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20년형 확정 날, 사면에 침묵한 청와대

박근혜(69) 전 대통령의 징역 형량이 총 22년으로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14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재상고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20년과 벌금 180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은 2018년 옛 새누리당 공천 개입 혐의와 관련해 선고받은 징역 2년을 더해 총 22년을 복역해야 하게 됐다. 2017년 3월 구속됐기 때문에 사면이나 가석방이 없을 경우 87세가 되는 2039년에나 만기 출소할 수 있다.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 10일 대한민국 헌정사 최초의 헌법재판소 대통령 탄핵 및 파면 결정으로 불명예 퇴진했고, 그 다음 달 기소됐다. ‘비선 실세’로 불렸던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와 공모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부터 승마 지원 명목으로 뇌물을 받고, 대기업들에 K스포츠·미르재단 출연을 강요한 혐의 등이 주요 공소 사실이었다. JTBC의 태블릿 PC 보도 이후 4년4개월, 박 전 대통령 기소 이후 3년9개월 만에 이 사건에 대한 사법적 심판이 마무리됐다.
 
청와대는 판결에 대한 소감만 밝혔을 뿐 관심이 쏠린 사면에 대해선 말이 없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이라는 헌법정신이 구현된 것”이라며 “한국 민주주의의 성숙과 발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직 대통령이 복역하게 된 불행한 사건을 역사적 교훈으로 삼아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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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지난해 10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법원 선고 때는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날 대법원 판결로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은 사면 대상이 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 하지만 사면과 관련된 언급 자체를 피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으로부터 사면에 대한 별다른 말을 듣지 못했다”며 “대법원 선고가 나오자마자 사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결국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쏘아올린 사면 논란의 답은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내놓는 수순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다음 주로 예상되는 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은 어느 쪽 방향이든 직접 답변하는 것이 불가피해졌다. 문 대통령이 어떤 방향의 결단을 내릴지에 대해선 청와대 내에서도 입장이 갈린다. 핵심 지지층의 반발을 고려한 ‘사면 시기상조론’과 어차피 문 대통령 임기 안에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사면 불가피론’으로 나뉘는 분위기다. 
 
강태화·이수정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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