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글부글' 檢 내부 "총장 찍어내기가 악습…선배들이 앞장서 적폐 보여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30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30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현재 검찰총장을 찍어내기 위해 보여주고 있는 일련의 행태가 바로 우리가 개혁해야 할 검찰의 악습이 아닌가요"
 
정유미 인천지검 부천지청 부장검사는 1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심재철, 박은정 선배님께'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이같이 반문했다. 그는 "선배들이 앞장서서 없어져야만 하는 검찰의 적폐 악습을 골고루 행해 보여주니 제 눈엔 오히려 선배들이 검찰개혁에 항거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정 검사는 "두 선배님이 추구하는 그 '검찰개혁'이란게 대체 뭔지 모르겠다"면서 "거의 모든 동료들의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절차를 무시하고 법치주의를 파괴해가며 '검찰개혁' 완수를 위해 온몸을 바치는 것에 눈물겨운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누군가를 표적으로 찍어 놓고 처벌이든 망신이든 정해놓은 결론을 내기 위해 절차를 무시하고 표적 수사와 별건 수사를 마다하지 않고, 적법절차를 가장해 적법 같은 절차적 잔기술을 부리는 과거 우리 검찰이 몇몇 정치적 사건에서 비난받았던 행동을 선배님들이 앞장서서 망라해 보여주고 계신다"고 지적했다.
 
정 검사는 "검찰이 변화하고 개혁해야 한다는데 반대하는 검사들은 제 주변에서 본 적이 없다"면서도 "당신들이 생각하는 검찰개혁은 '윤석열을 제거하는 것' 그 자체인가, 아니면 '검찰이 진보적(?) 정치세력에 복무하는 것'인가. 둘 중 어느 것도 아니길 바란다"고 했다. 
 
아울러 "검찰개혁은 영웅의식을 버리고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윤 총장을 악 또는 적으로 규정하고 법적 절차를 무시해가며 그 악을 무너뜨리려 매달릴수록 우리가 이루고자 했던 검찰개혁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과거 참담한 구습으로 회귀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달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달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윤석열 검찰총장의 징계 여부와 수위를 논의하는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를 하루 앞둔 1일 검찰 내부에선 추 장관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장진영 대전지검 천안지청 검사도 이날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더 이상 진정한 검찰개혁을 추진할 자격과 능력이 없다"며 "장관직에서 단독 사퇴해달라"고 밝혔다. 
 
장 검사는 "장관은 정권에 불리한 수사를 덮고 민주적 통제를 앞세워 검찰을 장악하고자 하는 검찰 개악을 추진하면서 마치 이를 진정한 검찰개혁이라고 국민을 속여 그 권한을 남용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임명권자가 요구한 검찰개혁 임무를 누구보다 철저히 수행하고 있는 현 총장까지 물귀신 작전으로 동반사퇴로 끌어들일 생각은 말아달라"며 "이는 사퇴 순간까지도 검찰을 정치로 끌어들여 진정한 검찰개혁을 더욱 욕보이는 것"이라고 했다.
 

관련기사

함민정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