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스피드 강동희급"…'코리안 어빙' 변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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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린 기자 사진 박린 기자
프로농구 KGC인삼공사 가드 변준형. 화려한 드리블과 일대일 돌파, 스텝백 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 KGC인삼공사]

프로농구 KGC인삼공사 가드 변준형. 화려한 드리블과 일대일 돌파, 스텝백 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 KGC인삼공사]

 
올 시즌 초반 프로농구 팬들 사이에서 ‘핫’한 선수가 있다. 안양 KGC 인삼공사 가드 변준형(24)이다.
 
변준형은 지난달 10일 서울 삼성전에서 어시스트 17개를 올렸다. 지난달 22일 부산 KT전 2차 연장에서 결승 레이업슛을 넣었다. 화려한 드리블하다 한 발 물러서며 던지는 스탭백 슛도 일품이다.
 
특히 외국인선수가 아닌데도 4쿼터 승부처에서 해결사 역할을 맡는다. 김승기(48) 인삼공사 감독이 변준형에게 일대일 공격을 펼칠 공간을 열어주는 아이솔레이션 전술을 구사한다.
 
최근 안양체육관에서 만난 변준형은 “감독님이 ‘실수하더라도 괜찮으니 끝맺음 해보라’고 믿음을 주신다. 컨디션만 좋으면 ‘개인기를 선보일 수 있는 시간’이라 생각하며 즐기려 한다”며 웃었다. 선수 시절 ‘터보 가드’라 불렸던 김 감독은 “능력이 없는 선수면 시키지도 않는다. 저 몸(1m88㎝, 90㎏)에서 순간스피드는 과거 강동희 선배 정도로 빠르다. 올 시즌 근성과 투지까지 생겼다. 미들슛과 투맨게임만 보완한다면 어마어마한 선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동희는 1990년대 기아의 명가드로 ‘코트의 마법사’로 불렸다.
 
김승기 감독은 변준형에게 일대일 공격을 펼칠 공간을 열어주는 아이솔레이션 전술을 구사한다. [사진 KBL]

김승기 감독은 변준형에게 일대일 공격을 펼칠 공간을 열어주는 아이솔레이션 전술을 구사한다. [사진 KBL]

 
2019년 신인왕 출신 변준형은 프로 3년 차다. 올 시즌 9경기에서 평균 12.9점, 4.8어시스트를 올렸다. 지난 시즌 기록(7.3점, 2.4어시스트)과 비교해 두 배 늘었다.  
 
변준형은 “학창시절에는 승부처에서 못 넣으면 저 때문에 진 것 같아 상처 받았다. 올 시즌은 자신감있게 하자고 마음 먹었다. 지난 시즌 도중 손목이 골절돼 28경기밖에 못뛰었는데, 비시즌에 연습을 많이했다. 놀이하듯 크로스오버 드리블하고, 내 그림자를 수비수라 생각한다. DB전에서 드리블로 타이치를 제친건 내가 봐도 멋있었다”며 웃었다. 
 
변준형은 초등학교 때 센터, 중학교 때 포워드였다. 제물포고 시절 포인트가드 유현준(KCC)이 있어 스몰포워드와 슈팅가드를 봤다. 고교 시절부터 드리블을 보완해야한다고 느꼈는데, 미국프로농구(NBA) 카이리 어빙(28·브루클린 네츠)을 보고 반했다. 변준형은 “제가 워낙 드리블을 못쳐서, 어빙처럼 멋진 드리블을 하고 싶었다. 요즘도 매일 어빙 영상을 수십번씩 보며 연구한다”고 했다. 
 
현대모비스전에서 돌파를 시도하는 변준형. [사진 KBL]

현대모비스전에서 돌파를 시도하는 변준형. [사진 KBL]

 
국내팬들은 변준형에게 ‘코리안 어빙’이란 별명도 붙여줬다. 변준형은 “과분한 별명이라 부담스러웠다. 그런데 팀동료 (이)재도 형이 ‘나도 처음에는 한국의 크리스 폴(오클라호마시티)이라 불렸는데, 요즘에는 아무도 그렇게 안불러주신다’고 했다. 나중에 ‘코리안 어빙’이라 불릴리 없으니 즐기려고 하고 있다”며 웃었다.  
 
변준형은 김선형(32·서울 SK), 허훈(25·KT)을 이을 공격형 가드로 주목 받는다. 변준형은 “허훈 선수는 농구 리듬이 너무 좋다. 김선형 선수는 골밑까지 치고 들어가는게 워낙 빨라 막기 힘들다. 난 슛을 더 보완해야 한다”고 했다. 자신감 넘치지만 겸손했다. 
 
인삼공사는 2017년 이정현(전주 KCC)이 있던 시절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 공동 3위(5승4패)를 기록 중이다. 변준형은 “팀에서 입단 때부터 이정현 선배 같은 선수가 되어주길 기대했다. 올 시즌 2~3점 차로 진 경기가 있다. 고비만 넘기면 충분히 우승할 수 있는 전력이라고 생각한다. 우승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했다. 
 
안양=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