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6세 제자 성추행 유명 드러머, 여전히 레슨모집 중

2019년 4월 25일 서울서부지법. 뉴스1

2019년 4월 25일 서울서부지법. 뉴스1

국내 정상급 드럼 연주자가 미성년 여제자를 가르치던 도중 추행행위를 해 징역형을 받은 전력이 뒤늦게 드러났다. 해당 연주자는 미성년자 등에 대한 개인 레슨을 현재도 하고 있다. 취업제한 명령을 받지는 않아 법적 문제는 없지만, 도덕적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청소년 추행으로 징역 2년 집행유예 4년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2014년 1월 16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성지호)는 아동·청소년 성보호법상 위계 등 추행 혐의로 기소된 드러머 A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성폭력 치료 강의 80시간 수강도 명령했다. 신상정보 공개·고지 명령이나 취업제한 명령 등은 부과되지 않았다.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앞서 A씨는 2013년 7월 10일 오후 8시께 서울 마포구 지하 1층에 있는 자신의 드럼 연습실에서 B양(당시 16세)에게 레슨을 하던 도중 “안마를 해 긴장을 풀어주겠다”며 강제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연습실은 몇 사람만 있어도 꽉 찰 만큼 비좁고, 방음 시설이 갖춰져 있었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B양이 거부하는데도 B양의 상반신 일부를 만졌다. 연습실의 불을 끈 뒤엔 하반신 일부를 만지고 입을 댔다. 범행을 쉽게 할 수 있게 B양의 자세를 고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유명세 믿은 피해자에게 몹쓸 짓”

재판부는 “유명 드러머인 피고인은 본인의 명성을 신뢰하고 찾아온 피해자로 하여금 연주자로서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지도하기는커녕 피해자를 자신의 왜곡된 성욕 해소 대상으로 삼았다”고 지적했다. 또 “피해자가 크나큰 정신적 충격을 받았던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책임이 결코 가볍게 평가되어서는 아니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합의하고 용서받아 실형 면해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은 1984년 병역법 위반죄로 2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것 외에는 별다른 전과 없이 연주자로서 명성을 쌓아왔다”며 “범행 일체를 자백하고 반성하며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하고 있는 점, 합의금을 지급하고 합의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A씨는 한국을 대표하는 프로 드러머 중 한 명이다. 지상파 악단과 유명 가수의 백 밴드, 유명 그룹사운드에 속해 활동한 전력이 있다. 해외 드럼 제조사의 엔도서(제품 협찬을 받으며 홍보 활동을 하는 음악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강의 능력도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아 다수의 예술대학에서 교수로 일했다. A씨의 제자는 수천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 상대 개인레슨 계속…“논란 여지”

A씨는 현재도 연주와 개인 레슨, 방송 출연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개인 레슨의 경우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수강생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법률구조공단의 성범죄피해자전담 국선변호사인 신진희 변호사는 “취업제한 명령이 부과되지 않았기 때문에 A씨가 활동을 이어가는 데 법적인 문제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여성들에 대한 개인 레슨을 계속하는 건 도덕적으로 논란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김민중·편광현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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