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현직 대통령도 사면대상 될 수 있다, 늘 역지사지하라"

19일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주호영 원내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있다. 오종택 기자

19일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주호영 원내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있다. 오종택 기자

“현직 대통령은 시간이 지나면 전직 대통령이 됩니다. 전직 대통령이 되면 본인들이 사면의 대상이 될지도 모르는 그런 상황이 있을 수 있습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이명박ㆍ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밝힌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 “늘 역지사지하는 자세를 가질 것을 기대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다. 주 원내대표는 “사면은 국민 통합에 도움이 된다는 게 대부분 의견”이라며 “(문 대통령은) 어떻게 해서 국민통합을 해친다고 하는 건지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서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전날 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내용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국민 편가르기를 해온 지난 4년의 국정 난맥상이 현재의 위기를 초래하고 있는 데 대한 최소한의 반성이나 성찰 없는 실망스러운 회견이었다”고 총평했다.
 
가장 많은 논란을 빚었던 문 대통령의 입양 관련 발언에 대해선 주 원내대표는 “입양을 취소하거나 바꾸기 전에, 마음에 들지 않는 대통령부터 바꾸라고 한 국민 여론은 대통령의 어제 발언을 잘 풍자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사전위탁 제도를 말한 것이라 둘러대지만, 발언의 맥락이 제도와 맞닿지도 않을뿐더러 사고의 바탕에 깔린 반인권적 의식이 여과 없이 드러난 것”이라며 “구구한 변명 말고 대통령은 깨끗이 사과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문 대통령의 대북정책 발언도 강하게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한미연합훈련을 북한과 협의할 수 있다는 부분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맞는지 실소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핵잠수함 설계를 공식화한 북한을 향해서 비핵화 의지가 분명히 있다고 지적하는 대통령의 북한 바라기로, (한국이) 국제외톨이로 전락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했다.
 

靑 "대꾸 가치 못 느껴"

한편 문 대통령도 사면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주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여권은 일제히 반발했다.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주 원내대표가 현직 대통령을 향해 정치 보복을 예고하는 망언으로 또다시 헌정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며 “전직 대통령이 재판을 받는 불행한 역사가 재현될 것을 전제로 한 주 원내대표의 발언은 정치인으로서 최소한의 자질마저 의심케 한다”고 비판했다.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정치 보복을 하겠다는 선전포고이자 협박”이라고 했고, 김두관 의원은 “주 원내대표는 내심 이명박, 박근혜씨 사면을 바라지 않는 것 같다”며 “(사면하면) 정치보복을 피하기 위한 사면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주 원내대표의 정치 수준을 보여주는 발언이다. 대꾸의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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