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국제협력담당관 "미국은 판사 기본 정보, 정부 홈페이지에 게재"

 구승모 대검찰청 국제협력담당관이 사례로 든 미국 북캘리포이나 연방 법원의 판사 정보 공개 사례.

구승모 대검찰청 국제협력담당관이 사례로 든 미국 북캘리포이나 연방 법원의 판사 정보 공개 사례.

대검찰청에서 국제 업무를 담당하는 구승모 국제협력담당관이 29일 검찰 내부망에 이른바 ‘판사 문건’ 의혹과 관련해 해외에서는 판사 성향 정보를 어떻게 취급하는지 사례를 들며 소개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판사 사찰 의혹 등을 제기하며 사상 초유의 징계 청구와 직무배제, 수사 의뢰 조치까지 취한 것에 대한 반박이다.

 
구 담당관은 이날 검찰 내부망에 “국제업무를 담당하다 보면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외국에서는 어떤 논의를 거쳐 어떻게 해결됐는지 살펴보게 된다”며 “물론 각 나라는 법제도 뿐만 아니라 문화와 역사가 각기 다르므로 외국의 사례가 우리에게 바로 정답이 될 수는 없지만, 우리 사안의 본질에 대해 시각을 넓혀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소재가 된다고 생각된다”라고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먼저 미국 사례를 들었다. 구 담당관은 “미국 판사에 대한 기본 정보(학력, 경력, 심지어 어느 정당을 지지하는 지까지도)는 정부 홈페이지에 게시돼 있는 공적 정보였다”며 “또 판사들에 대한 변호사들의 평판을 기재한 자료는 종합법률정보 사이트 등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고, 소속정당, 학력, 저술, 연령, 활동 및 가입단체, 개인적 관심사, 사법 철학, 성격과 품행, 지적 능력, 전문성, 재판 스타일 등이 상세히 수록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판사의 스타일에 맞춰 공판을 준비하는 것은 검사와 변호인에게 너무나 당연한 통상 업무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각 사례를 정리한 문서를 첨부했다. 문서에는 미국 북캘리포니아 연방 법원, 캘리포니아 지방법원(카운티 법원) 홈페이지 올라온 판사 정보 공개 사례를 담았다. 미국 법률 정보 사이트에서 미국 판사들에 대한 평판 자료가 책자 형태로 유료로 판매되는 사례 등도 공유했다.
 
 구승모 대검찰청 국제협력담당관이 사례로 든 미국 판사들의 평판 유료 자료. 구 담당관은 "미국 대형 법률사이트들은 미국의 각 주별로 주의 법원 조직도, 법관들의 명단, 개개 법관들의 성향(개개 변호사들의 평가), 위와 같은 성품·진행방식을 포함하여 원·피고에게 어느 쪽으로 더 많은 유리한 결과가 나왔는지 등 통계자 료에 이르기까지 각종 자료들을 책자의 형태로 판매한다"고 소개했다.

구승모 대검찰청 국제협력담당관이 사례로 든 미국 판사들의 평판 유료 자료. 구 담당관은 "미국 대형 법률사이트들은 미국의 각 주별로 주의 법원 조직도, 법관들의 명단, 개개 법관들의 성향(개개 변호사들의 평가), 위와 같은 성품·진행방식을 포함하여 원·피고에게 어느 쪽으로 더 많은 유리한 결과가 나왔는지 등 통계자 료에 이르기까지 각종 자료들을 책자의 형태로 판매한다"고 소개했다.

 

"아베, 친정권 검사총장 임명 시도했지만, 사회적 혼란만 야기"

일본에서 발생한 검찰의 중립성 논란 사례도 거론했다. 구 담당관은 “일본의 검사총장(검찰총장)은 법적으로는 내각에 임명권이 있지만, 1964년 이후 관례적으로 전직 검사총장들과 현 검사총장이 협의해 차기 검사총장을 내정한다”며 “그 후보자를 법무성(법무부) 검찰국장, 법무차관, 도쿄고검장, 검사총장의 인사루트를 밝게 해왔고, 역대 총리도 검찰의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이 관례를 인정해왔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최근 아베 (신조) 총리는 이 관행을 무시하고 정권과 소통이 잘되는 검사를 검사총장으로 임명하려 그 검사의 정년을 연장하고, 이를 위해 검찰청법까지 개정하려는 과정에서 큰 사회적 혼란이 일어났다”며 “그 와중에 일본 검찰은 전 법무대신 부부를 구속기소하는 등 정권에 대해 엄중한 수사를 벌였고, 결국 많은 논란 끝에 수년 전 검찰이 내정했던 검사가 최근 검사총장이 됐다”고 덧붙였다.  
 
구 담당관은 “일본은 한국에 비해 정권 교체도 빈번하지 않고, 특수부의 수사도 한국만큼 활발하지 않다는 차이가 있지만, 일본 사회는 정권이 검찰의 독립성을 침해하지 말아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된다”고 했다. 
 
강광우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