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국정농단' 운명의 날, 20년형 확정땐 87세에 출소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7년 국정농단 1심 사건 재판에 출석하는 모습.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7년 국정농단 1심 사건 재판에 출석하는 모습. [연합뉴스]

국정농단 사건 및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특활비) 상납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박근혜(69) 전 대통령이 14일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받는다. 이미 대법원 상고심 판단을 거친 만큼 앞선 선고대로 형이 최종 확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법조계 안팎의 시각이다. 3년 9개월에 걸친 재판이 마무리되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특별사면 요건이 갖춰진다.
 

파기환송심서는 총 징역 20년

대법원 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14일 오전 11시 15분 박 전 대통령의 재상고심 선고 공판을 연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0년 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국정농단 사건과 특활비 상납 사건을 하나로 묶어 판단한 재판부는 재임 중 뇌물을 받은 혐의에 대해 징역 15년과 벌금 180억원을, 그 외 다른 혐의에 대해 징역 5년을 선고하고 추징금 35억원도 부과했다. 
 
박 전 대통령 관련 사건은 크게 국정농단 사건과 특활비 상납 사건의 두 갈래로 나뉜다. 원래 따로 재판이 진행된 두 사건은 각각 2019년 8월과 11월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된 이후 병합됐다. 

파기환송심 형량 유지 가능성

대법원은 두 사건을 파기환송할 당시 핵심 쟁점에 대한 판단을 내렸다. 파기환송심은 대법원의 판단 취지대로 선고했다. 재상고심이 파기환송심의 형량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이유다. 박 전 대통령은 파기환송심 이후 재상고하지 않았다. 검찰은 파기환송심 중 문체부 블랙리스트 사건의 일부 무죄 판단에 대해 재상고했다. 그런 만큼 대법원은 무죄가 선고된 부분에 대한 검찰 재상고 이유만 검토하고 사건을 마무리할 전망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관련 재판 경과.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박근혜 전 대통령 관련 재판 경과.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박 전 대통령은 ‘비선 실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의 태블릿PC가 세상에 알려지며 국정농단 의혹으로 2017년 3월 구속됐고, 그해 4월 재판에 넘겨졌다. 미르ㆍK스포츠재단과 관련해 전국경제인연합회, 대기업에 출연금을 내도록 하거나 롯데ㆍ삼성ㆍSK그룹 등에 뇌물을 요구했다는 혐의 등이다.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24년과 벌금 180억원을 선고했다. 항소심에서는 삼성 관련 뇌물 인정액수가 늘면서 징역 25년과 벌금 200억원을 받았었다. 대법원은 2019년 8월 박 전 대통령의 1·2심 선고가 뇌물 혐의 부분을 분리 선고하지 않아 위법하다며 파기 환송을 판결했다.
 
국정원 특활비 상납 사건은 박 전 대통령이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13년 5월부터 2016년 7월까지 남재준ㆍ이병기ㆍ이병호 전 국정원장에게 매월 국정원 특활비를 현금으로 받아왔다는 혐의다.

 
남 전 원장은 12차례 각 5000만원씩 6억원을, 이병기 전 원장은 8회에 걸쳐 각 1억원씩 모두 8억원을, 이병호 전 원장은 모두 19억원을 건네 총 33억원이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됐다는 것이다. 이병호 전 원장은 이와 별도로 2016년 9월 2억원을 추가로 줬다는 혐의도 받았다. 
 
검찰은 국정원장들이 박 전 대통령에게 특활비를 건넨 사안에 대해 국고손실과 뇌물 혐의를 적용했다. 1심은 대가성을 인정할 수 없어 뇌물은 아니지만, 대통령이 국정원장과 공모해 국고에 손실을 입혔다고 인정했다. 1심은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6년과 추징금 33억원을 인정했다. 2심은 남 전 국정원장에게 받은 돈은 국고손실이 아닌 횡령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징역 5년과 추징금 27억원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2019년 11월 2심을 파기하며 33억원을 모두 국고 손실죄로 인정하고, 이병호 전 원장에게 받은 2억원은 뇌물로 인정하라는 취지의 판결을 했다. 
지난 2019년 8월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 '비선 실세' 최순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연루된 '국정농단' 사건 상고심에서 김명수 대법원장(가운데)이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지난 2019년 8월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 '비선 실세' 최순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연루된 '국정농단' 사건 상고심에서 김명수 대법원장(가운데)이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파기환송심대로 확정 시 22년 형기 마쳐야

형이 확정되면 국정농단 관련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은 2017년 4월 재판에 넘겨진 지 3년 9개월 만에 마무리된다. 대법원이 파기환송심 판결대로 형을 확정하면 박 전 대통령은 새누리당 공천 개입 혐의로 이미 확정된 징역 2년을 합쳐 모두 22년의 형기를 마쳐야 한다. 
 
또 사면법에서 규정하는 특별사면의 대상인 ‘형이 선고된 자’의 요건도 갖추게 된다. 이에 정치권에서 불거진 전직 대통령에 대한 특별사면 논의가 재점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 이미 특별사면 요건을 갖췄다. 2017년 3월 구속된 박 전 대통령은 총 22년의 징역형 중 앞서 확정받은 징역 2년형의 집행이 이미 끝난 상태다. 사면이나 가석방이 없다면 형기를 2039년에 마치게 된다. 박 전 대통령이 87세가 되는 때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