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칸막이 사서 수능 연습" 49만 수험생의 코로나 사투

“코로나로 친구나 선생님을 만날 수가 없어 멘탈 (mental·정신) 관리가 힘들었어요”
 
2021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열흘 앞둔 유은서(19ㆍ서울 반송고)양 얘기다. 공부에만 전념하기에도 빠듯한 시간이지만 유양이 신경 써야 할 일은 공부뿐만이 아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란 변수 때문이다. 유양은 “마스크 쓰고 공부하기도 힘들지만, 대면·온라인 수업을 번갈아 하는 일과도 적응하기 어렵다”며 “친구와 '캠 스터디(셀프 카메라를 켜 놓고 함께하는 공부 모임)'하며 최대한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처럼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오전 대구중앙고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뉴스1

지난 18일 오전 대구중앙고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뉴스1

코로나 19 확산 세가 수그러들지 않자 수능을 앞둔 수험생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충남 아산의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최모(19)양은 "독서실을 못 가는 대신 수능 고사장과 최대한 비슷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학교 책상과 수능 칸막이를 사서 방에 설치했다"며 "그렇다 해도 수능날 히터 빵빵한 고사장에서 어떻게 마스크 쓰고 온종일 시험을 보나 싶다”고 하소연했다. 충남 논산에서 미술 입시를 준비하는 안모(19)양은 “학원을 못 가서 카카오톡으로 받은 미술학원 과제를 집에서 해결하고 있다”며 “KF94 마스크를 끼는 등 방역 수칙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 만큼 시험을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수능 끝나도…논술·면접 ‘난관’

수능이 끝나도 ‘위험 변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대학가에선 최근 코로나 19 집단감염이 잇따랐다. 지난 18일부터 연세대와 홍익대, 서강대 등 서울 서대문구 신촌 대학가에서 코로나 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했다. 지난 13일에는 고려대 아이스하키 동아리 회원 등 10명이 코로나 19에 감염됐다. 수능 이후 논술ㆍ면접은 물론 예체능 실기 등 대학별 고사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울산 중구에서 수능을 준비하는 재수생 이모(22)씨는 "수능 끝나고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거나 자가격리하면 대학 입시 면접을 보지 못한다”며 "수능 치다 코로나에 감염될까 봐 신경 쓰이지만 피할 수 없다고 받아들이고 하루하루 공부에 집중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한 학부모가 합장을 한 채 수능 고득점을 기원하고 있다. .뉴스1

한 학부모가 합장을 한 채 수능 고득점을 기원하고 있다. .뉴스1

학부모도 걱정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서울 강남구의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고3 아들의 어머니 곽모(53)씨는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으면 수능 이후 있을 논술 시험 응시가 불가해 모든 게 말짱 도루묵”이라며 “수능 날 ‘수능 대박’보다 자녀가 감염 안 되길 빌어야 하느냐”고 말했다. 이어 “임용 시험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던데 수능 날이라고 그러지 않을 거란 보장이 없지 않으냐”고 되물었다.
 

수능 차질 없이 진행…고3 ‘원격 수업’ 

코로나 19 확진자가 급격히 늘자 고3 수업은 대부분 비대면으로 전환한 상태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미 서울 관내 고교(230곳) 중 67%(153곳)가 19일 이전에 고3을 원격수업으로 전환했다. 정부는 또 수능 2주 전인 지난 19일부터 수능 특별 방역 기간을 운영하고 있다. 전국 고등학교와 시험장으로 선정된 학교는 코로나 19 예방을 위해 오는 26일부터 전면 원격수업으로 바꾼다.
 
교육부는 수험생이 코로나 19에 감염돼도 차질없이 수능을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은 수험생은 시험 3주 전인 12일부터 병원ㆍ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해 시험을 응시할 수 있게 했다.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격리 중인 수험생 역시 전국 113곳 학교에 별도 시험장을 마련한다. 확진자나 자가격리 대상이 아니지만, 시험 당일 의심 증상을 보인 수험생은 일반 수험생과 분리한 전용 고사실에서 시험을 치른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