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로 1조7662억 벌 때 개미 ‘빚투’는 7200억 잃었다…'기울어진 운동장' 사실이었나

기관과 외국인이 공매도 거래로 1조7662억원의 수익을 거둘 동안, 개인이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거래 투자는 7265억원의 손해를 봤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주식 공매도. 셔터스톡

주식 공매도. 셔터스톡

 
개인투자자가 정보력이나 자금 동원력 등에서 밀리는 탓에 공매도가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에게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내용이다. 국내 공매도 투자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1.1%(2019년 기준)에 불과하다.   
 
한양대 임은아 박사와 전상경 경영대 교수의 논문 ‘공매도와 신용거래의 투자성과’와 이후 추가 연구는 2016년 6월~2019년 6월까지 36개월간의 일별 공매도ㆍ신용거래(융자) 자료 분석 결과를 담았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주가가 내려가면 싼값에 사서 갚아 차익을 얻는 투자 기법이다. 신용융자는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서 투자한 뒤 수익을 얻는 투자방식이다.    
 

거래대금은 신용투자가 훨씬 큰데, 수익은 공매도가 압도  

거래량과 대금만으로 보면 신용거래가 공매도보다 규모가 컸다. 2019년 6월까지 3년간 거래금액으로 따져보면 신용거래(547조9270억원)가 공매도(309조8132억원)의 2배 수준이다. 반면 투자수익은 정반대의 결과가 났다. 연구기간 동안 공매도 거래는 1조7662억원의 이익을, 신용거래 투자는 7265억원의 손실을 봤다. 일평균 수익은 공매도가 24억, 신용거래가 -10억원이다. 연구진은 "공매도 거래의 경우 기관투자자 및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높고 신용거래는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다"며 "상대적으로 비용 우위와 종목 선택의 폭, 그리고 정보력 등 여러 측면에서 공매도 거래자들이 개인투자자들에 비하여 유리함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공매도도 상승기에는 잃어…주가 횡보 때 성적이 성과 나눠

연구기간 동안 주식시장을 상승기(17년 1월~18년 1월), 횡보기(16년 6월~16년 12월), 하락기(18년 2월~19년 6월)로 나눌 경우 공매도는 횡보기(6847억원, 일 평균 54억원), 하락기(6조1571억원, 178억원)에는 이익을 봤고, 상승기에는 5조756억원의 손해(일 평균 -193억원)을 봤다. 반면 신용거래는 상승기에는 3조1136억(일 평균 118억원) 수익을 냈지만, 횡보기(-6081억원, -48억원), 하락기(-3조2320억원, -94억원)의 손해를 봤다. 전 교수는 “기관과 외국인이 투자에서 수익을 거두고 개인이 손실을 본다는 연구 결과는 이미 많이 나왔다”며 “이같은 불균형의 원인 중 하나가 공매도와 신용거래의 수익성 차이에서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수익금은 전일과 당일의 공매도와 신용거래의 잔고의 가치 변동과, 당일 순공매도 및 순신용거래(신규 거래량-상환 거래량)의 가치를 반영해 계산했다. 예컨대 공매도의 가격 변동은 전체 공매도 거래대금을 공매도 거래량으로 나눠 구하는데, 전날 공매도 평균가가 당일 평균가보다 높으면 전날 발생한 공매도의 잔고는 수익을 본 것으로 산정했다. 전 교수는 “누적 방식을 사용했기 때문에 연구기간 내라면 보유기간의 차이와 상관없이 총 수익에 반영되게 된다”고 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공매도 금지 청원글.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공매도 금지 청원글.

"공매도 거래 세력으로 횡보기에 신용거래 투자 수익 보기 힘들어" 

공매도 거래 비중이 높은 종목일수록 공매도 투자 수익성이 높다는 결과도 확인됐다. 공매도가 몰린 종목의 실제 주가가 하락해 차익을 실현할 기회가 많았다는 뜻이다. 반면 신용거래는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신용거래가 몰리는 종목일수록 수익성이 더 낮아졌다. 연구진은 “신용거래자들은 정보력이 없고 차익 또한 실현하지 못함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공매도 거래 세력으로 인해 신용거래 투자가 수익을 보기 힘들다는 결과도 나왔다. 연구진은 “주가 상승기와 횡보기에는 공매도 세력으로 인해 신용거래의 경우 수익을 얻지 못한다”며 “다만 하락기에는 공매도 세력이 있더라도 (돈을 빌려 투자에 나서는) 경우 신용거래로 인한 수익을 냈다”고 말했다.  
 
공매도 재개에 반대하는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 재개 시 개인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달 14일 기준 신용거래 잔고는 21조2826억원으로 지난해 말(19조2213억원)보다 2조원 이상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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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공매도 재개 여부를 두고 정치권의 압박은 17일에도 계속됐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본인의 페이스북에 “제도개선 로드맵과 불법행위 차단 대책 없이 공매도 재개 강행은 무책임하다”고 밝혔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지난 14일 라디오에 나와 공매도에 대해 “개인적으로 좋지 않은 제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공매도 재개 원칙을 밝힌 금융위는 여당 등 정치권의 공세에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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