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향·바닐라향 담배 이번엔 없어질까…가향담배 판매 논란

서울시내 한 편의점에 담배가 진열돼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담배 판매량은 17억4000만갑으로 전년동기 16억7000만갑보다 7000만갑(3.8%) 증가했다. 뉴스1

서울시내 한 편의점에 담배가 진열돼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담배 판매량은 17억4000만갑으로 전년동기 16억7000만갑보다 7000만갑(3.8%) 증가했다. 뉴스1

흡연할 때 필터를 누르면 박하·바닐라 향 등이 느껴져 담배 특유의 독하고 텁텁한 향을 지워주는 담배를 ‘캡슐 담배’라고 한다. 이렇게 향을 첨가한 담배 판매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김수홍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9월 17일 향 첨가물질 캡슐을 사용한 담배의 제조 및 수입판매를 금지하는 내용의 ‘담배사업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가향담배는 특정한 맛과 향이 나도록 설탕 및 감미료(포도당, 당밀, 벌꿀 등), 멘톨, 바닐린, 계피, 생강 등을 첨가해 만드는 담배 제품으로 캡슐 담배가 대표적이다. 
 
가향담배 판매를 금지하자는 논의는 21대 국회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7년 김명연 당시 미래통합당 의원이 비슷한 내용의 국민건강증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해 1년 만에 해당 상임위원회 소위에 회부됐으나 제대로 논의하지 못한 채 20대 국회 만료로 폐기됐다. 
 
가향담배 판매 금지에 찬성하는 측은 가향담배의 맛과 향이 호기심을 자극하고 거부감을 줄여 여성과 청소년의 흡연을 유도한다고 주장한다. 지난 5월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흡연자 1000명을 대상으로 ‘2020년 국민 흡연자 인식 조사’를 했더니 청소년 중 62.7%가 가향담배(캡슐, 감미필터 등 사용한 일반 궐련 담배)로 흡연을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89.6%는 캡슐 담배가 흡연 시작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지난 2010년 44억2000만 갑이 팔렸던 담배는 10년 뒤인 지난해 34억5000만 갑으로 22% 감소했다. 반면 가향담배는 2010년 4000만 갑에서 지난해 9억1000만 갑으로 23배 가까이 폭증했다. 뉴스1

지난 2010년 44억2000만 갑이 팔렸던 담배는 10년 뒤인 지난해 34억5000만 갑으로 22% 감소했다. 반면 가향담배는 2010년 4000만 갑에서 지난해 9억1000만 갑으로 23배 가까이 폭증했다. 뉴스1

성인흡연율은 지난 2015년 1월 담배 가격을 한 갑에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인상한 뒤 2018년 22.4%로 떨어졌지만 22~23%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성인 남성 흡연율은 2015년 39.4%에서 2018년 36.7%로 감소했지만, 성인 여성흡연율은 2015년 5.5%에서 2018년 7.5%로 증가했다. 청소년 흡연율은 2016년 6.3%에서 지난해 6.7%로 올랐다.  
 
가향담배의 위해성도 지적한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 따르면 캡슐 담배는 캡슐을 터뜨리면서 필터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건강 위해성이 높을 가능성이 있다. 이성규 담배규제연구교육센터장은 “향은 호기심을 자극해 담배를 피우게 하는 강력한 유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담배에 들어가는 물질은 각각의 기능이 있다. 향을 내는 것뿐 아니라 니코틴을 뇌에 빠르게 전달하거나 목 넘김을 부드럽게 해 거부감을 줄여주는 등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가향 담배가 청소년의 흡연을 유도하기 때문에 반드시 금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잎담배 생산 농가는 가향담배가 일반담배보다 더 위험하다는 과학적 증거가 부족하다며 검증이 더 필요하다고 맞선다. 담배 판매량은 2010년 44억2000만 갑에서 지난해 34억5000만 갑으로 22% 감소했다. 반면 가향담배는 2010년 4000만 갑에서 지난해 9억1000만 갑으로 23배 가까이 폭증했다. 
 
지난 7월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0년 상반기 담배 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담배 판매량은 17억4000만 갑으로 전년동기 16억7000만 갑보다 7000만갑(3.8%) 증가했다. 이는 2016년 상반기 17억8000만갑 판매 이후 4년 만에 최대 판매량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21대 국회에도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인 만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상임위에서 논의할 것으로 보이지만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다”며 “이번에는 제대로 논의해 통과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