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바이든 경제팀, 골드만삭스 지고 블랙록 뜬다

아데예모(左), 디즈(右)

아데예모(左), 디즈(右)

조 바이든 정부 경제팀 핵심 인사 중엔 블랙록(BlackRock) 자산운용 임원 출신이 꽤 있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에 지명된 브라이언 디즈(43)는 블랙록에서 지속가능 투자팀을 이끌었다. 월리 아데예모(39) 미 재무부 부장관 지명자는 블랙록 최고경영자(CEO)인 래리 핑크의 비서실장으로 일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경제팀 브레인이었던 이들은 2016년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하자 블랙록 행을 택했다.
 
디즈와 아데예모가 바이든 경제팀의 중책을 맡게 되면서 ‘골드만삭스→행정부’로 이동하는 공식 코스가 달라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의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게리 콘 전 NEC 위원장이 모두 골드만삭스 출신이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 로버트 루비니 재무장관과 조지 W 부시 정부에서 재무장관으로 일했던 헨리 폴슨도 마찬가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골드만삭스 출신이 백악관 요직을 가져가던 공식이 깨지고 블랙록이 그 자리를 꿰찼다”고 보도했다. 이는 기업 인수합병(M&A) 및 공격적 주식 투자로 수익 창출을 최대의 목표로 삼는 골드만삭스, 나아가 월스트리트가 표상하는 가치에 바이든 행정부가 ‘노(No)’를 외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기후변화 대책과 경제 및 성 불평등 해소, 소수자 보호를 중시하는 바이든 행정부와 블랙록의 성향은 잘 어울린다.
 
블랙록은 지속가능성과 친환경 등의 가치에 집중하며 다른 투자은행(IB)과 차별화를 꾀했다. 특히 아데예모와 디즈의 합류 이후 그런 색채가 더 짙어졌다. 핑크 CEO는 올해 초 투자자에게 보낸 공개편지에서 “앞으로 블랙록의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 기준은 환경 문제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블랙록은 5억 달러에 달하는 석탄산업 관련 투자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블랙록의 홈페이지엔 “부(富)엔 ‘우리’라는 가치가 있어야 한다”는 문구가 선명하다. 투자에 있어 개인의 수익을 맹목적으로 좇기보다 공동체 가치도 의식하겠다는 선언이다.
 
1988년 설립된 블랙록 자산운용은 2018년 기준 매출액이 141억 달러(약 15조5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회사다. 골드만삭스(1896년 창립)와 비교하면 역사가 짧지만 내실은 있다. 지난 9월 기준으로 자산이 7조8000억 달러가 넘는 알짜 기업으로 성장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