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秋 절차 파괴에…감찰위 "원칙대로 징계위 전 열어달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후 정부과천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후 정부과천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법무부가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외부감찰위원회를 징계위원회 소집 이후에 개최하려고 하자 외부 감찰위원들이 26일 "원칙대로 징계위 전에 열어야 한다"며 임시회의 소집 요청서를 법무부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통상 감찰위에서 구체적 징계 수위가 정해졌기 때문에 법무부의 조치는 윤 총장의 징계 처리 과정에 외부의 목소리를 차단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당초 감찰위는 오는 27일 예정됐다. 하지만 이주 초 법무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일정을 다음 달 10일로 연기했다. 이렇게 되면 다수의 외부 위원들로 구성된 감찰위의 자문 없이 윤 총장의 징계위가 열리게 된다. 윤 총장의 징계위는 다음달 2일 열린다. 때문에 '뒷북' 감찰위 소집은 '구색 맞추기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일부 감찰위원들은 이날 징계위 이전에 감찰위를 조기 소집해야 한다는 의견을 교환했다. 논의 결과에 따라 감찰위원 6명은 팩스를 통해 "징계위 이전에 감찰위를 소집해달라"는 조기 소집 요청서를 법무부로 보냈다. 13여명의 감찰위원 중 3분의 1이상의 요청이 있는 경우 임시회의를 개최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른 조치다. 법무부는 감찰위원들의 조기 소집 요청에 우편 접수를 요구하는 등 극히 까다로운 조건을 언급하기도 했다. 
 
법무부는 지난 3일 감찰위 개최 규정을 감찰위원들에게 통보하지 않고 기습적으로 변경했다. 당초 법무부의 감찰규정은 '중요 사항 감찰에 대해 법무부 감찰위원회의 자문을 받아야 한다'고 돼 있었다. 하지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윤 총장의 징계 청구와 업무배제를 단행하기 전 이를 '중요사항 감찰에 대해 법무부 감찰위원회의 자문을 받을 수 있다'고 변경했다. 외부 위원들의 자문을 반드시 받도록 한 규정을 임의 조항으로 바꾼 탓에 윤 총장의 직무배제를 겨냥한 조치가 아니었냐는 논란이 커졌다. 실제로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 및 직무 정지 결정도 감찰위를 거치지 않은 채 법무부가 단독으로 결정했다. 
 
한 외부 감찰위원은 "이전에는 감찰위를 거치지 않고 징계위가 열린 적이 없었고, 법무부는 감찰규정 변경도 위원들에게 통보하지 않았다"며 "원칙대로 처리해달라고 법무부에 이날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강광우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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