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시대 ‘아시아판 나토’ 생길까 걱정하는 베이징

중국이 이웃 나라와의 관계를 가장 중시하는 주변국 외교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홍콩 명보(明報)가 2일 보도했다. 이제까지는 대국과의 관계, 그중에서도 중·미 외교를 최우선에 뒀으나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하면서 외교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양제츠 중국 외교 담당 정치국 위원은 지난달 30일 중국 외교는 앞으로 주변국 외교와 대국 외교를 중점에 두겠다고 말해 대미 외교보다 이웃 나라와의 관계를 더 중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 바이두 캡처]

양제츠 중국 외교 담당 정치국 위원은 지난달 30일 중국 외교는 앞으로 주변국 외교와 대국 외교를 중점에 두겠다고 말해 대미 외교보다 이웃 나라와의 관계를 더 중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 바이두 캡처]

명보에 따르면 중국 외교를 총괄하는 양제츠(楊潔篪) 정치국 위원은 지난달 30일 중국은 앞으로 주변과 대국 외교를 중점에 두고, 개도국 외교는 기초, 다자 외교는 중요 무대라는 차원에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엔 대국 외교를 가장 먼저 언급하고 이어 주변 외교를 말했으나, 이번엔 주변과 대국을 함께 거론했다. 그것도 대국에 앞서 주변을 먼저 언급해 중국 외교의 중점이 미국에서 이웃 나라와의 관계 개선으로 옮겨갈 것을 예고했다는 것이다.
 
바이든 시대의 미국이 아시아 각국과 연합해 대중 전선을 펼치면서 중국의 주위 외교 환경이 더욱 악화할 것으로 베이징은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AFP=연합뉴스]

바이든 시대의 미국이 아시아 각국과 연합해 대중 전선을 펼치면서 중국의 주위 외교 환경이 더욱 악화할 것으로 베이징은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 같은 변화는 미국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는 전혀 성격이 다른 조 바이든 시대가 열리면 중국의 주변 외교 환경이 더욱 악화할 것으로 베이징이 걱정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화권 인터넷 매체 둬웨이(多維)에 따르면 바이든은 지난달 24일 차기 미국의 국가 안전과 외교 정책을 이끌 팀을 소개하면서 “미국이 돌아왔다”고 천명해 트럼프 대통령과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세계를 이끌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밝혔다.
 
바이든의 세계 영도 방식은 동맹과의 관계 회복에서 출발하며 이는 바이든 시대 국무장관으로 내정된 토니 블링컨도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데 이로 인해 미국과 아시아 국가가 연합해 중국에 대항하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영국의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컨트롤 리스크스의 앤드류 길홈 동북아리스크 총괄 디렉터 앤드류 길홈은 “중국은 아시아 국가가 바이든의 미국과 연합해 대중 전선을 펼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1]

영국의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컨트롤 리스크스의 앤드류 길홈 동북아리스크 총괄 디렉터 앤드류 길홈은 “중국은 아시아 국가가 바이든의 미국과 연합해 대중 전선을 펼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1]

영국 글로벌 컨설팅 업체 컨트롤 리스크스(Control Risks)의 동북아리스크 총괄 디렉터 앤드류 길홈(Andrew Gilholm)은 “중국이 경제적으로 한국과 일본, 인도 등에 매우 중요한 나라이긴 하지만 중국은 도쿄와 워싱턴 간 긴밀한 동맹 관계를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일본에 대해 환상을 갖고 있지 않으며 한국의 경우 문재인 대통령이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취하려 애를 쓰고 있지만, 중국은 한국에 대해서도 커다란 환상을 갖고 있지는 않다”고 길홈은 주장했다.
 
그는 “동남아 국가들 또한 중국과의 사이에 ‘거대한 불일치’가 존재해 미국과 동남아 국가가 대중 정책에서 협조할 공산이 크다”며 “이에 따라 중국은 현재 모든 국가가 미국 주도의 연합에 참여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기를 절실하게 희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바뎬쥔 중국 지린대학 동북아연구원 부원장은 “바이든 시대의 미국은 중국을 감옥에 가두려 할 것”이라며 “미국이 아시아판 나토와 같은 새로운 동맹을 구축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중평망 캡처]

바뎬쥔 중국 지린대학 동북아연구원 부원장은 “바이든 시대의 미국은 중국을 감옥에 가두려 할 것”이라며 “미국이 아시아판 나토와 같은 새로운 동맹을 구축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중평망 캡처]

또 중국 지린(吉林)대학의 동북아연구원 부원장 바뎬쥔(巴殿君)은 “바이든이 집권해도 미국의 ‘중국 때리기’ 본질은 바뀌지 않고 때리는 방식에서만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바이든의 대중 압박 방법은 동맹을 이용해 중국의 경제와 기술을 포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시대의 중국 처지는 더 나빠질 것”이며 “미국이 과거 중국에 마구 화살을 쏘았다면 이젠 중국을 감옥에 가두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미국은 기존 동맹뿐 아니라 ‘아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같은 새 동맹을 만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