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분들 '댈구' 저렴하게"…청소년 술·담배 트위터로 뚫렸다

“담배ㆍ술 댈구 해드려요. 여성분들은 무료!”
 
트위터에 최근 ‘댈구(대리구매 준말)’를 해주겠다며 올라온 글이다. 미성년자의 부탁을 받고 청소년 구매금지 물품인 술ㆍ담배를 구입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댈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같은 대리구매는 불법일 뿐더러 추가 범죄로 이어질 수 있어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트위터 이미지.

트위터 이미지.

신원 확인도 않고 대리구매 기승  

21일 트위터나 인스타그램 등 주요 SNS를 확인한 결과 술이나 담배를 대신 구매해 판매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시글에는 술ㆍ담배를 대신 구매해 가져다주면서 개당 1500~2000원가량의 대행료를 받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주요 고객은 연령 제한으로 술ㆍ담배를 살 수 없는 청소년이 대부분이다. 실제로 카카오톡 등에서 대리 구매를 문의한 결과, 신원 확인도 없이 거래가 어렵지 않게 이뤄졌다. 메시지를 보낸 지 6분 만에 판매자로부터 답이 왔다. 원하는 담배 종류, 수량, 거래할 장소를 보내자 약 20분 만에 거래가 끝났다. 
 
20일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기자가 대리구매를 문의한 결과 받은 답 [메신저 캡쳐]

20일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기자가 대리구매를 문의한 결과 받은 답 [메신저 캡쳐]

 
술·담배 대리 구매는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2018년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18년 청소년 매체 이용 및 유해환경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8년 술과 담배 경험이 있는 청소년 중 직접 구매율은 각각 16.6%, 34.4%로 2016년(21.5%ㆍ41.8%)에 비해 감소했다. 이와 반대로 대리 구매 비중은 같은 기간 술(9.1%→11.7%)과 담배(17.6%→21.0%) 모두 늘었다.   
 

추가 범죄로 이어질 우려 커 

SNS를 통한 대리구매는 추가 범죄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 이은의 변호사(이은의법률사무소)는 “SNS를 통한 술ㆍ담배 대리구매는 청소년 보호법을 위반하는 범죄인 동시에 성범죄로 악용될 수 있다”며 “여자에게만 물건을 판다는 사례가 많은데 직거래 과정에서 청소년 성매매 알선이나 불법 영상물 착취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위터에서 '대리구매'를 해준다는 한 사용자의 계정 [트위터 캡쳐]

트위터에서 '대리구매'를 해준다는 한 사용자의 계정 [트위터 캡쳐]

 
문제는 술·담배 대리구매 현장을 적발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청소년 보호법 제28조 1항에 따르면 누구든지 19세 미만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술이나 담배 등을 판매ㆍ대여ㆍ배포할 수 없다. 조항을 위반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하지만 SNS를 통한 대리구매는 개인 간 이뤄지는 거래라 단속이 쉽지 않다. 일선 경찰서 관계자는 “112 신고를 하면 단속이 용이하지만 SNS 거래를 통한 개별 사례를 일일이 모니터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무엇보다 트위터 같은 외국 SNS의 경우 국내법을 따르지 않아 절차를 따르는 데에만 시간이 오래 걸려 수사가 쉽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예방 플랫폼 구축 필요”

전문가들은 온라인 공간의 대리 구매를 관리할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SNS 대리구매 모니터링은 인력ㆍ비용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며 “1차원적 감시도 중요하지만 이를 걸러낼 플랫폼을 구축해 예방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승희 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는 “온라인 공간이 확장되면서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변형된 성범죄가 자주 일어난다”며 “플랫폼별로 정책을 세우면 한계가 있는 만큼 온라인 공간 특성을 고려한 종합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