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세력 수사시 내쳐지는 나쁜 선례 남았다" 평검사들 반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11월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본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오종택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11월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본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오종택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징계 및 직무정지에 대해 평검사들이 반발하고 있다. 역사에 나쁜 선례가 남았다면서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경목(사법연수원 38기) 수원지검 검사는 전날 오후 11시께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소위 집권세력이 비난하는 수사를 하면 언제든지 해당세력 출신 장관이 민주적 통제, 검찰개혁이라는 이름으로 검찰총장을 직무정지 시킬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기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김 검사는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는 집권세력이 비난하는 수사는 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형사사법절차로서의 수사는 행정의 영역이자 사법에 준하는 영역이다. 이에 수사는 민주주의 원리로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며 범죄 혐의와 수사 주체의 준사법적 양심에 의해 적법 절차로 이뤄져야 한다는 법치주의 원리로 작동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이를 위해 검찰에 정치적 중립이 필요하고 민주적 통제 역시 절제돼 행사돼야 한다"고 적었다.
 
김 검사는 "진정한 검찰개혁은 어떤 정치세력이 집권해도 영향받지 않고 절제된 검찰권을 공정하게 행사, 권한에 부합하는 책임을 부담하는 제도를 구성하는 것으로 이해해 왔는데, 오늘 장관의 권한 행사가 이전 집권세력이 보여줬던 모습과 다른 것"이라고 비판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청구 방침을 밝힌 지난 11월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 검찰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청구 방침을 밝힌 지난 11월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 검찰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훗날 다른 세력이 집권하여 임명한 법무부 장관이 오늘의 선례와 같은 일을 하면 오늘의 법무부 장관은 그에 대하여 수사는 민주적 통제를 받는 영역이므로, 이는 적법 타당하다고 할 수 있을까"라고 되물었다.
 
김 검사는 "집권세력’인 정치인 출신 장관이 검찰개혁이라는 이름으로 검찰총장을 내칠 수 있다는 뼈아픈 선례가 대한민국 역사에 남았다"고 주장했다.
 
이환우(39기) 제주지검 검사도 이프로스에서 "우리는 그리고 국민은, 검찰개혁의 이름을 참칭해 추 장관이 행한 정치적 폭거를 분명히 기억하고 역사 앞에 고발할 것"이라고 했다. 이 글에는 강백신(34기) 창원지검 통영지청 형사1부장은 "박정희 시절 민복기 대법원장이 '민주주의 국가이니 사법부의 독립을 내세우지 않을 수 없었겠지만 제사에 대추 밤 놓듯이 구색을 맞춘 정도였지요'라고 했던 말이 떠오르게 하는 상황"이라고 댓글을 남겼다. 강 부장검사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재판 등을 하고 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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