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탈레반 의족에 맥주 마셨다, 호주 특수부대 만행 또 폭로

가디언이 1일(현지시간) 공개한 2009년 당시 한 호주 특수부대원의 사진. 사진 페이스북 캡쳐

가디언이 1일(현지시간) 공개한 2009년 당시 한 호주 특수부대원의 사진. 사진 페이스북 캡쳐

 
사망한 탈레반(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군인의 의족에 술을 따라 마시고 있는 호주군의 사진이 공개됐다.
 
1일(현지시간) 가디언은 2009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촬영된 호주 특수부대원들의 사진 일부를 단독 입수했다며 이를 공개했다. 한 사진에서는 한 남자가 슬리퍼가 신겨져 있는 의족에 맥주를 따라 들이키고 있다. 다른 사진에선 해골 깃발을 배경으로 두 남자가 의족을 가지고 춤을 추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가디언은 이 사진이 아프가니스탄 우르즈간주(州) 주도 타린코트의 호주군 진지 내부의 ‘팻 레이디스 암즈(Fat Lady’s Arms)’라고 불리는 한 술집에서 찍힌 것이며, 사진에 찍힌 이들은 모두 호주군 병사들로 일부는 아직도 군에 복무 중이라고 폭로했다. 사진에 나온 의족은 2009년 4월 호주군이 우르즈간 카카라크의 탈레반 2개 진지 등을 드론 공습했을 당시 사망한 탈레반 군인의 것으로 추정된다고도 덧붙였다.
 
한 전직 호주 특수부대 SASR 부대원은 이 의족이 술집 안에 보관됐으며 독일어로 ‘부츠(Das Boot)’라고 적힌 명패가 걸려 있었다고 전했다. 부대원들은 어느 곳으로 파견되든 이 의족을 갖고 다녔다고도 했다. 그는 “팻 레이디스 암즈가 설치되는 곳이면 어디든 의족이 설치됐고, 부대원들은 가끔 (의족을) 술을 따라 마시는 데 썼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또 이 전직 대원은 상급 지휘관들이 팻 레이디스 암즈에 와 이 의족을 보고 똑같이 술을 따라 마시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오래전부터 호주군 특수부대 내에서는 ‘탈레반 의족에 술을 따라 마시는 간부들이 있다’는 소문이 공공연하게 돌았다고 한다. 앞서 호주 ABC방송은 의족에 술을 따라 마시는 특수부대 내 악습을 보도했지만, 사진으로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된 건 처음이었다.
 
오스트레일리아국방군 감찰실(IGADF)이 19일(현지시간) 공개한 호주군 특수부대의 전쟁범죄 보고서. 로이터통신=연합뉴스

오스트레일리아국방군 감찰실(IGADF)이 19일(현지시간) 공개한 호주군 특수부대의 전쟁범죄 보고서. 로이터통신=연합뉴스

 
지난달 19일 오스트레일리아 국방군 감찰실(IGADF)은 SASR 등이 2005년부터 2016년까지 아프가니스탄에서 비무장 민간인 39명을 불법 살해하고 이를 은폐했다고 밝혔다. IGADF 보고서에 의족과 관련한 내용은 없었지만, 다만 IGADF는 부대 내에서 ‘팻 레이디스 암즈’라는 이름으로 술집이 불법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이곳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탈 행위가 암묵적으로 용인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하야툴라 파즐리 우르즈간 주의원은 가디언에 “내가 봐온 것 중에 가장 역겹고 충격적이며 불쾌한 사진”이라며 “이들이 우리를 돕기 위해 왔다는 것을 생각하니 더 불쾌하다.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호주 국방부 대변인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진행되는 수사에 포함되지 않은 정보가 국방부에 있는 경우, 해당 사안들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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