 선고를 받은 대통령의 예우를 박탈할 때 경호·경비 지원도 중단하자는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지만, 통과는 안 됐다. 경찰청은 결국 지난해 12월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경비 인력을 모두 철수시켰다. 여론이 나쁘고, 내년부터 의무경찰 제도가 폐지되면서 인력이 줄어든다는 게 이유였다. 하지만 경호 인력은 계속 유지된다.

 
경찰이 지난해 12월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자택 경비부대를 철수시켰다. 사진은 지난해 5월 13일 서울 연희동 전두환 전 대통령 자택 모습. [연합뉴스]

경찰이 지난해 12월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자택 경비부대를 철수시켰다. 사진은 지난해 5월 13일 서울 연희동 전두환 전 대통령 자택 모습.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예우는 2017년 3월 헌법재판소가 탄핵 결정을 내려 이미 끊겼다. 대통령경호처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은 구속 상태여서 경호 업무는 교정 당국으로 이관됐고, 사저 경비는 대통령경호처가 맡아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징역형을 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예우도 곧 중단된다. 행안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예우 중단 시점 등은 논의를 통해 곧 정해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