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7급·9급 공무원 잘릴판…디지털세탁소 찾는 ‘악플러 취준생’

공무원 합격을 자랑하다 과거 인터넷 범죄 혐의가 드러난 ‘공무원 악플러’ 2명에 대한 수사와 징계 절차가 속도를 내고 있다.
의혹의 주인공은 각각 9급, 7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현직 공무원들이다. 9급 공무원 A씨는 대전 지역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다고 스스로 밝힌 악플러 '민OO'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이 악플러는 만 18세 미만인 걸그룹 멤버의 신체 부위를 언급하는 등 성희롱성 게시글을 인터넷 커뮤니티에 지속적으로 올렸다.
 
지난달 ‘대전 ** 9급 공무원 합격한 아동 성희롱범을 고발합니다’는 청와대 청원 글 작성자는 "미성년자 아이돌 멤버들을 대상으로 수년간 신체 부위 등을 빗댄, 입에 담지도 못할 악성 댓글을 달았다"고 적었다. 그는 "본인이 직접 대전광역시 지방 공무원시험 합격 문자와 임용장을 인증했다"며 "이런자가 공무원이 된다니 도저히 좌시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민OO'이 공무원 합격자 A씨이고, 미성년자 연예인에 대해 성희롱성 악플을 단 혐의가 인정된다면 그는 공무원직을 내려놓게 될 수도 있다. 지방공무원임용령 제14조는 신규임용후보자가 품위를 크게 손상하는 행위를 해 공무원 직무를 수행하기 곤란하다고 인정되면 그 자격을 잃는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으로 지목된 A씨는 지난달 15일 그가 소속한 구청의 수사 의뢰를 받은 대전 둔산경찰서가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명예훼손과 모욕죄 등 다양한 혐의점을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 아이디에 대해선 지난 11일 피해 아이돌의 소속사의 고소로 서울 마포경찰서도 수사에 착수했다.
대전 지방직 공무원으로 추정되는 악플러가 올린 공무원 임용장.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대전 지방직 공무원으로 추정되는 악플러가 올린 공무원 임용장.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공무원 품위 손상'이면 자격상실

피해 걸그룹 멤버의 소속사가 올린 입장문. 소속사 SNS 캡처

피해 걸그룹 멤버의 소속사가 올린 입장문. 소속사 SNS 캡처

경찰은 아이돌 소속사의 고소장에 적힌 6개의 악플러 아이디를 추적 중이다. 그중 '민OO'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그 아이디 사용자가 대전의 그 공무원인지 맞는지는 확신할 수 없다"면서도 "논란이 됐던 내용을 인터넷 글들을 통해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애인 비하 7급 공무원 이달 말 인사위

지난달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성희롱과 장애인 비하 글을 쓴 경기도 7급 공무원 임용대상자 B씨가 논란이 됐다. 그 역시 자신의 공무원 합격을 인증해 꼬리가 밟혔다. 
 
B씨를 고발한 청와대 청원 글에 따르면 그는 길거리에서 여성과 장애인을 몰래 촬영한 뒤 조롱하는 글을 커뮤니티에 수시로 올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이후 범행 사실을 인정하며 “반성한다”는 글을 올렸다. 13일 대면 조사를 마친 경기도는 이달 말 인사위원회를 열어 임용취소 여부를 결정한다.
아이디 '민OO'를 고발한 청와대 청원글.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아이디 '민OO'를 고발한 청와대 청원글.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디지털 세탁소 찾는 취준생들

공무원 임용 합격자들의 과거 행적이 잇따라 논란이 되면서 인터넷 사용기록을 지워주는 '디지털 세탁소'를 찾는 취업준비생들이 늘고 있다. 취업 시 문제가 될 만한 악플이나 수준 낮은 댓글을 지우려는 움직임이다. 업체 관계자는 "주로 피해자들이 이용하는 서비스다”라면서도 “최근 일부 가해성 글을 올린 이들이 향후 걸림돌이 될 것 같은 내용을 지워달라는 요청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편광현 기자 pyun.gwang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