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이 줄잇는 코로나···모더나 CEO "종식 불가능, 풍토병될 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많은 국가에서 시작됐지만, 세계는 아직도 어두운 새벽을 지나고 있다. 하루 신규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는 매번 기록을 경신하고, 곳곳에서 새로운 변이가 발견되고 있다. 세계 제약사들은 변이에도 코로나19 백신 효능을 자신하지만, 이제 코로나19는 ‘풍토병’이 될 것이란 우울한 전망도 나온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전세계 코로나19 누적 감염자 수는 14일 9000만 명을 넘어섰다.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수는 약 195만 명이다. [세계보건기구]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전세계 코로나19 누적 감염자 수는 14일 9000만 명을 넘어섰다.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수는 약 195만 명이다. [세계보건기구]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14일 전세계 코로나19 누적 감염자 수는 9000만 명을 넘어섰다. 누적 사망자 수도 195만 4000여명이다. 특히 최근 확산세가 두드러진다. 지난 9일과 10일엔 이틀 연속 신규 확진 사례가 82만 명을 넘으며 잇따라 최고치를 넘겼다.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심각한 미국에선 하루에만 사망자가 4000명 넘게 나오는 상황이며, 입원 치료를 받는 환자만 13만 명에 달한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의 배경에는 세계 곳곳에서 발발하고 있는 코로나19 변이가 있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와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는 모두 기존 바이러스보다 1.5~1.7배 이상 전파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8일(현지시간)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영국발 변이가 영국 신규 감염의 60%, 런던 신규 감염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이 변이는 현재 최소 45개국에서 발견된 상태인데,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는 5일 “영국 남동부에서 발견된 B.1.1.7 변이 코로나19가 급속히 다른 변이 바이러스를 대체하면서 새로운 대유행의 전조가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해 12월 28일 기준, 영국발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 발생 국가. 김현서 기자

지난해 12월 28일 기준, 영국발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 발생 국가. 김현서 기자

 
또 일본에서 지난 10일 브라질 입국자에게서 새로운 변이가 발견됐고, 13일 미국 오하이오에서도 2종의 새로운 변이가 보고됐다. 일본과 미국에서 발견된 변이 모두 영국과 남아공발 변이와는 다르다고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
 
특히 오하이오주립대 산하 의료센터 연구진은 이 중 한 종의 변이는 오하이오의 주도 콜럼버스에서 3주 만에 광범위하게 퍼졌다고 알렸다.
 

◇변이, 독성 낮아질 수도

 
돌연변이는 모든 생명체에서 일어나는 자연현상이지만, 유독 코로나19가 변이에 취약한 것은 RNA 바이러스가 가진 특성 때문이다. 코로나19를 일으키는 SARS-CoV-2는 모두 3만 개의 염기가 일렬로 배열된 ‘유전체 RNA’에 유전 정보를 담고 있다.
 
RNA바이러스인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수많은 돌연변이를 일으킨다. 이 중 영국발 변이처럼 전파력이 강해 생존에 적합한 변이가 살아남는다. 중앙일보

RNA바이러스인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수많은 돌연변이를 일으킨다. 이 중 영국발 변이처럼 전파력이 강해 생존에 적합한 변이가 살아남는다. 중앙일보

 
안광석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RNA 바이러스에서 유전물질 복사를 담당하는 RNA 중합효소는 자연적으로 오류를 일으킨다”며 “예를 들면 만 개의 염기마다 한 번씩 틀린 염기를 끼워넣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DNA 중합효소는 유전물질 복사 과정에서 오류 교정 능력있는데, RNA 중합효소는 이런 능력이 없다”며 “이런 오류가 생기면 그게 돌연변이”라고 덧붙였다.
 
변이가 더 높은 전파력을 갖고 있다는 점에 대해 안 교수는 “전염병 바이러스는 사람 몸에 적응하려고 한다. 생존에 용이하기 위해 많은 변이 중에 전파 속도가 빠른 변이가 살아남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독성은 오히려 강해지지 않을 수 있다. 바이러스는 숙주에서만 살 수 있는데, 독성이 강하면 숙주도 죽어 바이러스가 사라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화이자 “영국발 변이 효과 있다”

 
제약사들은 코로나19 백신이 변이에도 효능은 있는지 연구에 들어간 상태다. 화이자는 자사 연구진과 텍사스 의대가 공동 연구한 결과를 지난 8일 발표하고, 자사 백신이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화이자 연구진은 8일(현지시간) 자사 백신이 영국발 변이에도 효능을 보였다고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

화이자 연구진은 8일(현지시간) 자사 백신이 영국발 변이에도 효능을 보였다고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

 
연구진은 화이자 백신을 맞은 20명의 혈액 표본에서 항체를 채취해 실험실에서 배양한 다양한 변이 바이러스에 실험했는데, 그 결과 영국발 변이를 일으킨 돌연변이에도 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화이자는 이어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연구에 착수했다.
 
전문가들은 현재까지 보고된 변이 바이러스에도 백신이 예방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전망한다. 안 교수는 “(화이자 외) 다른 업체의 백신도 변이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백신으로 만들어진 항체가 감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 여러 부분을 공격하게 돼 있어, 이 정도 변이로는 영향받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앞으로 1년 동안 변이가 계속 나온다면 지금 나온 백신의 효능은 많이 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 사라지지 않을 것”

 
 스테판 방셀 모더나 CEO는 13일(현지시간) JP모건 보건의료 콘퍼런스에 패널로 참석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AFP=연합뉴스]

스테판 방셀 모더나 CEO는 13일(현지시간) JP모건 보건의료 콘퍼런스에 패널로 참석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AFP=연합뉴스]

 
백신이 코로나19 종식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선 부정적이다. 모더나의 스테판 방셀 CEO는 13일 “우리 백신으로 생긴 면역 효과는 2년 정도는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 바이러스와 영원히 살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코로나19가 지금보다는 낮은 감염 수준으로 지역 사회 곳곳에 풍토병처럼 존재할 것이라는 감염병 전문가들의 예측과 동일하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