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인앱결제 강제, 공정위가 판단해달라" 스타트업들 집단신고

화난사람들 최초롱 대표와 법무법인 정박 정종채 변호사 등 IT기업 변호인단이 24일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에 구글의 인앱 결제 수수료 30%부과 정책을 반대하는 신고서를 제출하기 위해 공정위에 들어가고 있다. 뉴스1

화난사람들 최초롱 대표와 법무법인 정박 정종채 변호사 등 IT기업 변호인단이 24일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에 구글의 인앱 결제 수수료 30%부과 정책을 반대하는 신고서를 제출하기 위해 공정위에 들어가고 있다. 뉴스1

국내 스타트업들이 구글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집단 신고했다. 집단소송 플랫폼 '화난사람들'(대표 최초롱)과 법무법인 정박의 정종채 변호사(공동변호인단 14명)는 24일 오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서를 제출했다. 구글의 인앱결제 확대가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및 불공정거래에 해당한다는 이유다.
 
이들은 39쪽에 달하는 신고서를 통해 구글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를 지적하며 ▶부당한 가격결정행위 ▶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방해 ▶경쟁사업자 시장진입 방해 등이 공정거래법 위반이라고 밝혔다. 이어 불공정거래행위로 ▶거래강제 중 끼워팔기 ▶거래상 지위남용 중 구입강제 ▶거래 상대방 제한 등을 적시했다.
  
이번 신고에는 네이버·카카오 등이 가입한 인터넷기업협회와 스타트업들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코리아스타트업포럼도 이름을 올렸다. 네이버 한성숙 대표와 카카오 여민수 공동대표는 최근 구글 인앱결제 파장을 우려하며 공개적으로 구글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기도 했다. 
 
다만 앱마켓과 관계 악화를 우려하는 스타트업들은 명단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화난사람들 측은 "많은 업체들이 공정위 조사 시 적극적으로 협조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앞서 구글은 지난 9월 말 자사 결제시스템인 인앱결제 의무사용 범위를 콘텐트 앱까지 확대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내년 1월 20일부터 신규 출시되는 앱에 적용될 예정이었지만, 최근 국회의 요청과 개발자의 어려움 등을 고려해 모든 앱에 대해 내년 10월 1일로 적용 시점을 늦췄다.
 

공정위 조사 속도 빨라질까

 
공정위도 구글 인앱결제 문제를 본격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 관계자는 "신고서가 접수된 만큼 이를 참고해 시장지배력 남용 행위, 거래 강제 행위 등 불공정거래 행위 여부를 전반적으로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정종채 변호사는 "신고가 접수되면 공정위는 의무적으로 사건 조사에 착수하도록 돼 있다"며 "신고자가 사건 진행 내용을 전달받고 참여권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어, 향후 피해업체의 대응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0월 22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국무조정실, 국무총리비서실,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10월 22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국무조정실, 국무총리비서실,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앞서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구글 인앱결제 관련 질의를 받자 "시장 지배적인 사업자가 경쟁을 저해하는 행위를 한다면 (공정거래법을) 적용할 수 있다"며 "경쟁이 복원될 수 있도록 반경쟁 행위를 조사 중"이라고 원론적 입장을 밝혔었다. 

 

국회 '인앱결제 방지법'은 통과 불투명

 
공정위 조사가 중요한 분기점이지만, 내년 10월로 예정된 구글의 정책에 당장 영향을 주긴 어렵다. 정보통신(IT)업계 관계자는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은 조사에만 1년 이상 걸린다"며 "심리 기간까지 감안하면 공정위 판단은 최소 2년 후에야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앱 개발사들은 국회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전기통신사업법을 개정해 구글의 인앱결제 확대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구글을 공동신고한 스타트업들은 성명서에서 "모바일생태계는 결코 정치적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당리당략에 따라 좌고우면하지 말고 (국회가) 합의한 바에 따라 개정안을 통과시켜주실 것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26일 정기국회 마지막 전체 회의를 연다. 해당 개정안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통과 가능성은 크지 않다. 과방위 소속 여당 의원실 관계자는 "야당이 신중론을 펴는 데다 구글도 (인앱결제) 적용 시점을 미룬 만큼, 법안 개정의 여파를 더 고려하자는 의견이 많아졌다"며 "이번 정기국회에서 개정안 통과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정원엽 기자 jung.wonyeo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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