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넣을 튜브 식도에 넣어 사망…法 "병원 2억여원 배상하라"

광주고등법원 전주재판부. 뉴스1

광주고등법원 전주재판부. 뉴스1

호흡 곤란 증세를 치료받다가 저산소증으로 숨진 신생아에 대한 대학병원의 의료과실과 배상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이 나왔다.
 
광주고법 민사3부(재판장 김태현)는 숨진 A양(사망 당시 생후 1개월) 가족이 조선대학교 병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1심은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 바 있다.  
 
재판부는 병원의 책임을 60%로 인정하고 학교법인 조선대가 원고들(A양 부모·친언니)에게 상속분·위자료·장례비 포함해 총 2억77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양은 2016년 1월 7일 기침 증세로 조선대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당시 병원 의료진은 A양이 급성 세기관지염인 것으로 보고 약을 처방한 뒤 퇴원시켰다.
 
그러나 A양은 다음날 폐렴·청색증으로 인한 호흡 곤란 증세를 보여 전남지역 한 병원을 거쳤다 다시 조선대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이때 의료진은 A양의 호흡수가 불안정해지자 기관 내 삽관을 시행했다.
 
이어 2016년 1월 11일 밤 가래 제거를 위해 인공호흡기를 유지한 상태에서 폐쇄형 기관 흡인을 시도했지만 말초산소포화도가 급격히 저하돼 사망했다.  
 
A양 가족은 병원 측이 기관 흡인 도중 튜브를 잘못 건드려 튜브가 빠져 식도에 들어가게 했고 이로 인해 산소공급을 제대로 받지 못했고, 저산소증에 의한 심정지로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의료진 과실로 산소 공급이 중단돼 딸이 저산소증으로 숨졌다며 병원 측이 5억8900만원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사건 당시 영아의 기관에 삽관된 튜브는 적당한 깊이보다 얕게 들어가 있어 빠지기 쉬운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증거와 관계자 진술, 의료분쟁조정중재원 감정 보완 결과 등을 보면 의료진이 충분한 깊이의 기도 삽관과 위치 표시를 잘 유지하지 못했고 산소포화도 하락 후 산소 공급 과정에서 빠진 튜브를 제때 기도에 삽관하지 못해 의료상 과실로 아기가 저산소증에서 사망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다만 영아는 성인보다 기도가 매우 짧아 삽관 길이를 맞추기 어렵고 침이나 분비물이 많아 정확하게 삽관하기 어려운 점, 신체 구조상 조금만 움직여도 튜브 위치가 바뀌기 쉬운 점과 아기의 건강 상태, 의료진의 조치, 망아와 원고들이 겪는 정신적 고통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참작해 피고의 책임 비율을 60%로 제한함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당시 영아에게 폐쇄형 기관 흡인을 한 이 병원 간호사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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